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면구긴 안철수…'국민의당' 영입인사 3명 입당 취소

입력 2016-01-10 00:00   수정 2016-01-10 13:41


무소속 안철수 의원이 창당준비위 발족을 이틀 앞둔 8일 호남 출신 고위직 관료 5명을 입당 1호로 발표했지만, 영입 데뷔전부터 체면을 구겼다.

이들 가운데 3명이 비리 혐의 연루 전력 논란에 휘말리면서 영입 발표 2시간50분 만에 입당 취소를 전격 발표한 것이다.

이날 `한상진-윤여준` 투톱 체제를 갖추고 창당에 박차를 가하려던 안 의원측으로선 야심차게 내놓은 첫 영입의 결과물부터 삐걱거리자 침통한 분위기가 감지됐다.

그러면서도 오히려 이번 `실축`을 교훈삼아 신당 창당을 제대로 하겠다며 결의를 다지는 모습도 보였다.

안 의원은 저녁 사무실 인근 한 음식점에서 안 의원의 지난 2012년 대선캠프인 `진심캠프`와 2013년 `새정치추진위원회`에서 활동했던 멤버들이 모인 가운데 `떡국모임`을 갖고 새출발의 결의를 다졌지만 부적격 인사 영입의 후폭풍으로 그 빛은 다소 바랬다.

모임에는 장하성 고려대 교수, 최상용 고려대 명예교수, 이옥 덕성여대 명예교수, 백학순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 조광희 변호사, 정연호 정책네트워크 `내일` 소장, 정기남 전 이종걸 원내대표 특보 등 40여명이 참여했다.

박선숙 전 의원은 외국에 있고, 김성식 전 의원도 개인일정 때문에 참석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안 의원은 모임을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지난 3년간 한국정치의 가장 밑바닥까지 겪고 온 과정들에 대해 말씀드렸고, 제가 부족해서 정말 죄송하다고 사과도 드렸다. 또 각오도 다질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고 설명했다.

입당 취소에 대해서는 "좋은 예방주사라고 생각하고 제대로 시스템에 의해 인재들을 잘 추릴 수 있는 방법을 찾겠다"며 인재영입을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신당 합류가 거론되는 장하성 교수와 정운찬 전 총리와 관련, "같은 목적을 갖고 우리나라를 좀 더 좋게 바꾸자고 하는 분들에게 계속 함께 하자고 청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더민주 박영선 전 원내대표를 신당 대표로 영입하느냐는 질문에는 "특정인을 거명하는 게 예의는 아니지만 저는 항상 부탁드릴 때 `제가 뒤에서 잘 모시겠다. 당의 얼굴이 되어주십사` 부탁드리고 있다"고 밝혔다.

장 교수는 3년전 안 의원이 대선 출마를 포기한 날 서울 공평동에 있던 캠프사무실에서 `D-21(대선까지 21일)`이 적힌 달력을 보고 안타까워한 기억을 떠올리며 "이제 D-21 달력이 다시 가동됐다. 가능한 많이 사람이 출마하면 좋겠다"고 격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장 교수는 모임을 마치고 나가면서 "현실 정치는 안 한다"며 "문 대표 측에서 사람을 계속 보내는데 좀 지나치다. 나는 안(安)도 아니고 문(文)도 아니다"라고 밝혔다.

앞서 안 의원측은 오후 3시30분 국방, 농업 분야 및 검·경 출신 등 인사 5명의 입당식을 열었다.

그러나 `스폰서 검사` 논란을 빚었던 한승철(53·광주) 전 대검 감찰부장과 김동신(75·광주) 전 국방장관, 허신행(74·전남 순천) 전 농수산부 장관 등이 안 의원이 새정치민주연합 시절 내놓은 `안철수 혁신안`의 기준에 못 미친다는 지적이 나왔고, 안 의원은 오후 6시20분 이들의 입당 취소를 발표하고 공식 사과했다.

이번 입당은 일부 의원 그룹 주도로 이뤄지면서 제대로 된 검증시스템 절차를 아예 거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함께 영입한 이승호 전 육군본부 작전처장(56·전북 군산)의 경우 나이와 출생지를 알려달라는 기자들의 질문에 안 의원측 관계자들이 답하는 데 무려 2시간이 걸렸다.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이날 발표한 당명 `국민의당`은 원외정당인 `한국국민당`과 비슷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등 논란에 휩싸였다.

앞서 더불어민주당에 대해 "괜찮은 당명"이라고 평가했던 새누리당의 조동원 홍보기획위원장은 트위터에서 "`국민의당`은 당명으로 볼 때 대체로 보수당이 쓰는 이름인데 보수를 지향하는 건지 헷갈린다. 새누리당과 연대하자는건가, 당황스럽다"라고 말했다.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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