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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좌로부터 `유씨`역의 유순웅, 임형택(교체 출연). 작가 김인경, 연출 위성신(아트컴퍼니 제공)>
◇"나는 오히려 산 사람이 죽은 사람보다 무섭다"
때로는 천사로, 때로는 악마로 변해야 하는 연기자들의 변신은 필수... 하지만 `무한변신 연기능력자`는 또 드물다는 것이 중론이다. 따라서 배우가 최대의 연기력을 보여줄 수 있는 무대는 단연 모노드라마.
1인극 연극계의 전설 `추송웅`의 뒤를 잇는 모노드라마 연기자와 작품이 `한강아트컴퍼니`의 2015~2016시즌 오픈작으로 무대에 올라 팬들의 관심이 뜨겁다. `유씨`역의 유순웅과 임형택의 연기가 단연 돋보이는 `염쟁이유씨`가 바로 화제작.
제목 `염쟁이`가 암시하듯이 이 작품은 죽음을 통해 삶을 바라보고자 하는 현실 인생극이다.
`염쟁이(염장이)`라고 하면 망자(亡者)와 마지막으로 조우하는 사람을 말한다. 시신을 목욕시키고 의복을 깨끗하게 갈아입히며, 향수(물에 향나무를 넣은 것)를 몸에 발라주는 이별의 환송자. 그러니 많은 망자들과 영혼 대화할 수 있는 신분이다.
그런 `염쟁이 유씨`가 세상의 각양각색 사람들로 다시 변화된다. 조폭 보스와 부하들, 장례업체 사장, 기자, 부자와 그 자녀 등 무려 15명으로 각각 역할변화하며, 이들과 함께 생(生)과 사(死)를 함께 얘기하는 줄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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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죽음을 무겁게 다루었을 것이라는 고정관념은 공연이 시작되는 순간 깨져버린다는 것이 관객들의 평. 오히려 아내의 죽음 앞에서 노래를 부른 장자(莊子)처럼 "어떻게 사는 것이 과연 잘 사는 것인가?"를 해학으로 접근한 눈물 뒤의 웃음코드다.
그래서 `염쟁이`들은 실제 시체가 조금도 무섭지 않다고 한다. 사찰에서 `염쟁이` 일을 하는 한 선사는 "나는 오히려 산 사람이 죽은 사람보다 무섭다"고 말한 것이 지금도 회자될 정도.
`한강아트컴퍼니`의 김현 대표는 "삶과 죽음은 서로의 뒷면이자 마주 서있는 거울"이라고 전제, "죽음이 언젠가 닥칠 것임을 긍정적으로 인정한다면 우리의 삶을 보다 적극적으로 개척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2006년 국립극장이 주최한 `시선 집중 배우전`의 개막작으로 선정되어 지금까지 국내외에서 무려 3000회 60만 관객이 관람한 연극계의 대표적인 스테디셀러다. `빠알간 피터의 고백` 추송웅의 모노드라마 1000회의 기록은 `염쟁이유씨`에 의해 깨어진지 오래.
연말연시 가족 친지와 함께 2016년 자신의 마음가짐을 `적극 모드`로 설정 전환시키기에 안성맞춤 작품이란 평이다. 김인경 작, 위성신 연출. 인터파크 등 온.오프라인 예매처에서 예매가 가능하다.
<1월10일까지 서울 대학로 이랑씨어터. 화~금 20시, 토 공휴일 15시 18시, 일요일 15시. 티켓가격 전석 3만원 균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