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팡질팡 한국경제...중장기 전략이 없다"

조연 기자

입력 2016-01-12 18:02   수정 2016-01-13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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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는 한국 경제를 `성장통을 피하려다 제대로 자라지도 못한 늙은 아이`라고 진단했습니다.

    정부는 거시적인 경제지표 관리를 포기한 채 단기적인 성과에 연연하고 있고, 기업 역시 임기웅변식 대응에만 급급하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조연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는 “미국과 중국 간 `신(新) 그레이트 게임`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정부가 앞장서 강력한 기업 구조조정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인터뷰>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
    "부실기업 구조조정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다. 법이나 제도 미비 등을 탓할 수 없어..한국경제는 지배구조에서 행동양식에 이르기까지 모두 바꿔야 한다."

    한국형 기업 구조조정 시스템을 만든 이 전 부총리는 "정부의 산업 정책이 좀비기업을 만들고, 또 다른 업체의 경쟁력까지 갉아먹도록 하고 있다"며, "조선과 해운, 철강 산업 등 부실을 정리해야 하지만, 그만한 고용을 창출할 산업을 찾지 못해 정부가 주저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현재 산업구조와 경제 운용 방식이 한계에 이른 것을 모두가 알고 있는데도, 구조조정의 고통을 나부터 겪을 수 없어 일단 막연히 기다려보자는 전략만 구사하고 있다"고 꼬집었습니다.

    이 전 부총리는 가계부채가 1200조원에 육박하고 경제성장률에도 적신호가 켜진 상황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습니다.

    <인터뷰>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
    "정부는 잠재성장률과 재정건전성 등 장기적인 경제지표를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것을 포기했다. 취약계층 아픔 덜어준다고 가계부채 방안 내놓았다가, 부동산 시장 힘들다고 하니 또 대안 미루고.."

    그는 또 “더 이상 부동산 시장을 통해 경기를 살리거나, 소수의 대기업을 밀어준 데 따른 낙수효과, 대형 SOC 투자를 통한 토건국가 방식을 고수하면 안된다”고 강조했습니다.

    대기업에 대한 따끔한 질책도 서슴지 않았습니다.

    <인터뷰>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
    "재벌들이 정부가 나눠주는 특권 둘러싼 제로섬 게임이나 벌이고 있다. 회계나 재무처리가 문제파악을 흐리지 않나 생각해보라. 기업시스템 전면적으로 재점검하고 과감하게 버려야한다."

    성장통을 겪고 있는 중국 경제에 대해서는 “청산작업이 성공적으로 끝난다면 중국은 또 한 번 큰 성장을 할 것”이라며 “이는 한국 경제에 또 다른 기회이자 위기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한국경제TV 조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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