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건희(사진=KIA 타이거즈) |
매년 반복되는 KIA 타이거즈의 불펜 완성의 필요성. 올 해도 마찬가지다.
지난 해 마무리로 뛰었던 윤석민이 선발로 복귀가 예상되는 가운데 윤석민의 빈자리에 좌완 심동섭이 거론되고 있다. 또 다른 다크호스로 투구폼 교정중인 한승혁이 꼽힌다. 두선수 모두 매력적인 카드임에는 틀림없다. 그러나 이들에게는 치명적인 약점이 있다. 바로 제구력이다. 만약 누구든 제구력만 장착한다면 팀에서 원하는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자원임에는 틀림없다.
그런데 이들에 비해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지만 홍건희 역시 제구력만 갖춘다면 선발-마무리 어느 곳에 갔다 놔도 매력적인 카드가 될 수 있다.
홍건희는 지난 시즌 38경기에 등판, 2승 5패 1세이브 평균 자책점 6.04를 기록했다. 겉으로 나타나는 기록으로는 결코 기대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 하지만 세부적인 사항을 들여다보면 얘기는 달라진다. 홍건희는 82이닝을 소화하는 동안 무려 86개의 탈삼진을 잡아냈다. 비율로 보면 이닝당 1개 이상 9이닝당 9개 이상의 탈삼진 비율을 기록했다. 홍건희는 최고 150km 평균 142km~147km의 빠른 볼을 구사한다.
최근 KIA 투수들 가운데 빠른 볼을 던질 수 있는 선수가 극도로 줄어들었다는 점에서 경쟁력을 갖췄다.
다만 홍건희가 KIA의 주축 투수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아직 갖춰야 할 것이 많다. 우선적으로 제구력을 갖춰야 한다. 실질적으로 홍건희는 2015시즌 볼넷 57개를 허용했다. 이는 이닝당 0.70개로 다소 높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벤치의 입장에서도 볼넷부터 주고 시작하면서 삼진으로 아웃카운트를 잡아가는 것은 바라보기 힘든 부분이다. 물론 하루아침에 제구력이 안정적으로 변신할 수는 없지만 이 부분은 시즌을 준비하는 입장에서 반드시 개선해야 할 사항이다.
두 번째 단점으로는 피홈런이 상당하다. 2015시즌 100이닝 미만을 소화한 투수들 가운데 홍건희가는 가장 많은 피홈런(18개)을 허용했다. 유형별로 주자가 있는 상황에서 10개, 주자 없는 상황에서 8개의 홈런을 허용했다. 따라서 상황과 큰 차이가 없이 많은 홈런을 허용했다. 이는 단순히 제구력의 문제보다 빠른 볼 외에 상대를 제압할 수 있는 확실한 무기가 없다고도 볼 수 있다.
지난 시즌에도 빠른 볼 하나로 타자를 상대했던 것이 한계였다. 빠른 볼은 이미 인정을 받았다. 따라서 빠른 볼을 극대화 할 수 있는 확실한 변화구를 장착할 수 있다면 KIA 마운드 중심에 설 수 있는 인물이다.
홍건희는 올 해로 프로 6년차에 접어든다. 그러나 제구력이나 변화구 장착에 있어서 뚜렷한 성장을 하지 못했다. 하지만 절망하기에는 이르다. 홍건희는 92년생으로 올해 스물다섯이다. 게다가 이미 상무에서 군복무를 마친 군필자라는 것. 투수 쪽에 유망주 자원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KIA. 그렇기 때문에 인내심을 가지고 육성해 볼 필요가 있는 자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