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틀레틱 빌바오 vs 에이바르, 바스크 지역 두 팀의 자존심 대결

입력 2016-01-21 11:39  

▲ 역사는 잠시 뒤로, 이번엔 그저 9위 팀과 6위 팀의 맞대결일 뿐이다. (출처: insidespanishfootball)



아틀레틱 빌바오 vs SD 에이바르 [1월 24일 20:00, 산 마메스]

- 리그와 컵 대회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는 빌바오

빌바오는 현재 리그 9위에 위치하고 있지만 굉장히 순조로운 시즌을 보내고 있다. 시즌 초반 부진한 모습으로 강등권에 있었지만, 이내 팀을 잘 정비하고 본래의 자리를 찾아가고 있다. 오히려 너무 잘 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리그에서는 8패를 기록하고 있는데 그라나다를 제외하곤 전부 자신들보다 순위표에서 위쪽에 자리한 팀들에게만 졌다. 이겨야 할 팀은 확실하게 잡는다는 의미임과 동시에 중위권에 순위가 머물러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상위권 도약을 위해서는 강팀과의 대결에서 조금 더 좋은 모습을 보일 필요가 있다.

또한 컵 대회 강자답게 유로파리그와 코파델레이에서 강력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현재 유로파리그 32강에 올라있고, 코파델레이도 16강에서 강팀 비야레알을 잡고, 8강에서 바르셀로나와 만나게 됐다. 바르셀로나와 만나게 되어 유감스럽지만 승부는 해보기 전까지 모르는 것이기 때문에 기대해 볼만 하다.

다만 1월 한 달 동안 거의 3~4일 간격으로 계속 경기를 치르고 있다는 점이 불안 요소이다. 선수층이 두껍다고 말하기 힘든 빌바오로썬 선수들이 부상당하지 않기만을 바라야 할 것이다. 안 그래도 라울 가르시아가 장기부상으로 약 2달 정도 이탈하게 되면서 아두리스의 책임감은 더욱 커졌다. 다행이 이냐키 윌리엄스가 최근 포텐이 터지면서 엄청난 활약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조금은 다행이지만 이상황에서 아두리스까지 부상당한다면 빌바오는 큰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

이라이소스 골키퍼가 지난 경기에서 다이렉트 퇴장을 당하면서 2경기 동안 출전하지 못하는 것 역시 불안 요소이다. 후보 골키퍼 이아고가 이라이소스만큼의 안정감을 보여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여기에 4경기 동안 3번 바르셀로나를 상대하는 것 역시 팀을 어렵게 할 수 있다. 지난 주 바르셀로나와의 리그 경기를 시작으로 주중에 코파델레이 8강 1차전에서 바르셀로나와 또 만나며, 주말엔 에이바르와 경기를 치르고 또 다시 주중에 코파델레이 2차전을 치러야 한다.

바르셀로나를 상대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다른 팀들을 상대하는 것에 비해 몇 배나 큰 체력적, 정신적 고통을 얻을 것이 분명하다. 더군다나 지난 경기에서 6대0 패배를 당하면서 팀의 사기가 떨어져 있을 것이다. 바르셀로나와의 연속 적인 만남이 팀의 하락세를 유발 할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에 그 어느 때보다도 더 잘 대비해야 할 것이다.


▲10월에 있었던 모든 경기에서 연속 골을 터트리며 10월의 선수를 수상한 보르하 바스톤 (출처: laliga.es)


- 내려갈 기미가 보이지 않는 에이바르

에이바르의 돌풍은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지난 시즌처럼 후반기가 되면 자연스레 성적이 떨어질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최근 리그 4연승을 거두며 거침없이 질주하고 있다. 특히 전방에서부터 압박을 하는 전술 특성 상 주전들의 체력이 떨어지기 시작하는 후반기에 성적이 떨어질 가능성이 높은데, 아직은 전혀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게다가 지난 시즌과 달리 선수들을 꽤 보강을 잘 했고, 로테이션도 잘 돌아가고 있으며, 최근 코파델레이 탈락으로 인해 이제 시즌 끝날 때까지 체력적으로 무리 없이 리그에만 집중할 수 있게 됐다.

에이바르 돌풍의 중심에는 보르하 바스톤이 있다. 이번 시즌 시작 전 피오바카리의 이적으로 인해 지난 시즌 오사수나에 임대되어 세군다 득점 2위를 거머쥔 보르하를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로부터 임대해왔다. 1부 경험이 거의 없는 유망주였기 때문에 처음엔 큰 기대를 하지 않았고, 오히려 세르지 엔리치가 선발로 출전했다. 그러나 5라운드에서 선발 기회를 얻은 보르하가 2골을 넣으며 상황을 반전시켰고, 이후 주전으로 도약함과 동시에 연속골을 터트리며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에이바르의 ‘신의 한수’가 된 보르하는 현재 12골을 터트리며 리그 득점 공동 6위에 올라있다.

큰 키에 간결한 플레이를 하는 보르하는 전형적인 9번 역할에 어울리는 선수다. 10대 시절엔 모라타보다 더 주목받기도 했으며,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서 큰 기대를 받고 있다. 이번 시즌 아틀레티코에 영입된 No.9 잭슨 마르티네스가 적응 실패로 부진한 모습을 보이며 이적설이 나도는 가운데 다음 시즌 No.9를 보르하가 받게 될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이미 아틀레티코는 다음 시즌부터는 그를 임대 보내지 않고 중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고, 팬들 사이에서는 키코와 토레스를 이을 공격수라며 큰 기대를 보이고 있다.

여기에 세르지 엔리치, 사울 베르혼, 케코 등등 대부분의 선수들이 너무나도 좋은 활약을 보이고 있어 팀 전체 분위기가 굉장히 좋다. 현재 6위에 위치해 있으며 다음 시즌 유로파리그 출전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하부리그를 전전하던 어느 작은 클럽의 기적 같은 스토리가 어디까지 이어질지 기대해보자.

▲ 빌바오는 전반기 패배의 설욕을 이번 경기에서 갚을 수 있을까 (출처: 100x100fan.com)


- 바스크 지방의 빅클럽과 소규모 클럽에 맞대결

빌바오와 에이바르 모두 빌바오 지역을 연고로 하는 클럽이다. 빌바오는 바스크를 대표하는 가장 큰 클럽으로 화려한 역사를 가지고 있는 반면 에이바르는 1부 경험이 거의 없고, 팀 역사상 우승 경력이라곤 2부 리그 우승 딱 한번뿐이다.

그러나 역사와는 반대로 에이바르가 좀 더 높은 순위에 있으며 분위기 역시 더욱 좋다. 게다가 최근 경기력 역시 훨씬 앞선다. 빌바오의 이라이소스 키퍼도 지난 경기 퇴장에 대한 징계로 결장할 것으로 보이며, 라울 가르시아도 장기 부상으로 결장하기 때문에 전력 누수도 있다. 게다가 이 경기 전 후로 바르셀로나와 코파델레이 경기도 있어, 체력적뿐만 아니라 정신적으로도 큰 피로감을 느낄 것이다.

빌바오의 홈이긴 하지만 좋지 않은 컨디션이 예상되며, 에이바르의 시원시원한 공격과 전방압박에 힘든 경기를 펼칠 것으로 보인다.


경기 예상: 에이바르 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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