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강하늘과 박정민이 시인 윤동주와 독립운동가 송몽규의 빛나는 청춘을 그린다. 28일 동대문 메가박스에서 영화 `동주(감독 이준익/제작 루스이소니도스)`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날 기자간담회에는 이준익 감독, 강하늘, 박정민이 참석했다.
영화 `동주`는 이름도, 언어도, 꿈도 허락되지 않았던 1945년, 평생의 친구이자 라이벌이었던 시인 윤동주와 독립운동가 송몽규의 이야기를 담았다. 특히 영화 `동주`에서 윤동주 시인과 송몽규 열사 역할을 맡은 강하늘과 박정민이 실제 두터운 친분을 넘어 캐릭터에 대한 완벽한 몰입으로 영화 속 완벽한 앙상블을 보여줄 예정이라 기대를 모은다.
이날 강하늘은 "대한민국 국민이 가장 사랑하는 시인인 윤동주 역할을 맡았다. 그 인물을 연기하고자 했는데 얼마나 잘 했는지 모르겠지만, `내가 다음에 윤동주 선생님을 만나게 됐을 때 창피한 마음이 들게 연기하지는 말자`라는 생각을 했다. 윤동주 시인의 시는 많은 분들이 알겠지만, 어떻게 살아오셨는지는 잘 모르실거다. 그래서 그걸 알려드리고 싶었다"고 출연 소감을 전했다.
이어 "윤동주 시인의 시집을 읽으면서 `이 시가 시나리오에 어떻게 들어가게 됐을까`, `어떤 감정을 가지고 연기를 해야 되나` 등 많은 고민을 했다. 그래서 이준익 감독님께서 추천해 주신 책들을 읽고 막히는 부분은 스스로 고민하면서 지냈다. 최대한 자연스럽게 `그 때의 윤동주 시인은 이런 모습이었겠지`라는 생각으로 준비했다"고 밝혔다. 강하늘은 윤동주 시인을 연기하기 위해 삭발 씬도 마다하지 않는 열정을 보였다.
충무로에서 가장 촉망받고 있는 박정민 역시 연기에 대한 열정이 가득했다. 박정민은 실존 인물을 연기하는 것에 대해 "실존 인물을 처음 연기해봤는데, 부담이 굉장했다. 그 분에 대해서 피해가 가면 안되니까. 그런데 실존 인물이라 더 좋았던 것은 기록이 남아있다는 것이다. 그걸 토대로 연기할 수 있어서 좋았다"라고 말했다.
또 "윤동주 시인을 공부하기 위해 일년 전에 사비로 북간도로 떠났다. 근데 그 때가 구정 연휴여서 비행기 표가 없어서 비즈니스 석을 타고 다녀왔다. 윤동주 선생님 생가를 들러서 선생님의 마음을 느끼고 왔다"며 영화에 대한 열정을 드러냈다.
이어 "마지막 촬영이 형무소 신이었는데, 캐스팅이 된 순간부터 마지막 장면을 위해 달려가는 것 같았다. 송몽규 선생님 묘소에 찾아갔을 때 초라한 묘가 갑자기 제 머리를 스치면서 너무 억울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과물이 없다는 이유로 아무도 기억해주지 않는 사실이 억울해서 마지막 장면에서 그걸 쏟아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이 영화가 나오면 윤동주, 송몽규 선생님 뿐만 아니라 다른 분들에게도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좋겠다. 오늘 영화를 처음 봤는데 일제시대에 살았던 분들의 마음과 크기를 모르겠다. 죄송한 마음 뿐이다"라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배우들의 열정 때문일까. 이준익 감독은 강하늘과 박정민의 연기에 별다른 주문을 하지 않고 배우에게 모든 걸 맡겼다. 이는 이준익 감독의 스타일이기도 하다. 그는 "저는 감독이지만, 영화에 나오는 인물에 대해서 가이드라인이나 규정을 짓지 않는다. 캐스팅이 된 순간 그 배우가 그 캐릭터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연기에 대해서 주문하지 않는다"며 자신만의 철학을 밝혔다.
이어 "이 젊은 친구들과 1940년대를 동거동락한 게 가장 행복했다. 시인의 비극 안에 슬픔이 가득하지만, 함께 한다는 것에 대한 기쁨이 있다. 윤동주와 송몽규가 함께 하는 시절을 영화에 담았는데 강하늘 씨와 박정민 씨가 정말 좋은 호흡을 보여줘서 영화가 비극으로만 보여지지 않을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이준익 감독은 "`윤동주 시인의 시는 많이 알려졌지만, 그 분의 삶에 대해서는 얼마나 아는가` 하는 물음에서 시작된 것 같다. 일본을 무대로 한 윤동주 시인을 다룬 다큐멘터리를 보고 교토에 갈 일이 있어서 찾아갔다. 조국도 아닌 땅에 기념비가 있는 것에 대해서 이 이야기를 영화로 담아야 하는 거 아닌가 라는 생각을 했다"며 제작 의도를 밝혔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윤동주 시인의 시와 함께 그의 인생을 들여다볼 수 있는 영화 `동주`는 2월 18일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