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공급과잉 논란이 2라운드로 접어들었습니다.
정부가 미분양 지역에 대한 분양보증 심사를 강화해 공급량 자체를 조절하기로 한 데 대해 주택업계가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일부에선 정부가 그동안 추진해 왔던 부동산 활성화에 대한 의지가 완전히 꺾인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김덕조 기자입니다.
<기자>
건설업계는 최근 불거진 아파트 공급 과잉 문제에 대해 정면으로 반박했습니다.
분양물량이 급증한 건 사실이지만 시장에서 충분히 소화 가능한 물량이라는 겁니다.
<인터뷰> 노희순 주택산업연구원 책임연구원
"미분양이 계속 왔다갔다 하는 요소인데 그게 시장이 우려할 만큼 갑자기 증가한 것은 문제지만 그 수준을 넘어설 만큼 증가하지 않는다."
하지만 정부는 금융규제에 이어 공급규제라는 카드까지 꺼내들며 규제 수위를 높이고 있습니다.
주택도시보증공사는 용인, 파주 등 23곳에 이르는 미분양 우려 지역에서의 공급과잉을 막기 위해 분양보증심사를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현 상황을 이미 공급과잉 상태에 접어들었다고 판단한 겁니다.
오늘 기자들과 만난 강호인 국토교통부 장관 역시 "주택보증공사가 분양보증을 한다고 해서 미분양 급등지역에 대해 막 공급해주는 것은 아니다"라고 주택도시보증공사에 힘을 실어줬습니다.
업계에서는 반발하고 있습니다.
우선 23개 지역에 대해 정부가 미분양 지역으로 낙인을 찍었기 때문에 그 지역에 대한 매매심리가 더욱 악화됐고 더불어 분양보증심사가 강화되면서 자금력이 상대적으로 열악한 중소건설사들은 분양계획 자체가 틀어질 수 있습니다.
이유야 어찌됐던 이번 논쟁으로 인해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한 스탠스가 확고해 졌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지난해말 주택금융규제를 시작하면서 집을 살 수 있는 수요를 제한하기 시작했고 이제는 아파트 분양 자체를 조절하면서 공급을 조절하기 시작했습니다.
주택에 대한 수요와 공급을 모두 누르겠다는 겁니다.
정부가 지난 17일 발표한 무역투자 활성화 방안에도 부동산 활성화 대책은 빠져있습니다.
정부는 그동안 내수 진작을 위해 수많은 부동산 시장 활성화 대책들을 내놨지만 이번 만큼은 잠잠합니다.
주무 부처인 국토교통부 조차도 부동산을 건설 공사 등 하드웨어보다는 임대와 관리 등 서비스산업으로 키우겠다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습니다.
부동산 시장 활성화에 대한 정부의 의지는 이미 한풀 꺾인 셈입니다.
한국경제TV 김덕조입니다.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