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 한국보건복지인력개발원 서울사회복무교육센터장 조기형
아동학대예방 시스템이 아동관련 전문가 중심으로 이루어져있어 사회적 위험을 대처하는데 한계가 있다. 모든 국민이 아동학대 예방자이자 감시자가 될 수도 없지만 무엇보다 연속성 있는 촘촘한 복지시스템 구축이 중요한 시점이다. 학교, 동주민센터 및 읍면사무소, 경찰, 119소방서 등 지역사회와 연계한 아동학대예방시스템 강화 없이는 사회적 위험에 대처할 수 없다.
지난해 12월 발생한 인천 슈퍼마켓 아동학대사건, 부천 초등생 토막 살인사건, 백골화된 여중생 학대사망사건, 경기도 광주 아동학대 암매장사건 등 연일 아동학대 관련 소식에 사회적 충격은 가히 너무나 충격적이다. 소중한 생명을 최소한의 양심과 인륜을 저버리는 인명경시를 볼 때 가슴 먹먹함과 답답함은 큰 충격이며, 우리 사회의 어두운 단면을 보는 것 같아 안타깝기 그지없다.
삶이 고달프지만 그래도 따뜻한 모성과 부성이 넘쳐났던 우리사회가 아니었던가? 하루하루 삶의 무게가 무거워도 견디어가면서 꿈과 희망을 심지 않았던가? 그런데 요즘 사람들의 얼굴 표정은 어둡고 지치고 힘들어 보이기만 하다. 패륜아는 물론, 자녀를 학대하는 비정한 부모 등 아동학대 사건사고들로 연일 언론의 주요 뉴스로 도배하고 있는 것이 우리의 현주소이기 때문이다.
아동학대의 가해자는 대부분 부모들이라고 한다. 학대의 잔혹성은 차마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끔찍하다. 그러나 이러한 문제를 개인과 한가정의 문제만으로만 치부하기엔 모질지 않을까 싶다. 고용 없는 성장, 실업의 증가, 빈부의 격차, 중상층의 몰락 등 공동체가치와 인간의 존엄보다 물질만능주의에 갇혀 있는 우리의 모습은 아닌지, 사회구조적인 문제는 없는지 냉철하게 생각해 봐야한다. 지금 우리는 어떤 모습일까? 인간의 존엄성이 말살되고 해가 갈수록 아동학대가 여전히 근절되지 않고 있다. 아동학대문제로 온 사회가 큰 충격과 비애감으로 싸여있는 우리의 현실을 보면 암울하기만 하다. 이 모든 것은 우리사회의 건강성과 인간존엄의 가치에 적색 경고등이 켜진 거나 다름없다.
따라서 아이들이 이들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사람들에게 쉽게 도움을 요청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전국의 어린이 집, 아동시설, 지역아동센터 등에 근무하는 약 3천여 명의 사회복무요원들이 있다. 2016년에는 아동복지시설에 1,702명의 사회복무요원이 신규로 배정될 계획이다. 이들은 지역사회 속에서 취약계층 아동들을 위해 방과 후 학습지도, 놀이지도, 급식지도 등 매우 다양한 활동들을 하고 있다. 불미스러운 일에 노출됐을 때, 국가인적자원인 사회복무요원들을 활용하여 아동학대예방활동 인력으로 활용한다면 좀 더 촘촘한 사회복지 안전망구축에 힘이 될 수 있을 것이다.
2015년 개정된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에 의하면 아동학대는 누구든지 신고할 수 있도록 하고, 아동복지관련공무원, 아동관련 단체장과 종사자까지 아동학대 신고의무자로 규정하고 있다. 아동학대에 대한 신고의무자에 사회복무요원을 신고의무자로 규정한다면 아동학대예방에 보다 실질적인 효과성을 도모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2015년 12월 말 기준으로 아동복지시설을 포함한 사회복지시설에서 복무중인 사회복무요원이 13천여 명에 이른다. 이들 또한 아동학대신고의무자로 지정하거나 노인, 장애인 등 취약계층보호에 대한 감시자로서, 예방자로서 옴부즈맨활동이나 공익적 역할을 강화하면 어떨까. 사회복무요원 또한 사회적 책임감과 소명의식을 통해 보람 있는 복무생활이 되지 않을까 싶다. 특히 사회복무요원들은 국민의 안전지킴이로서 복지현장의 파수꾼들이다. 그리고 사회복지안전망의 일선 현장의 보루다. 국가인적자원인 이들을 통해서 국민모두가 보다 안전하고 건강한 사회, 따뜻하고 행복한 사회를 만들어 가는데 크게 일조해가길 기대해 본다.
정리 / 한국경제TV MAXIM 박성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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