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 인생에서의 최대 위기를 딛고 미국프로야구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계약한 투수 오승환(34)이 "카디널스 팬과 대한민국의 국민을 위해 뛰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오승환은 11일(현지시간) 미국 미주리 주 세인트루이스의 부시 스타디움에서 열린 입단 기자회견에 나서 팬들에게 첫 인사를 건넸다.
오승환의 에이전시는 보도자료를 통해 "보장기간 1년에 1년 옵션이 붙은 1+1년 계약"이라며 "이외 세부 계약 조건은 구단과 선수 양측 동의하에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다만 에이전트인 김동욱 씨는 "2년 총액 1,100만 달러(약 131억7,150만원) 규모"라며 "구단이 옵션을 행사하면 올해와 내년 거의 비슷한 연봉을 받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새로운 환경에서 새로운 도전을 위해 빅리그의 문을 두드렸다던 오승환은 "메이저리그 명문 구단인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일원이 되어 영광으로, 제게 변함없는 애정과 신뢰를 보내준 카디널스 구단에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소감을 전했다.
오승환은 "이제 구단을 위해 최선을 다해 헌신할 것이며 메이저리그 타자들과 후회 없는 대결을 펼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신체검사를 통과해 정식으로 세인트루이스의 식구가 된 오승환은 "카디널스는 월드시리즈를 11번이나 우승한 명문 구단이며 지난해 총 관중 수도 메이저리그팀들 가운데 두 번째로 많은 350만 명을 기록했다고 들었다"며 "도착해서 살펴보니 뜨거운 야구 열기가 느껴지며 조용하고 아름다운 도시라는 느낌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존 모젤리악 세인트루이스 단장은 "오승환이 우리 팀 불펜의 일원이 된다는 데 여러 가지로 큰 의미가 있다"며 "다른 무엇보다도 오승환은 가장 큰 국제무대에서 실력을 입증했기에 그의 능력과 경험이 우리 팀 불펜 기량을 두드러지게 향상시켜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2008 베이징올림픽을 비롯해 세계 야구 최강국 결정전인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한국 대표팀 부동의 마무리 투수로 뒷문을 확실히 걸어 잠근 오승환의 능력을 크게 신뢰한다는 것이다.
모젤리악 단장은 "우리는 아시아 야구 역사상 최고 구원투수 중 한 명을 영입해 카디널스의 영향력을 아시아 시장까지 확장하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며 만족감을 나타냈다.
빅리그에서 손꼽히는 `지장`으로 이날 입단식에서 오승환을 직접 환영한 마이크 매시니 세인트루이스 감독은 "오승환이 대단한 구종과 성적을 남겼다"며 "한국과 일본에서 거둔 성적이 메이저리그에서 얼마나 통할지 비교하겠지만, 좋은 선수는 (어디에서건) 좋은 선수"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마무리 투수로 성공을 거둔 오승환을 불펜 어디에 기용해야 할지를 고려해 더욱 탄력적으로 마운드를 운용하겠다"며 오승환에게 신뢰를 나타냈다.
모젤리악 단장은 "우리 팀의 소방수는 트레버 로즌솔"이라고 못 박은 뒤 "강한 불펜을 만드는 데 앞장선 오승환의 능력을 스프링캠프에서 직접 확인하겠다"고 밝혀 로즌솔 앞에 7~8회 등판하는 셋업맨으로 오승환을 기용하겠다는 구상을 소개했다.
지역 유력지인 세인트루이스 포스트 디스패치는 오승환의 가세로 세인트루이스는 2월 열릴 스프링캠프 때 마무리 투수로 뛴 경험 있는 투수 4명이 불펜에서 경쟁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로즌솔과 오승환, 조너선 브록스턴, 조던 월든이 그 주인공이다.
오승환은 붙박이 소방수 로즌솔을 제외한 브록스턴, 월든, 우완 세스 매너스, 좌완 케빈 지그리스트와 함께 불펜 필승조를 꿰차기 위한 생존 경쟁을 치를 전망이다.
오승환은 한국시간 13일 귀국한 뒤 신변을 정리하고 2월 팀의 스프링캠프가 열리는 플로리다 주 주피터로 이동해 정규리그를 준비한다.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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