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라이언 피어밴드(사진=넥센 히어로즈) |
넥센 히어로즈는 올 시즌 전력누수가 가장 많은 팀이라고 할 수 있다. 팀의 핵심 자원들이 여러 가지 이유로 팀을 떠나게 됐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떨어진다고 평가를 받을 수 있으나 올 시즌은 변화를 위한 기회가 될 수도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마운드를 완성할 수 있느냐 하는 것이 관건이다. 넥센은 과거부터 외국인 선발 투수에 의존하며 염경엽 감독 체제에서는 막강한 화력과 불펜의 힘으로 버텼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염경엽 감독은 올 시즌 필승 카드 조상우를 선발로 이동시켰다. 선발 전향 첫 시즌부터 성공적인 모습을 보여준다면 더 없이 좋겠지만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한다. 따라서 외국인 선발 투수들의 활약이 중요하고 2년차 외국인 투수 라이언 피어밴드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현재 상황에서는 새로운 외국인 투수 코엘로보다 피어밴드가 더 낫다고 할 수 있다. 기량적인 부분이 아닌 KBO리그 무대에 경험의 유무를 말하는 것이다.
피어밴드는 지난 시즌 30경기에 등판. 177.1이닝을 소화하면서 13승 11패 평균 자책점 4.67을 기록했다. 표면적인 기록으로는 성공적인 시즌을 보내지 못했다. 하지만 밴헤켄의 사례를 비춰본다면 피어밴드의 두 번째 시즌을 기대해 볼만 하다.
2012년 한국무대를 처음 밟았던 밴헤켄은 아무도 에이스로 성장할 것이라고 예상하지 않았다. 데뷔 첫 해 밴헤켄에 대해서 번사이드의 업그레이드 버전 정도로 평가를 받았다. 구속도 빠르지 않았고, 전혀 위협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심지어 당시 시범경기과 시즌 초반 부진이 이어지자 한 때 퇴출을 고려하기도 했다.
하지만 밴헤켄은 2014년 20승 달성으로 팀의 부동의 에이스가 됐다. 한국에서 4시즌을 뛰는 동안 처음 2시즌은 준수함을 보여줬다면 마지막 2시즌은 절대적인 에이스로 리그에서 손꼽히는 투수가 됐다.
밴헤켄과 피어밴드의 성적을 직접적으로 비교한다면 많은 차이가 있다. 그런데 한 가지 밴헤켄의 데뷔 첫 해와 피어밴드의 성적을 비교하면 이닝수와 볼넷과 탈삼진 비율이 비슷하다는 것. 물론 2012시즌과 2015시즌을 동일시 할 수 없지만 타고투저의 절정을 이르는 시즌임을 감안하면 피어밴드의 두 번째 시즌을 충분히 기대해 볼 수 있다.
또한 밴헤켄에 앞서 에이스로 팀 마운드를 이끌었던 브랜든 나이트의 경우도 넥센에서 첫 시즌은 좋은 성적을 남기지 못했다. 당시 타선 지원을 받지 못했고 무릎이 완전치 않았던 것도 이유였다. 그렇기 때문에 피어밴드와 분명 차이는 있겠지만 넥센의 장수 용병들의 첫 시즌은 매우 뛰어난 성적을 내지 못했다는 점에서 피어밴드의 올 시즌은 기대해 볼 수 있다.
올 시즌 피어밴드의 활약에 따라서 그는 넥센의 용병 에이스 계보를 잇는 인물이 될 수도 있고 그 반대가 될 수도 있다. 과연 피어밴드가 어떤 길을 걷게 될지 2016시즌이 매우 중요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