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리버풀 FC 공식 페이스북 |
일주일 전에 열린 원정 경기에서 득점 없이 비기고 돌아온 리버풀 선수들은 반드시 이겨야 한다는 부담감을 안고 안필드로 들어섰다. 비록 페널티킥이었지만 예상보다 이른 시각에 결정적 장면을 만들어낸 덕분에 16강 진출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
위르겐 클롭 감독이 이끌고 있는 리버풀 FC(잉글랜드)가 한국 시각으로 26일 오전 3시 안필드에서 벌어진 2015-2016 UEFA(유럽축구연맹) 유로파리그 32강 2차전 FC 아우크스부르크(독일)와의 홈 경기에서 이른 시간에 터진 페널티킥 결승골을 끝까지 잘 지켜내며 1-0으로 이기고 16강에 올랐다.
경기 시작 후 4분도 안 되어 주심의 휘슬 소리가 길게 들렸다. 리버풀의 오른쪽 크로스가 아우크스부르크 골문 앞으로 날아왔을 때 어이없는 핸드 볼 반칙이 선언된 것이다. 수비에 가담한 아우크스부르크 골잡이 도미니크 코흐가 동료 카이우비와 높은 공을 따내기 위해 점프했다가 팔을 잘못 내미는 바람에 핸드 볼 반칙을 저지른 것이다.
이 절호의 기회를 리버풀 미드필더 제임스 밀너가 놓칠 리 없었다. 그는 오른발 인사이드 킥을 낮게 깔아차 오른쪽 구석을 정확하게 꿰뚫었다. 이 선제골은 후반전 추가 시간 5분이 흘러갈 때까지 유효했다.
5년 전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1부리그(분데스리가) 승격의 기쁨을 누린 바 있는 아우크스부르크는 지난 시즌에 5위까지 뛰어오르며 대망의 유로파리그 진출권까지 따내는 기염을 토했다. 조별리그 초반 2경기를 완패하는 바람에 기대를 크게 걸지 않았지만 아우크스부르크 선수들은 포기하지 않고 네덜란드 클럽 AZ 알크마르를 잡았다. 그리고 6라운드 마지막 경기를 세르비아 베오그라드에서 치르는 불리한 조건이었지만 파르티잔 베오그라드를 3-1로 이기는 기적의 명승부를 연출했다. 극적으로 32강 토너먼트에 이름을 올린 것이다.
그리고 32강 대진표가 발표되어 그 상대가 리버풀이 되면서 아우크스부르크 선수들과 팬들은 더욱 흥분했다. 결코 쉽지 않은 길이지만 갈 데까지 가보자라는 의지가 불타올랐다. 1차전에서 리버풀에게 실점하지 않았다는 것만으로도 놀라운 결과였고 2차전 안필드까지 찾아온 것이다.
그러나 제임스 밀너에게 내준 페널티킥 선취골은 예상보다 무거웠다. 25분에 풀백 스타필리디스의 왼발 중거리슛이 위력적이었지만 미뇰레 골키퍼에게 걸렸다. 70분에는 미드필더 구자철이 기막힌 전진 패스로 동점골을 노렸다. 이 공을 받은 토비아스 베르너가 달려들어가며 골을 노렸지만 각도를 줄이며 과감하게 달려나온 리버풀 골키퍼 미뇰레에게 또 한 번 막혔다. 강팀의 골문을 열기가 얼마나 어려운가를 실감할 수밖에 없는 순간이었다.
아우크스부르크의 마르쿠스 바인치를 감독은 72분에 베르너를 빼고 골잡이 라울 보바디야를 들여보냈지만 상대 골문을 끝내 열지는 못했다. 이제 아우크스부르크는 분데스리가에 집중하여 강등권에서 비교적 가까운 현재 순위 13위를 더 끌어올려야 한다. 28일 오후 11시 30분에 홈 경기로 열리는 보루시아 묀헨글라트바흐와의 맞대결이 그만큼 중요한 셈이다.
반면에 지난 시즌 이 대회 32강에서 터키의 베식타스에게 덜미를 잡힌 리버풀은 당당히 16강에 올라 이 대회 세 개의 우승 트로피(1972-73, 1975-76, 2000-01)를 지닌 구단의 명성을 이어갈 기세다.
이제 리버풀 FC는 오는 29일 오전 1시 30분 런던에 있는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벌어지는 리그 컵 결승전에서 강팀 맨체스터 시티 FC를 상대하게 된다.
※ 2015-2016 UEFA 유로파리그 32강 2차전 결과(26일 오전 3시, 안필드)
★ 리버풀 FC 1-0 FC 아우크스부르크 [득점 : 제임스 밀너(5분,PK)]
- 두 경기 합산 점수 1-0으로 리버풀 16강 진출!
◎ 리버풀 선수들
FW : 쿠티뉴(80분↔주앙 카를로스), 다니엘 스터리지(66분↔디보크 오리지), 피르미누
MF : 제임스 밀너, 조던 헨더슨, 엠레 찬
DF : 알베르토 모레노, 마마두 사코, 루카스, 나다니엘 클라인
GK : 시몬 미뇰레
◎ 아우크스부르크 선수들
FW : 도미니크 코흐
AMF : 카이우비, 구자철(80분↔얀 모라벡), 토비아스 베르너(72분↔라울 보바디야)
DMF : 하릴 알틴톱, 알렉산더 에스바인
DF : 코스타스 스타필리디스, 라그나르 클라반, 크리스토프 얀커(90분↔숀 파커), 폴 베르하에그
GK : 마윈 히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