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을 앞둔 브라질에서 신생아의 소두(小頭)증을 유발하는 `지카(Zika) 바이러스`가 확산하고 있어 비상이 걸렸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8일(현지시간) 브라질 정부의 안일한 초기 대응과 경기 침체가 지카 바이러스 차단 노력을 가로막고 있다고 보도했다.
현재 브라질에서 약 150만 명이 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추정되며 소두증 사례 3천500 건 이상이 보고됐다.
뎅기열·아르보바이러스학회의 아서 티메르만 회장은 "브라질 정부의 초기 대응은 그저 중요성을 간과한 것이었다"며 "지카 바이러스를 뎅기열과 큰 연관성이 없는 사촌 정도로 여겼다"고 지적했다.
브라질은 지카, 뎅기, 치쿤구니야 등 모기에서 비롯된 유전적으로 비슷한 바이러스들의 원산지나 다름없다.
티메르만 회장은 지카 바이러스의 빠른 확산 원인을 브라질의 경기 침체에서 찾았다.
바이러스 연구와 1차 진료 서비스에 대한 국가적 기반이 약해졌다는 설명이다.
티메르만 회장은 "브라질의 소두증이 10만 건까지 늘어날 수 있다"며 "브라질은 백신 개발을 위해 국제기관들과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브라질 보건 당국은 지카 바이러스를 옮기는 이집트숲모기와 흰줄숲모기 박멸을 위해 전례 없는 수준으로 노력 중이라고 해명했다.
마르셀루 카스트루 브라질 보건장관은 "모기 바이러스 박멸 연방 예산은 지난해와 같은 3억 달러(약 3천633억 원)이며 올해엔 소두증 예산으로 1억2천500만 달러(약 1천514억 원)가 추가됐다"며 경기 침체로 대응 능력이 약화했다는 주장을 반박했다.
그러나 푸에르토리코와 미국 하와이에서 지카 바이러스 감염자와 이에 따른 소두 신생아가 나오는 등 브라질 발(發) 지카 바이러스 공포는 미주 대륙 전체로 확산하고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임신부들에게 지카 바이러스 확산이 우려되는 중남미 14개국 여행을 미룰 것을 권고했다.
현재 지카 바이러스 백신은 없다.
브라질은 상파울루의 `부탄탄 생명과학연구소`에 백신 개발을 주문해 둔 상태지만 수년이 소요될 전망이다.
브라질 정부는 50만 달러(약 6억 원)를 들여 지카 바이러스 전염을 억제하는 박테리아를 주입한 모기를 풀어놓는 등 방법을 짜내고 있다.
이 프로젝트를 지휘하는 루시아누 모레이라는 "지금까지 결과는 고무적"이라면서도 "이 사태에 특효약은 없다. 하나의 방법으로 해결할 수는 없는 일"이라며 더 많은 해법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한 정부 관계자는 "3월까지인 이번 우기 중에 지카 바이러스 사태가 절정을 맞을 것"이라며 "(8월에 열리는)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과 관련해서는 대회나 관광객에 아무런 위험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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