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임시완 "반듯한 이미지, 굳이 깰 필요 있나요?" (영화 '오빠 생각')

입력 2016-01-23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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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서 기자] "멜로요? 간절히 원하고 있죠"

최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마주한 임시완은 꽤 시원시원한 화법을 가지고 있었다. 그에게 뻔한 대답은 없었다. 때로는 반문하고, 때로는 정곡을 찌를 줄 아는 그에게서 나이에 비해 성숙한 내공이 느껴졌다.

`연기돌`이라는 수식어가 이제는 어색한 임시완. `변호인`부터 `미생`까지, 연이은 출연작들의 흥행은 그를 스크린 원톱 주연에 오르게 했다. 21일 개봉한 영화 `오빠 생각`이 바로 임시완의 첫 스크린 주연작. 극중 `한상렬` 역으로 분한 그는 `진짜` 한상렬을 만들기 위해 고군분투 했다.

"피아노, 지휘 모두 직접 한 거죠. 제 성격이 못하는데 잘하는 척하는 걸 싫어해요. 부산말로 `간지럽다`고 하죠. 좋은 연기는 진짜를 표현하는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캐릭터를 표현할 때 진짜 같이 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임시완이 그려낸 `한상렬`은 그래서 리얼했던 걸까. 극중 `한상렬`은 전쟁터 속에서도 신념을 잃지 않는 올곧는 인물로, 합창단 아이들을 지키기 위해 `갈고리`(이희준)과 대립각을 이룬다.

"`한상렬`은 어른이에요. 피폐하고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신념을 잃지 않고 꿋꿋이 나가거든요. `갈고리` 같은 경우는 그 반대죠. 절망적이기 때문에 변질되어도 된다는 주의거든요. `한상렬`을 보고 처음엔 답답함을 느끼기도 했는데, 그렇게 느낀다는 자체가 제가 아직 어른이 되지 않았다는 반증이라고 생각해요"

가족을, 전우를, 삶의 터전을 잃은 사람들이 그려내는 이야기는 보는 것 만으로도 울컥함을 자아낸다. 이는 시나리오에서도 분명 드러났을 터. 그러나 그는 울컥하진 않았단다. 단지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하게 됐다고.

"시나리오를 처음 보고난 뒤에 잔상이 남았어요. 아이들이 노래하고, 합창단이 공연을 하러 다니는 모습들이 연상이 되더라고요. 그래서 해야겠다고 생각했죠. 아마 관객 분들은 한상렬 보다는 동구와 순이가 나오는 장면에서 많이 슬퍼하실 거 같아요. `동구` 준원이와 `순이` 이레는 어린 나이지만 제가 배울점이 있다는 생각이 들 만큼 연기를 해내는 친구들이었어요. 그래서 관객의 눈으로 봤을 때 가장 감동적인 장면은 `순이`가 노래하는 엔딩신인 것 같아요"

임시완은 군인을 연기하기 위해 따로 `어떻게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진 않았다고 했다. 으레 자세부터 걸음걸이까지 생각해보기 마련인데, 그는 상황에 초점을 맞췄다고 한다. "이 상황에서 한상렬이 어떤 생각을 했을까를 많이 고민했죠. 그러다 보니 조 상사님과 진짜 전우애를 느끼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부산에서 조 상사님을 만나게 되는 신을 촬영할 때 정말 반갑고 울컥하는 느낌이 들었어요. 오랜만에 반가운 사람을 만났다 싶었죠"



그는 연기 이 외의 부분에는 무관심한 듯 보였다. `오빠 생각`의 시사회 당시에도 "주조연의 차이를 몰랐다"고 말했던 그는 카메라 앵글과 같은 외적인 부분보다는 오직 연기 그 자체를 즐기고 있었다. "어떻게 찍어야 제 얼굴이 더 잘 나오고 그런 건 잘 모르겠어요. 뒤에서 찍으면 내 뒷모습이 나오겠구나, 앞에서 찍으면 내 앞모습이 나오겠구나 생각해요. 떨리지 않았던 적은 `해를 품은 달`을 찍을 때 뿐이었어요. 이후로는 쭉 카메라 앞에 서면 떨리긴 하는데, 그래서 마인드 콘트롤을 많이 하죠"


그러면서 그는 아직도 `주조연의 차이`에 대해 의문을 품기도 했다. "이 질문이 의미가 있는 건지 곱씹어 본 적이 있어요. 스스로 내린 결론은 주연이라는 단어 자체의 무게감에 대해 느끼고 싶진 않다는 거예요. 그 무게를 제가 알게 된다고 해서 연기에 더 도움이 될 것 같진 않거든요. 이렇게 말하면 부담감이 없는거냐고 되물으실 수도 있는데, 그건 아니에요. 부담감과 책임감은 언제나 가지고 있는 부분이고, 또 캐릭터를 어떻게 표현해낼지에 대한 고민은 계속 가지고 갈 것 같아요"

임시완은 복잡하지 않았다. 모든 질문에 단순명료한 대답을 내놓으면서도 결코 가볍지 않았다. 그래서 `연기돌`이라는 카테고리 안에서도 복잡한 고민은 없어 보였다.

"노래도 좋고 연기도 좋아해요. 춤은 원래 안 좋아하기도 했고, 잘 하지도 못했고요. 노래나 연기, 굳이 두 개를 비교하자면 노래를 더 못하는 것 같아요. 연기를 잘한다는 얘기가 아니라 비교했을 때 그렇다는 거에요. 그래도 둘 다 놓고 싶지 않아요"

`가수 겸 배우` 보다는 `배우 겸 가수`라는 수식어가 더 익숙해진 지금도 그는 노래에 대한 열정을 놓지 않았다. 최근에는 자작곡을 쓰고 있다고 고백했다. "노래는 지극히 저의 개인적인 욕심이죠. `미생` 출연 이후로 자작곡을 쓰고 있는데, 한 작품을 할 때 느꼈던 감정을 응축시켜서 노래로 소장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그래서 저는 지금에 만족해요"




최근 영화 `원라인`의 크랭크인을 마친 그는 그동안 `로맨스`와는 거리가 먼 작품들만 해온 것에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동안 제가 시나리오를 선택하기 보다, 선택을 받아온 입장이었거든요. 좋은 작품에 선택된 것에 감사할 따름이죠. 로맨스요? 너무나 원하죠. 간절히 원하고 있습니다(웃음)."


이제 서른을 코 앞에 둔 29살의 임시완. 그는 숫자에 그리 연연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어제 아홉수라는 말을 처음 들어봤어요. 그냥 숫자일 뿐이지 않나요. 29살이 됐다고 새해 계획을 세우거나 그러진 않았어요 그래서. 어차피 못 지킬 걸 알거든요. 어차피 만 나이 안 쓰는 나라는 우리나라 밖에 없는데, 한 두 살 정도 더 어리게 살면 되지 않나요"


하고 싶은 것, 좋아하는 것이 확실한 그는 쓸데없는 고민으로 시간을 낭비하지 않았다. 군대에 곧 가야한다던 그는 부담감도, 걱정도 없다고 말했다. 쉬지 않고 일할 수 있는 원동력은 "일 끝나고 마시는 맥주와 위스키"라고. 스스로를 "보이는 것 보다 덜 착한 사람"이라고 설명한 그는 "굳이 환상을 깰 필요는 없지 않나요"라고 반문하기도. 대중이 원하는 자신의 모습이 어떤 것인지를 잘 아는 영리한 배우, 그래서 굴곡에도 끄떡 없을 것 같은 배우 임시완, 그의 시작은 지금부터다. (사진=NEW)

ming@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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