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애가 활발하게 이뤄지는 나라 중 하나인 이탈리아에서 뜻밖의 판결이 나 화제다.
24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대법원은 동성애 부부의 자녀 입양을 금지하는 결정을 내렸다. 자세한 내용을 보면 동성애 부부 중 1명이 입양한 자녀를 다른 동성애 배우자가 입양하는 것을 금지하는 것이다. 이번 판결의 주인공은 미국에서 만난 동성 연인과 이탈리아로 이주한 노라 벡.
이탈리아계 미국인 음악학자인 벡은 지난 2013년 동성 배우자인 리즈 조페, 자녀 2명과 미국 오리건주(州)에서 살다가 지난 2013년 이탈리아로 이주했다. 벡은 자신이 이탈리아 시민권이 있어서 다른 가족도 시민권을 받을 수 있도록 했지만, 11살의 친아들만 이탈리아 시민권을 받았고 동성 배우자 조페와 조폐의 12살 친딸은 시민권을 받지 못했다.
벡과 조페는 친자가 아닌 자녀를 미국에서 입양했으나 이탈리아에서는 이들 자녀에 대한 법적 권한이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이에 이들은 친자가 아닌 자녀를 입양하려고 소송을 제기했으나 블로냐 항소법원에서 패했고 대법원에 상고했다. 이에 대법원은 이날 블로냐 항소법원이 제출한 이 사건을 인정할 수 없다고 밝히면서 동성애 배우자의 입양을 금하는 결정을 내리게 됐다.
이러한 대법원 판결의 배경을 보면 이탈리아가 교황청의 영향력이 강하게 발휘되는 천주교 국가라는 점과 무관하지 않다. 이번 입양 금지 판결 외에도 이탈리아는 서유럽 국가 중 유일하게 동성애자의 혼인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현 이탈리아 총리인 마테오 렌치가 추진 중인 동성 결혼 허용 관련 법안은 의회의 강력한 반대에 부딪히며 난항을 겪고 있는 중이다. 이에 대한 이탈리아 국민들의 입장 역시 찬반으로 갈리면서 연일 찬반 시위가 이어지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