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L 분석] '첫 강등' 눈 앞에 둔 아스톤 빌라, 잔류 가능성은?

입력 2016-02-22 01:31   수정 2016-02-22 01:36

▲ 강등 위기에도 끝까지 경기장을 찾아주는 팬들 (출처: contactnumbers.guru)

프리미어리그 출범 이후 첫 강등이 유력한 최악의 시즌

1992년 프리미어리그 출범 이후 강등당하지 않은 팀은 아스날, 아스톤 빌라, 첼시, 리버풀, 맨유가 유일하다. 이 영광의 역사를 이어가고 있는 빌라가 이번 시즌 정말 최악의 모습으로 강등권에 가장 근접해 있다. 지난 시즌 17위로 겨우 강등을 면한 빌라가 시즌 내내 강등권을 오락가락 했어도 20위까지는 떨어진 적이 없었는데, 올해는 시작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20위를 유지 중이다.

사실 시즌 시작 전 강등을 예상한 이들이 적지 않았다. 지난 시즌도 부진에 부진을 거듭하다가 막바지에 득점력이 터진 벤테케와 잉글랜드 대표로도 뽑히며 좋은 기량을 보여준 델프의 활약 덕에 겨우 살아 남았다. 그런데 여름 이적시장에서 핵심이던 두 선수가 모두 이적했고, 그 많은 이적료로 그 만한 선수들을 사오지 못했다. 투자를 많이 하지 않는 구단주 때문에 결국 저렴하게 검증된 선수가 아닌 유망한 선수들 위주로 데려왔다.

빈약한 선수 보강에 팬들 역시 불안감을 내비쳤고, 예상은 그대로 들어맞았다. 리그 초반 이적생들이 모두 적응하지 못하고 기존에 있던 선수들까지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하면서 1라운드에서 거둔 승리 이후로 19경기 동안 승리를 거두지 못하면서 최하위에서 벗어날 기미조차 보이지 않고 있다. 때문에 구단은 감독 경질이라는 강수를 두었고, 프랑스 올림피크 리옹을 지도하기도 했던 젊고 유망한 감독인 레미 가르드를 데려왔다.

새로운 감독 아래서 그나마 조금의 변화가 보이기 시작했다. 프랑스 출신 감독 덕분인지 대부분 프랑스 리그에서 건너온(아이유, 베레투, 가나) 이적생들이 살아나기 시작했다. 게다가 선수단 개혁도 과감히 했다. 기량이 하락한 팀의 프렌차이즈 스타 가브리엘 아그본라허를 과감히 2군으로 보내버리고, 수년간 주전을 지켜오던 구잔도 후보로 밀려났다.

그러자 결과가 조금씩 달라졌다. 20라운드까지 단 1승 밖에 없던 빌라는 이후 6경기 안 2승 2무 2패를 기록하며 20라운드 동안 쌓은 승점 8점을 최근 6경기 동안 쌓았다. 그러나 아직 갈 길이 멀다. 여전히 19위와의 승점 차가 7점이나 나고 있으며, 강등권 팀들도 조금씩 정신을 차리고 꾸준히 승점을 쌓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프리미어리그에서 부상이 가장 많은 팀이기 때문에 베스트 일레븐도 재대로 나오기 힘든 상황에서 구단주는 감독의 선수영입 요청을 거절하며 이번 겨울 이적시장을 아무 소식 없이 끝마쳤다. 가장 보강이 절실한 팀이 아무도 데려오지 못하자 팬들과 감독 모두 실망감을 여지없이 드러내기도 했다.

공격수들이 모두 부상당한 상황에서 영입도 못하자, 2군에 있던 아그본라허에게 다시 기회가 돌아갔다. 다행이 정말 오랜만에 골을 터트리며 팀의 승리도 이끌고 다시 부활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빌라는 부상자도 많고, 선수단 구성도 다른 팀들에 비해 훨씬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다. 빌라에게는 이제 12경기가 남았고, 강등권 탈출은 여전히 멀게만 느껴진다.

