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전역에 몰아닥친 한파와 폭설, 강풍으로 하늘과 바닷길이 모두 막혀 25일 섬이 사흘째 완전히 고립됐다.
제주국제공항은 폭설과 강풍 등으로 이날 오후 8시까지 항공기 운항이 통제돼 지난 23일 오후 5시 50분부터 50시간 동안 항공기 운항이 중단되는 초유의 사태를 맞았다.
이번 기상상황으로 제주 출발·도착 항공편은 23일 296편, 24일 517편이 결항했으며 이날도 오후 8시까지 예정된 항공편 390여편이 운항 취소되는 등 사흘간 총 1,200여편이 결항했다.
제주에 발이 묶인 체류객은 공항공사 추산 23일 2만여명, 24일 4만여명, 25일 2만9천여명 등 총 8만9천여명에 달한다.
간밤에도 2천명에 가까운 체류객이 운항이 재개된다면 항공권을 먼저 끊을 수 있을까 하는 기대감에 공항 대합실에서 박스나 모포 등을 깔고 잠을 청하거나 의자에 앉아 쪽잠을 자는 등 불편을 겪었다.
많은 눈이 내린 산간 지역은 여전히 1m가 넘는 적설량을 기록하고 있다.
제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오전 6시 현재 대설경보가 발효 중인 한라산의 지점별 적설량은 윗세오름 147㎝, 진달래밭 133㎝, 어리목 101㎝ 등이다.
산간 외 지역은 대설주의보가 발효 중인 가운데 현재 제주 10.7㎝, 서귀포 13㎝, 고산 5.5㎝, 성산 14㎝의 눈이 쌓였다.
폭설로 한라산 입산은 사흘째 통제됐다.
산간 도로는 대부분 차량 운행이 통제됐으며 시내 도로도 체인을 감고 운행해야 한다.
이날 오전 3시를 기해 제주도 전역의 강풍경보는 강풍주의보로 대치됐다. 강풍주의보도 이날 낮이면 해제될 전망이다.
제주공항에 내려진 강풍주의보와 윈드시어(난기류) 경보, 대설주의보는 이날 낮 12시를 기해 모두 해제된다.
제주공항기상대에 따르면 오전 6시부터 낮 12시까지 1~3cm의 눈이 더 내린 후 그치겠으며 바람은 순간 풍속이 최대 18m로 불다가 오후들어 12.8m로 잦아들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오전 3시를 기해 제주도 전 해상과 남해 서부 서쪽 먼바다의 풍랑경보는 풍랑주의보로 대치됐다.
풍랑주의보 상황에서는 대형 여객선은 운항하는 경우도 있으며, 풍랑주의보가 이날 밤이면 해제될 것으로 전망돼 바닷길도 기상 상황에 따라 일부 정상화할 수 있을지 기대되고 있다.
해운조합 운항관리실 관계자는 "아직 운항 재개가 결정된 여객선은 없지만 기상 상황이 좋아진다면 일부 여객선이 운항할 수도 있다"고전했다.
제주 전역에는 2009년 이후 7년 만에 한파주의보가 발효된 가운데 기온이 온종일 영하권에 머물던 전날(24일)보다 다소 올라 0도 안팎 기온을 보이고 있다.
23일부터 25일 오전까지 도내 곳곳에서 강풍에 전신주의 전깃줄이 끊어지면서 총 4만여 가구가 정전 피해를 겪었으며, 현재는 대부분 복구됐다.
한파에 수도계량기가 동파됐다는 신고도 251건 접수됐으나 대부분 조치가 마무리됐다.
이 밖에도 전날 폭설 등으로 비닐하우스 11개동 3천504㎡가 파손됐으며, 선박이 방파제에 좌초돼 파손되는 등 크고 작은 피해가 잇따라 발생했다.
기상청은 이날 낮 최고기온이 3~5도까지 오르고, 오후(산간은 밤)부터 눈이 점차 그치겠다고 예보했다.
그러나 이날도 산간에 5~10㎝, 산간 외 지역에 1~3㎝의 눈이 쌓일 것으로 예상되며 그동안 내린 눈이 얼어붙어 미끄러운 곳이 많겠다며 시설물 관리와 안전사고 등에 유의하라고 당부했다.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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