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가장 투신, 부인-자녀까지 망치살해…알고보니 '뇌병증' 때문?

입력 2016-01-22 01:19  



40대 가장 투신, 부인-자녀까지 망치살해…알고보니 `뇌병증` 때문?


부인과 자녀 두 명을 살해하고 투신 사망한 40대 가장이 `뇌병증`을 앓고 있던 것으로 드러났다.


뇌병증은 질병이나 외상 등의 이유로 뇌 기능과 구조에 이상이 생기는 병을 말하는데, 간혹 뇌의 전두엽 부위에 기능 이상이 생긴 경우 공격적인 성향을 보이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조사 결과 사망한 A(48·중장비 운전기사)씨는 2011년부터 지난해 9월 초까지 모 신경정신과 의원에서 `상세불명의 뇌병증` 진단을 받고 치료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9월 또다른 신경정신과 의원에서는 `혼합형 불안 및 우울병 장애` 진단도 받았다.


또한 경찰이 피해자 지인 등 주변인들을 불러 참고인 조사를 벌인 결과 A씨는 평소 술에 취해 부인에게 "가족을 모두 죽여버리겠다"는 등의 폭언을 일삼은 것으로 파악됐다.


숨진 부인의 한 지인은 "물리적인 폭행이 있었다는 얘기는 들은 적 없지만, A씨가 술에 취하면 부인에게 `가족 모두 다 죽여버리고 나도 죽겠다`는 말을 간혹 했다"며 "부인은 평소 남편을 무서워했다"고 전했다.


경찰은 A씨의 범행이 뇌병증, 우울증, 불면증 등 심리적인 불안 증세와 연관이 있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김태원 가톨릭대학교 성빈센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뇌병증은 교통사고 등 외상이나, 뇌출혈 등 여러 원인으로 뇌의 특정 부분이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증상을 말한다"며 "진료했던 환자 중에서도 교통사고로 전두엽에 뇌병증이 온 경우, 아무 이유없이 가족을 공격한 사례를 본 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사망한 A씨는 21일 오전 9시 5분께 광주시 24층짜리 아파트 18층에서 부인(42)과 아들(18), 딸(11) 등 3명을 살해한 뒤 창문 밖으로 뛰어내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A씨는 투신 직전인 오전 9시께 112로 전화를 걸어 "내가 부인을 망치로 때렸고 아이 2명도 살해했다"고 신고하면서 "불면증 때문에 아이들을 살해했다"고 말한 것으로 경찰은 전했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khkkim@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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