빌라에게 희망은 있는가

빌라는 가장 큰 문제가 바로 공격이다. 실점이 전체 4위니까 20위 치고는 생각보다 그렇게 나쁘지 않다. 득점만 많이 해줬어도 지금보다 훨씬 높은 순위에 있었을 것이다. 빌라는 26라운드까지 20골을 득점했는데 48골을 기록한 1위 레스터 시티와 28골이나 차이 난다. 공격 기회 창출이 너무 적다. 경기당 슈팅이 10.7회로 전체 18위, 유효슈팅이 3.2회로 19위를 기록하고 있다. 슛 기회도 적고 정확성도 낮다는 의미이다.

다행히 최근 6경기 동안 확실히 달라진 모습을 보이며 승점을 쌓아가고 있다. 그래서 20라운드까지와 최근 6경기를 한번 비교해 보았다.

▲ 확실히 좋아지고 있으나, 얼마나 지속 되느냐가 관건이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실점이 줄었다는 점이다. 지난 26라운드에서 리버풀에게 6골을 내줬기 때문에 위 기록상으론 큰 변화가 없어 보이지만 리버풀전을 제외하면 5경기에서 단 3골만 내줬다. 20라운드까지 평균 실점률이 1.86골인데 반해 리버풀전을 제외한 5경기 동안은 평균 실점률이 0.6골 밖에 되지 않는다.

미카 리차즈를 센터백에서 오른쪽 풀백으로 바꾸고, 구잔 대신 마크 번이 주전 골키퍼로 바뀌면서 수비 안정이 시작됐다. 게다가 기존에도 강하던 공중볼이 더욱 강해져 크로스나 세트피스에서도 더욱 위협적이 됐다.

리버풀 전 6실점은 아쉽긴 하지만 그것을 제외하고 본다면 확실히 좋아졌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단단해진 수비와는 다르게 여전히 공격력은 한숨이 나온다. 코작과 제스테드 같은 공격수들이 줄 부상과 더불어 그 동안의 활약도 미비한 상황에서 겨울 이적시장을 통해 벤테케 만큼 해줄 공격수를 데려왔어도 모자랄 판국에 아무도 데려오지 못하고 2군에 있던 아그본라허를 주전으로 세우고 있다.

다행히 팀이 전체적으로 살아나고 있고, 아그본라허도 나쁘지 않은 활약을 보이고 있으며, 부상 선수들도 곧 하나 둘 돌아올 준비를 하고 있어 강등권 탈출 가능성도 높아 질 것으로 보인다. 현 상황으로 비추어 볼 때 2월과 3월에 이 분위기를 이어나갈 수만 있다면 극적 잔류도 허황된 꿈 만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는 여전히 강등 1순위이며, 겨울 이적시장에서 후트의 영입으로 반등에 성공한 레스터의 사례로 비추어 볼 때 만약 빌라가 강등 된다면 겨울 이적시장에 공격수 영입을 하지 못한 것이 큰 후회로 남을 것이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끝날 때까지 결과를 알 수 없는 것이 스포츠다. 그 중에서도 가장 통계를 무시하는 종목이 바로 축구다. ‘공은 둥글다’라는 말처럼 정말 끝까지 어떻게 될지 아무도 완벽히 예측할 수 없다. 그 누가 1년 전 20위였던 레스터 시티가 잔류에 성공하고, 그리고 1년 뒤 그들이 1위를 하고 있을 것이라고 상상이나 했을까.

빌라도 마찬가지다. 잔류 가능성이 0%가 아닌 이상 끝까지 해봐야 한다. ‘부상 선수의 복귀는 영입과도 같다’라는 모 감독의 말처럼 비록 겨울 이적시장에 영입은 못했지만, 부상 선수가 많은 빌라에게 부상선수 복귀는 영입과 같은 효과를 낼 수도 있다. 게다가 최근 좋아진 경기력과 그 기록들이 이들의 잔류 의지를 확실하게 말해주고 있기에 아직 포기하기는 이르다.

확률상으로는 낮아 보인다. 그러나 스포츠라는 드라마에서 가장 짜릿한 순간은 극적인 상황을 연출해 냈을 때가 아닌가. 그리고 그 주인공이 아스톤 빌라가 되지 말라는 법은 없다. 시즌이 끝난 후 아스톤 빌라의 극적인 잔류 스토리를 들을 수 있길 조심스레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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