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분위기 속에서도 우리나라의 외환건전성은 양호했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다만 원화 약세로 인한 외국인들의 투자 자금 평가 손실이 커지고 있고 올해도 외국인들이 자금 이탈 조짐이 이어지고 있어 유의해야한다는 지적입니다.
정원우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해말 기준 우리나라 주식과 채권 등에 투자한 외국인 자금은 9,411억 달러로 전년도 말(9,944억 달러)보다 533억 달러 줄었습니다.
반면 우리나라가 해외에 투자한 금액은 전년 대비 579억 달러 증가한 1조1,399억달러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습니다.
이에 따른 순국제투자 잔액은 1,988억 달러 흑자로 전년보다 1,112억 달러 늘면서 관련 통계 작성이 시작된 1994년 이후 사상 최대를 나타냈습니다.
한국은행이 발표하는 국제투자대조표는 외국인들이 국내에 투자한 돈과 한국인이 외국에 투자한 돈을 보여주는 일종의 결산서입니다. 흑자를 기록했다는 것은 우리나라가 투자를 받은 것보다 다른 나라에 투자한 돈이 더 많다는 의미입니다.
미국의 금리 인상 분위기 속에 환율 상승에 따른 외국인 투자 평가 손실은 커진 반면 국내에서는 해외 증권투자 등이 늘어난 영향이 컸습니다.
<전화인터뷰> 유병훈 한국은행 국외투자통계팀장
"(순국제투자잔액이) 이렇게 크게 증가한 것은 대외투자가 거래요인에 의한 잔액이 크게 증가한 반면에 외국인 투자는 대미 달러 원화 절하에 따른 평가 잔액이 크게 감소한 데 주로 기인합니다."
실제 환율 요인을 제외했을때 외국인들의 직접투자(+50억달러)는 오히려 늘었고 주식(-20억달러)과 채권투자(-53억달러) 감소폭은 미미한 수준으로 드러나 적어도 지난해까지는 자본유출이 실제 일어난 것은 아닌 것으로 판단됩니다.
하지만 지난해 외국인들이 앉아서 투자금 손실 기록한데다 올해 들어서도 원·달러 환율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는 만큼 자본 유출 가능성은 언제나 도사리고 있습니다.
실제 지난해에도 회사채 등 외국인의 채권투자 감소로 장기외채가 202억달러 줄었고 올해 들어서도 채권시장에서 외국인들의 자본 이탈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앞서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외국인들의 자금 이탈이 미국의 금리 인상 여파에 따라 신흥국 전반에 나타나는 불가피한 문제라고 선을 그었지만 국내 금융시장에 급격한 충격을 줄 수 있는 만큼 주시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입니다.
한국경제TV 정원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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