“올해로 데뷔 15년을 맞은 싸이입니다. 엽기가수로 시작해 최근 ‘월드스타’, ‘국제가수’ 등 별의 별 수식어를 받았습니다. 그럼에도 데뷔 15년 째 딴따라 싸이입니다."
지난 2003년부터 크리스마스 연휴기간을 뜨겁게 달궈준 싸이의 콘서트는 올해에도 찾아왔다.
싸이의 ‘올나잇 스탠드 2015-공연의 갓싸이’는 12월 24일부터 26일까지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총 3일간 4회 공연이 개최된다.
국내 대표 콘서트 브랜드로 자리 매김한 싸이의 ‘올라잇 스탠드’는 매번 막대한 비용을 투자한 특수효과와 음향, 조명, 레이저 등 다채로운 볼거리와 독창적인 무대연출, 관객과 함께 호흡할 수 있는 열정적인 퍼포먼스와 무대매너로 뜨거운 인기를 얻어왔다.
공연 1부의 첫 곡 ‘라잇 나우(right now)’의 멜로디가 울려 퍼지자 팬들은 마치 마지막 곡인 것처럼 자리에서 일어나 열광했다. 싸이의 콘서트는 절정을 위한 과정이 따로 필요 없었다. 이어 ‘젠틀맨’, ‘연예인’을 소화하자 관객들은 방방 뛰며 공연을 그야말로 즐겼다.
싸이는 재치 있는 입담으로 능숙하게 콘서트 분위기를 이끌어 나갔다. “2층, 1층 그리고 스탠딩으로 구역을 나눠 응원 열기를 평가하겠다”며 “반응에 따라 오늘 공연 시간을 정하겠다”는 너스레로 객석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이후 싸이는 7집 수록 곡 ‘댄스쟈키’를 비롯해 ‘아저씨SWAG’, ‘나팔바지’ 등을 소화하며 분위기를 띄웠다. 싸이는 “커플들을 위해 준비한 노래다. 사랑하는 사람의 깍지를 꼭 끼고 들어라”라는 말과 함께 과거 연인에 대한 그리움을 주제로 한 곡 ‘어땠을까’를 열창해 웃음을 선사하기도 했다.
매년 콘서트 때마다 여자 가수 패러디로 화제를 모은 싸이. 이번엔 EXID의 ‘위아래’를 선곡했다. 가슴을 부각시킨 의상과 블랙 핫팬츠를 입고 등장한 그는 열정적인 무대를 펼쳤다. 특유의 섹시한 제스처에 곳곳에서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가슴에서 불꽃이 나오는 장치는 재미를 배가시켰다.
여장 무대와 함께 공연 전부터 화제가 됐던 싸이 콘서트 게스트 중 24일에는 비가 무대를 꾸몄다. 이날 비는 ‘잇츠 레이닝’과 ‘태양을 피하는 방법’을 열창하며 콘서트의 흥을 고조시켰다. 블랙 의상과 선글라스를 쓴 채 무대에 오른 비는 카리스마 넘치는 퍼포먼스로 관객들의 큰 함성을 불러일으켰다. 올해 싸이의 콘서트에는 비를 비롯해, 25일 성시경, 26일 첫 공연엔 태양, 마지막 공연엔 이승기가 각각 무대에 오른다.
공연 2부의 시작과 함께 ‘아버지’, ‘흔들어주세요’로 무대를 달군 싸이는 “여러분들이 잠깐 앉아서 감상할 수 있는 곡이 있다. 제가 지난해 사랑했던 사람을 떠나보냈다. 그를 위해 노래하겠다. 그분들의 가족들도 초대해서 오늘 와계신다”며 7집에 수록된 ‘드림’을 소개했다.
이어 ‘We Are The One’, ‘예술이야’로 공연을 이어간 싸이는 ‘DADDY’로 열기를 최고조에 달하게 했고, ‘강남스타일’로 정점을 찍었다. 싸이가 노래를 부르는 내내 관객들은 말춤을 추며 흥을 표출했다.
2시간 가까이 펼쳐진 본 공연은 끝이 났지만 흥에 도취한 관객들은 공연장을 떠나지 않았다. 관객들은 모두 “앵콜!”을 외치며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싸이는 앙코르 공연으로 다시 1시간 가까이 무대에 섰다.
싸이는 게스트 무대를 제외하고 3시간 넘는 공연을 홀로 책임졌다. 의상 교체 시간도 아깝다며 옷을 무대 위에서 갈아입었고, 땀을 뻘뻘 흘리면서도 “바로 가자”며 열정을 보였다. 열광적인 분위기와 싸이의 능숙한 리드 속에 그의 콘서트는 한시도 자리에 앉아 쉴 틈이 없었다.
한편 싸이의 `올나잇 스탠드 2015-공연의 갓싸이`는 회당 1만2500석씩 총 5만석이 전부 매진되는 등 체조경기장에서 개최된 스탠딩 콘서트 사상 최초로 4회 공연을 모두 매진시키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