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출구 없는 박보검 매력에 빠지다

입력 2016-02-27 09:55   수정 2016-02-27 11:47



따뜻함. 순수. 배우 박보검을 생각하면 떠오르는 단어가 아닐까. 지난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기자와 만난 박보검은 그 이상이었다.

케이블 역대 최고 시청률 기록을 경신한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88(연출 신원호 극본 이우정)’(이하 ‘응팔’)이 지난달 16일 아쉬움을 남기고 막을 내렸다. 종영한지 한 달이 넘게 지났지만 ‘응팔’의 여운은 시청자들 뿐 아니라 박보검에게도 짙게 남았다.

“‘응팔’은 다시 생각하고 싶고 기억하고 싶고 잊지 않고 싶은 작품이에요. 그리운 마음이 크고 다들 보고 싶어요. 이렇게 인터뷰 하니까 끝난 느낌이 없지 않아 있지만 ‘꽃청춘’을 통해서 연장선에 있는 느낌이에요. 그 순간 그 때를 회상할 수 있어서 좋아요. 보고 싶은 마음이 큰 것 같아요.”

응답 시리즈는 방영 당시 복고열풍을 일으킴과 동시에 서인국, 정은지, 유연석, 정우, 손호준, 김성균 등 숨은 진주 같은 배우를 대거 배출하면서 ‘스타등용문’으로 이름날 정도다. 논란 한 번 없었던 드라마이기 때문에 ‘응팔’은 캐스팅 자체만으로도 화제를 모았다. 어깨에 힘이 들어갈 법도 하지만 그는 참 겸손했다.

“감사했던 마음이 컸어요. 출연자들 모두가 응답하라 시리즈 애청자들이에요. ‘응팔’에 합류하게 된 건 감독님께서 저희를 믿고 캐스팅하신 거니까 누를 끼쳐드리면 안되겠다고 생각했어요. 다들 우쭐해하기 보다는 ‘으쌰으쌰 하자’라는 이야기를 많이 했고 한마음 한뜻으로 즐겁게 촬영했어요.”



‘응팔’에서 바둑계 돌부처라 불리는 천재바둑소년 최택 역으로 분한 박보검은 ‘국보급 순둥이’에 등극했다. 올곧고 바른 이미지인 그에게 딱 맞는 옷이었다.

“총 세 번에 걸쳐서 오디션을 봤는데 저에 대해 많이 물어보셨어요. 담배는 피우는지, 욕은 하는지 물어보셨고요. 마지막에 초록색 트레이닝복을 입고 촌스럽게 갔는데 그 때 `바둑 연습을 해야 할 것 같다`라고 하시더라고요. 정말 좋았죠. 택이와는 자기 할 일에 있어서 집중하고 몰입하는 부분이 비슷해요. 연애할 때도 푹 빠지는 점도요. 한 사람 오랫동안 좋아하고 주차 잘 못하는 것, 우유 좋아하는 것도요. 다른 점이 있다면 택이 만큼 바둑을 잘 두진 못하고요. 젓가락질도 잘하고 신발 끈도 잘 묶어요.(웃음)”

극중 친구들 사이에서 택이는 ‘등신’으로 통하지만 바둑을 둘 때만큼은 달랐다. 강렬하고 진지한 눈빛. 한 수, 한 수를 둘 때의 손 모양까지 완벽한 바둑 기사 최택으로 몰입하기 위해 3개월 이상 바둑 연습에 매진했고, 그 결과는 완벽했다.

“잘 표현됐는지 모르겠지만 잘 하고 싶은 욕심이 많았어요. ‘바둑 좀 둘 줄 아는 아인가봐’라는 칭찬을 받고 싶어서 시간 날 때마다 연습했죠. 초반에 비해서는 잘 하는 것 같아요. 바둑을 배우니까 집중력도 많이 생기는 것 같아요. 이세돌 사범님과 컴퓨터의 대결이요? 저도 결과가 궁금한데 사람이 이겼으면 좋겠어요. 응원합니다!”



