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면가왕'이 선사하는 이중인격체험

입력 2016-02-22 10:45   수정 2016-02-22 19:36

MBC `일밤-복면가왕`

김동명과 김필이 21일 방송된 MBC `일밤-복면가왕`(이하 복면가왕) 1라운드에서 탈락했다.

이에 네티즌은 "꼭 다시 나와야 한다", "도대체 김필하고 김동명 이긴 사람이 누군지 궁금하다", "패자부활전 진짜 해야 한다" 등의 반응을 보인다. 이유인즉슨 `가왕급` 가수가 떨어져서 안타까움을 보이는 것이다.

"내가 좋아하는 가수의 노래는 더 좋게 들린다. 인기라는 계급장을 떼고 진정한 노래 실력으로만 최고의 가수를 뽑는다면 누가 될까"라는 궁금증에서 시작한 프로그램 `복면가왕`덕분에 시청자들은 두 개의 인격을 체험할 수 있다. `노래를 더 듣고 싶은 참가자`와 `정체가 궁금한 참가자` 사이의 선택권이 주어지기 때문인데 쉽지 않은 선택임은 분명하다. 대표적인 예가 네 번의 가왕을 차지한 `화생방실 클레오파트라` 김연우다.

MBC `일밤-복면가왕`

김연우는 등장 당시부터 화제를 불러모았다. `연우신`이라는 별명에 걸맞은 최고의 가창력 보유한 김연우다. 하지만, 그만큼 그의 정체는 생각보다 빨리 들통났고 그때부터 시청자들의 고민은 시작됐다. `클레오파트라`의 정체는 둘째치고 그의 노래를 더 듣고 싶은 마음과 진짜 김연우인지 확인하고 싶은 마음의 충돌이 일어나는 것이다. 이런 인격 충돌은 결국 8대 가왕 결정전에서 끝났고 `화생방실 클레오파트라` 김연우의 얼굴이 공개됐다.

그런데 김필, 김동명의 탈락은 김연우와는 조금 궤를 달리한다. 이전에 출연해 탈락의 쓴맛을 봤던 이영현과 정재욱, KCM도 마찬가지다. 소위 `계급장` 떼고 오르는 무대가 `복면가왕`인데 떨어진 `가왕급` 가수들의 경우 굳이 복면을 쓰지 않아도 목소리만 들어도 알 수 있는 독보적인 목소리를 가진 가수들이 대부분이다.

계급장을 떼야 경연의 의미가 살아나는데 이들의 계급장은 다른 곳이 아닌 목소리에 있어서 목소리가 나오는 순간 정체가 탄로난 이들은 `복면가왕`이라는 프로그램 특성상 매력을 잃기 마련이다.

냉철한 `복면가왕`의 판정단은 아쉬움을 뒤로한 채 그들을 탈락시킬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인간의 호기심이 `귀르가즘`을 앞지르는 순간이다. 물론, 김필과 김동명을 누르고 상위 라운드로 진출한 상대가 그들에 비해 가창력이 부족하다는 말은 아니다. 한 라운드라도 더 목소리를 듣고 정체를 추리하고 싶은 인간의 본성이 승리한 것이다.

`목소리`, `가창력`에 무게를 두고 무대 자체를 즐길 것인가, 아니면 `정체 추리`의 묘미를 더 즐길 것인가를 두고 갈등하는 두 개의 인격 사이에서 고민하는 `복면가왕`의 시청자들은 한 네티즌의 "가면 벗기고 떨어지면 안 될 사람이었다라고 하는 건 앞뒤가 안 맞는데. 그런 거 안 따지려고 복면 쓰고 하는 거면서"라는 촌철살인의 비평을 곱씹어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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