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의 앞날이 낙관적일 수 없는 이유 몇 가지

입력 2016-01-08 18:22   수정 2016-01-09 14:58

지난 가을, 한국 진출을 선언했던 넷플릭스의 실체가 드디어 드러났다. 지난 7일부터 한국에서의 서비스를 시작한 것. 그런데 써보니 아쉬운 점이 몇 가지 보였다.



내가 아는 미드가 없다

사진 - 넷플릭스 화면 캡처


인기 미드 `하우스 오브 카드`는 물론 `왕좌의 게임`을 볼 수 없다. 심지어 하우스 오브 카드는 넷플릭스가 만든 드라마다!사실 기자는 미드 문외한에 가깝다. 지금까지 본 미드를 꼽으면 빅뱅 이론, 모던 패밀리, 미녀와 야수 정도가 전부다. 하우스 오브 카드와 왕좌의 게임이 재밌다는 얘기를 듣고 시즌 1부터 찬찬히 보기 시작했을 정도다. 그래서당연히 제일 먼저 넷플릭스에서 이 둘을 찾아봤다. 그런데 없었다. 이해가 되지 않았다. 이를 심히 이상히 여긴 대학생 김성환 씨(27세)는 평소 즐겨 보던 하우스 오브 카드가 목록에 없는 이유에 대해 넷플릭스 관계자에게 직접 문의를 했다고. 그 결과 넷플릭스 측에서 돌아온 답변은 국가별 저작권 문제 때문에 아직 한국에서는 서비스가 불가능하다는 내용이었다. 한국에서의 스트리밍이 가능하게끔 지속적으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는 하는데... 진작에 해결하고 들어올 것이지 너무 마음만 앞선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물론 지금은 서비스 초기 상태고 추후에 콘텐츠 수량이 늘어날 테지만 준비가 안 됐다는 느낌이 들 수밖에 없다.



프로필 선택 과정에 빠진 락(lock) 설정

사진 - 넷플릭스 화면 캡처


넷플릭스가 어린이도 이용할 수 있는 키즈 채널을 꾸린 건 칭찬할 만하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어린이, 청소년의 성인물 자료 접근을 차단하기 위해 일반 프로필에서 가장 기본적으로 제공해야 할 비밀번호 인증 절차가 생략되어 있었다. 보호자가 자리를 비웠을 때 `옳다쿠나!` 하면서 성인물을 볼 소지가 있다는 얘기다. 다만 시청중인 동영상 목록에 뜰 수 있으니 완전히 시청을 마무리하거나 이미 부모님이 본 성인물을 봐야만 한다는 치밀함이 필요하지만 말이다. 요즘 시대에 그 정도 치밀함도 갖추지 못한 청소년은 없으리라 생각한다.이 외에도 키즈 채널은 아이들을 생각해서 만든 기능이라고 하기엔 부족한 게 많아 보였다.



부실한 어린이 콘텐츠

사진 - 넷플릭스 화면 캡처


한국 어린이들을 위한 콘텐츠가 부재했다. 당연한 결과였지만 `그래도 한국에 오면서 뽀통령을 안 넣었을까` 하는 심정으로 뽀로로를 검색해봤다. 역시나 뽀통령은 넷플릭스에 행차하시지 않았다. 해외에 수출되는 국산 애니메이션 `라바`는 찾아볼 수 있었다. 이보다 어린이의 영원한 환상이자 모험을 선물하는 디즈니 애니메이션이 없다는 점이 더욱 큰 함정이었다. 드림웍스가 디즈니의 빈자리를 채워주긴 하지만 디즈니만이 가지는 감성이 있는데... 넷플릭스 관계자에 "우리 어른들은 `디즈니 만화동산`을 보면서 자랐단 말이다!"라고 말해주고 싶다.결국 넷플릭스는 심심한 어른 아이 달래주는 것은 커녕, 우는 아이 달래주는 역할도 못하게 생겼다.



넷플릭스vs유플릭스

사진 - 유플릭스 화면 캡처


유플릭스는 LG유플러스가 한국의 넷플릭스를 표방하며 내놓은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다. 유플릭스가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하는 콘텐츠는 영화와 해외 드라마다. 넷플릭스의 콘텐츠와 제대로 겹친다. 그리고 유플릭스는 89요금제를 사용하는 유플러스 가입자를 대상으로 유플릭스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굳이 이 요금제를 쓰지 않는다 하더라도 월 7,000원이면 22,000여 편의 콘텐츠를 무제한 시청하는 게 가능하다. 그리고 여기선 유명 미드 하우스 오브 카드를 볼 수 있다. 넷플릭스가 만든 드라마를 넷플릭스에서는 못 보고 유플릭스에서는 볼 수 있다. 거기다가 한국 영화와 드라마 콘텐츠도 최신까지는 아니어도 볼 만한 게 많다. 유플릭스가 넷플릭스보다 훨씬 한국 시장 친화적이다. 넷플릭스가 콘텐츠 경쟁력은 물론, 유플릭스에 의해 플랫폼 경쟁력에서도 완전히 밀리는 모양새다.



가격 경쟁력

사진 - 유플러스 화면 캡처

2016년 1월 기준으로 현재 대한민국 케이블TV와 IPTV의 서비스 이용료는 대략 한달 만 원 안팎에 형성돼 있다. 여기에 프로모션이나 통신사 결합 할인 등이 더해지면 더욱 저렴해진다. 굳이 넷플릭스를 봐야 할 이유가 없어진 거다. 특히나 넷플릭스를 가정집에서 이용할 거라면 말이다.


종합적으로 보면 가장 이상적인 넷플릭스 서비스 이용 방법은 `모이면 모일수록 값이 떨어지는` 공동구매의 장점을 살려 11.99달러 요금제를 아는 사람 넷이서 이용하는 거다. 인당 3달러에 넷플릭스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다. 기가 바이트당 100원 꼴로 지불해야 하는 웹하드 업체를 생각하면 어느 정도 합리적인 가격에 보다 많은 콘텐츠를 누릴 수 있다는 이점이 있긴 하다. 그런데 어느 정도 보다 보면 볼 게 없어진다. 이런 상황이 몇 개월 지난다고 크게 달라질 지도 의문이다. 그래도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 잔 덜 먹는 대신 미드 몇 편 더 보겠다는 생각이라면 이용을 권한다. 중간에 결제를 끊지 않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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