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이 상향식 공천의 현실적 한계를 지적하며 `전략공천`의 길을 모색한 데 대해 김무성 대표가 절대 용납할 수 없다며 경고메시지를 던지자 친박계와 비박계가 서로 삿대질을 하며 정면충돌로 치닫고 있는 것.
총선이 2개월도 채 남지 않은 글자 그대로 `적전분열`양상이다.
총선 공천룰을 둘러싼 `내분`은 18일 오전 김 대표 주재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수면위로 폭발했다.
<연합뉴스>
이례적으로 현안에 대한 모두발언을 생략한 김 대표는 다른 최고위원들의 발언이 모두 끝난 뒤 작심한 듯 공격에 나섰다.
김 대표는 "일부 의원들이 오해가 있는 말을 해서 제 입장을 간단히 말하겠다"고 운을 뗀 뒤 "당 대표로서 공천관리위가 당헌당규의 입법 취지에 벗어나거나 최고위원회에서 의결된 공천룰의 범위를 벗어나는 행위에 대해서는 제어할 의무가 있고 앞으로 용납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지난 16일 `총선 공천룰 브리핑`을 통해 `시도별 1~3개 우선추천지역 선정 방침`을 발표, 사실상 전략공천을 내비친 이한구 공관위원장에 대한 엄중하고도 분명한 `경고`였다.
그러자 친박계 좌장격인 서청원 최고위원은 "저도 한말씀 드리겠다"면서 "공천관리위원들이 얘기하는 것에 대해 당 대표가 자꾸만 이러쿵저러쿵 얘기하고 있다"면서 면전에서 김 대표를 직접 공박했다.
서 최고위원은 특히 "과거 당 대표의 독선과 독주를 막기 위해 최고위를 뒀고, (따라서) 당 대표는 최고위와 충분히 의논한 뒤에 얘기해야 한다"며 "자칫 당 대표 개인의 생각이 공관위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조금전 김 대표가 말한 것은 용납하지 않겠다. 그런 얘기를 하면 안 된다. 독선적으로…"라며 "최고위에서 합의에 의해서 결론난 것으로 해야 하는데 자꾸만 용납하지 않겠다고 하면 성질만 난다"고 `경고`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김 대표도 다시 "공관위가 당헌당규에 벗어나는 행위를 하는 것을 절대 용납하지 않겠다"고 반복했고, 서 최고위원이 거듭 "앞으로 그런 언행도 용납하지 않겠다"고 대응하자 "그만하세요 이제"라며 큰 소리로 추가발언을 막았다.
앞서 회의 공개발언에서 김 대표와 이한구 위원장을 겨냥, "당의 가장 중심에서 책임있는 분이 `막가파식 공중전`을 통해 볼썽사나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싸잡아 비판한 김태호 최고위원은 김 대표와 서 최고위원 설전에 "당 잘 돌아간다. 나라가 위기에 처했는데 지도부가 이러니 정말 부끄럽다"고 비판했다.
일촉즉발의 살벌한 분위기는 눈을 감은 채 분을 삭이던 김 대표가 김 최고위원의 비난에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옆방으로 들어가면서 일단락 됐지만 친박-비박 의원들의 `대리전`은 다른 공간에서 계속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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