‘응팔’ 이후 대세 반열에 오른 박보검은 tvN 예능프로그램 ‘꽃보다 청춘(연출 나영석)’을 통해 매주 금요일 밤 아쉬운 시청자들의 마음을 달래주고 있다.

“‘꽃청춘’도 ‘응팔’ 덕분에 갔다고 생각해요. ‘응팔’ 아니었으면 못 갔을거에요. 또 작품 덕분에 제 이름, 얼굴 많이 알아봐주시고 사랑해주셔서 감사해요. 특히 어르신 분들이 ‘택이다’라고 불러주세요. 너무 감사하죠.”

박보검은 1시간 남짓 이야기 하는 내내 솔직하면서도 진중했고 또 밝았다. 평소 박보검의 모습이 택이라는 캐릭터에 완벽하게 녹아들었기 때문에 우리가 그에게 더 열광할 수 있었던 건 아니었을까. 스스로 생각하는 매력이 뭔지 궁금해졌다.

“어떠한 면을 좋아해주시는지 잘 모르겠어요. 쑥스러워요. 저의 모습 그대로 사랑해주셔서 감사해요. 실망 시키지 않으려고 많이 노력해요. 신중한 편이에요. 솔직해서? 믿음직스러워서 좋아해 주시는 걸까요?(웃음)”



싱어송라이터를 꿈 꿔왔던 박보검은 지금의 소속사를 만나 연기자로 전향하기로 결심, 지난 2011년 영화 ‘블러드’를 통해 연기자로서의 첫 발을 뗐다. 이후 드라마 ‘각시탈’(2012), 드라마 ‘원더풀 마마’(2013), 드라마 ‘참 좋은 시절’(2014), 드라마 ‘너를 기억해’(2015), 영화 ‘차이나타운’(2015) 등 다수의 작품을 통해 얼굴을 알렸다.

“‘너를 기억해’에서 색다른 캐릭터에 대해 연구하고 연기하면서 즐겁고 신선했어요. 기회가 된다면 무조건적인 악역보다 이유가 있고 사연이 있는 캐릭터를 하고 싶어요. 모든지 다 해보고 싶죠. 데뷔 5년이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잖아요. 앞으로 다양한 작품, 역할 해보고 싶고 메시지까지 줄 수 있는 작품을 하고 싶어요. 차기작에 대해서는 아직 생각하고 있어요. 저에게 잘 어울리고 해낼 수 있는 작품으로 선물 해주실 거라고 생각해요. 또 언젠가 기회가 되면 제가 직접 만든 노래도 들려드리고 싶어요.”



올해로 24살. 일과 학업을 병행하고 있는 박보검은 수강신청이 마음에 들지 않게 됐다며 속상해했다. 또한 ‘응팔’ 이후에도 여전히 지하철을 이용한다고. 직업만 배우일 뿐 여느 평범한 대학생의 모습과 같았다.

"조용조용히 이용하고 있어요. 많은 분들이 알아봐주셔서 감사한데 저 때문에 크게 사고가 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만약 지하철에서 보신다면 눈인사 정도만 해주셨으면 좋겠어요. 몇 호선이냐고요? 비밀입니다.(웃음) 저만의 비법으로 잘 다니고 있어요."

어느 덧 데뷔 5년차. 박보검은 자신만의 필모그래피를 차근차근 쌓고 있는 중이다. 조급하지 않고 한 계단, 한 계단 성장하고 있는 그의 미래를 기대해 본다.

“‘배우’라는 건 늘 배우는 직업이잖아요. 그래서 그런지 그 타이틀이 무겁기도 해요. 연기 잘한다고 칭찬 받으면 너무 좋겠죠. 연기력으로는 ‘박보검이라는 사람이랑 작품하고 싶다’라는 말을 듣고 싶어요. 그 한마디에 모든 것이 내포돼있다고 생각해요. 사람으로서는 ‘박보검 참 따뜻하다, 선한 영향을 주는 사람이다’ 그런 느낌을 주는 사람이고 싶어요.”

(사진=블러썸 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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