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융시장 요동에도 '엔화·국채·내수주' 승승장구

입력 2016-01-14 07:03   수정 2016-01-14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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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를 비롯한 신흥국 증시가 일제히 조정을 받고 있는 가운데서도 내수주, 엔화, 국채의 몸값은 치솟고 있다고 한국경제신문이 보도했다.

연초부터 글로벌 금융시장이 요동치면서 안전자산으로 대피하려는 움직임이 뚜렷해졌다는 해석이다.

달러가 강세를 보일 땐 안전자산 가격이 떨어진다는 공식이 깨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 라면·과자주 `약진`

롯데제과는 13일 전날보다 1.31% 오른 232만4천원에 장을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 최근 1년 사이 가장 높은 가격에 거래됐다.

롯데제과는 올 들어 1.97% 올라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가 2.3% 조정받은 것과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라면 대장주 농심의 이날 종가는 전날과 같은 46만6,500원이다.

롯데제과와 마찬가지로 최근 1년 최고가를 기록 중이다.

오뚜기의 주가 그래프 역시 롯데제과, 농심과 비슷하다.

오뚜기는 이날 1.49% 조정을 받긴 했지만 한 달 전과 비교하면 20%가량 주가가 뛰었다.

전문가들은 라면주와 과자주의 약진을 증시에 대한 불안 심리 때문으로 해석하고 있다.

탄탄한 브랜드를 갖춘 내수 기업들은 글로벌 경제 환경 변화와 무관하게 꾸준히 이익을 낼 것이란 기대가 주가에 반영됐다는 설명이다.

반면 달러화 강세, 원화 약세의 수혜를 볼 것으로 점쳐졌던 수출주들은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연초 이후 삼성전자는 8.89%, 현대자동차는 5.7% 하락했다.

이채원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최고투자책임자(CIO·부사장)는 "중국이 위안화 가치를 더 내리면 코스피지수가 1,800선 근처까지 떨어질 수도 있다"며 "원화가 약세라고 수출주에 투자하는 정공법을 쓰기엔 부담스러운 국면"이라고 설명했다.

◆ 달러화보다 더 센 엔화

외환 시장에선 일본 엔화가 안전자산으로 새롭게 부상하고 있다.

신흥국 통화를 대체할 만한 달러 외의 대안이 엔화밖에 없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는 분석이다.

특히 원화 대비 엔화 가치 상승세가 가파르다.

이날 오후 3시 기준 원·엔 재정환율은 100엔에 1,017원62전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연말 978원7전과 비교하면 원화 대비 엔화 가치가 4.04% 비싸졌다.

같은 기간 원화 대비 달러화 가치의 상승폭은 2.25%에 그쳤다.

전문가들은 엔화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정미영 삼성선물 리서치센터장은 "일본은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해외 자산을 보유한 나라"라며 "요즘처럼 신흥국 시장이 불안정할 때는 해외 자산을 팔아 엔화를 사려는 수요가 늘어나게 된다"고 말했다.

국채의 약진도 눈에 띈다.

미국 금리 인상으로 국내 채권 금리도 서서히 오를 것(채권 가격은 내려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지만 국채를 찾는 수요는 꾸준히 늘고 있다.

불안한 금융시장에서 국채만 한 대안을 찾기 힘들다고 판단한 투자자들이 많아졌다는 해석이다.

이날 10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연 2.025%에 장을 마감했다.

사상 최저치인 연 2.015%보다 불과 0.01%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채권시장에서는 중국 경기 부진 우려에 한국은행의 기준금리(현재 연 1.5%)인하 기대까지 커지면서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1분기 중 연 1%대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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