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몸은 크고 작은 상처로 가득했다.아프지 않냐는 질문에, 그는 웃으며 답했다.
"스케이터보더에게 상처는 `훈장`이에요"
* 본 인터뷰는 맥심(MAXIM) 2015년 8월호에 실린 인터뷰입니다. 1, 2, 3편으로 나누어 공개됩니다. 아래 기사는 1편입니다.
SK8ER BOY! 만나서 반갑다. 간단한 자기소개를 부탁한다.
안녕하세요, 저는 `프로 스케이터`로 활동하고 있는 이경민입니다. 반갑습니다.
`프로`라면 이게 취미가 아니고 직업이라는 얘기지? 그럼 연봉을 받나?
연봉제는 아니고, 일이 있을 때마다 일당으로 돈을 받는다. 얼마 전까지 있던 팀을 정리하고, 지금은 개인 스폰서(그는 호세 쿠엘보와 컨버스의 후원을 받고 있다)만 있는 상태라서 광고 촬영이나 행사를 뛰면서 돈을 벌고 있다.
아하, 일당으로 받는구나. 연봉제로 활동하는 선수도 있나?
물론 연봉 계약을 하고 일하는 사람들도 있다. 레드불 같은 메이저 브랜드 팀 소속 선수들이 그렇지. 다만 그런 팀들은 규율 지키고 이래저래 신경 쓸 일이 많아서 나름의 고충이 있다.
스케이트보드는 언제 처음, 어떻게 타기 시작했나?
중학교 2학년 때 학교 컴퓨터실에서 인터넷을 하다가 정말 우연히, 운명처럼 스케이트보드 카페를 알게 됐다. 그전까진 스케이트보드엔 전혀 관심이 없었고 스노보드는 좀 좋아했는데,`둘 다 보드니까 비슷하겠지?` 하는 생각에 시작하게 됐다.
그 때는 우리나라에 스케이트보드가 대중화되지 않았을 시기 아닌가?
당시에 우리 동네(평택)에 `무라사키 스포츠`라는 가게가 들어왔다. 우리나라에선 좀 생소한데, 일본에선 엄청나게 인기 있는 스트리트 브랜드다. 스케이트보드뿐만 아니라 서핑보드, 스노보드, 액세서리 등등을 다 파는 큰 멀티숍인데, 그 시절에 서울도 아니고 평택에 그 브랜드가 들어온 거다. 아버지를 졸라서 바로 보드를 샀다.(웃음)
요즘 스케이트보드를 즐기는 사람이 무척 많아졌다. 예전부터 보드를 탔던 사람으로서, 기분이 어떤가?
음... `포저(Poser)`라는 말이 있다. 제대로 보드 탈 생각은 안 하고 겉멋만 든 사람을 가리키는 말인데, 보드 타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이런 사람도 많아졌지. 주변에 보드 오래 탄 사람 중엔 ‘포저 X 까라’하면서 욕하는 분도 있다.
하지만 나는 포저를 욕하지 않는다. 나도 보드를 처음 탈 때 다른 사람 눈에 포저였을 수 있잖아? 처음부터 잘하는 사람은 없다. 그리고 그런 사람들도 보드 문화의 대중화에 도움을 주는 거 아니겠나? 우리끼리만 벽치고 있으면 우물 안 개구리가 되는 거다.
위험하게 보드 타고 도로로 뛰어드는 사람들이 종종 뉴스에 나오더라.
(2탄에 이어서...)
by 이슬기 photograph by 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