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 나체사진 공개했더라도 '셀카'였다면 처벌 못한다<대법원>

입력 2016-01-11 13:13  

남의 나체 사진을 인터넷에 공개했더라도 촬영 당시 피해자가 스스로 찍은 사진이라면 처벌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2부(주심 박상옥 대법관)는 성폭력범죄처벌특례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서 모(53)씨에게 징역 8월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일부 무죄 취지로 사건을 대구지법에 돌려보냈다고 11일 밝혔다.



서 씨는 석 달가량 만난 내연녀 A씨가 2013년 11월 결별을 요구하자 갖은 수단을 동원해 괴롭히기 시작했다.

A씨가 휴대전화로 찍어 보내줬던 나체 사진을 자신의 구글 계정 캐릭터 사진으로 저장하고 A씨 딸의 유튜브 동영상에 댓글 형식으로 올렸다.

또한 A씨의 남편에게 `재미있는 파일 하나 보내드리죠` 등 협박성 문자메시지를 보내는가 하면

A씨에게는 "가족을 파멸시키겠다"며 1천만원을 요구하기도 했고 A씨 명의 차용증을 위조해 법원에 대여금 지급명령을 신청하기도 했다.

1·2심은 모든 혐의를 유죄로 인정하고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도 명령했다.

그러나 대법원이 나체 사진 공개 부분을 무죄로 판단한 것이다.

성폭력범죄처벌특례법은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다른 사람의 신체를 의사에 반해 촬영하거나

촬영물을 공공연하게 전시한 경우` 처벌하도록 하고 있다.

검찰은 서 씨에게 `촬영 당시에는 대상자의 의사에 반하지 않았어도 사후에 그 의사에 반해 전시한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한 조항을 적용해 기소했던 것.

대법원은 "성폭력범죄처벌법상 `촬영물`은 다른 사람을 대상으로 그 신체를 촬영한 것이 문언상 명백하다"며

"자의에 의해 스스로 자신의 신체를 찍은 촬영물까지 포함하는 것은 통상적인 의미를 벗어난 해석"이라고 지적했다.

대법원은 "유튜브 댓글에 게시된 사진은 서 씨가 `다른 사람`의 신체를 찍은 촬영물이 아니어서 처벌할 수 없다"고 판시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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