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빅뱅이었다. 빅뱅은 3월 6일 서울 올림픽 체조경기장에서 ‘2016 BIGBANG WORLD TOUR MADE FINAL IN SEOUL(빅뱅 월드투어 메이트 서울 콘서트)’를 진행하고 1만 3천명의 팬들을 만났다. 앞서 4일과 5일 공연을 포함해 3일동안 총 3만 9천명의 팬이 운집했다. 과연 빅뱅만이 가능했던 최대 규모였다.
이날 빅뱅은 오프닝 무대로 ‘뱅뱅뱅(BANG BANG BANG)’과 ‘투나잇(TONIGHT)’의 무대를 연달아 꾸미고 ‘스투피드 라이어(STUPID LIAR)’의 무대까지 선보였다. 승리는 “모두 너무 보고싶었어요”라며 누드스테이지로 뛰어올라 관객과 호흡을 시도했다.
국내 팬들을 향한 오프닝 인사에도 각자의 개성을 담았다. 지드래곤은 “빅뱅이 돌아왔다. 월드투어 마지막 쇼에 오신 것을 환영한다. 끝까지 잘 부탁드린다”며 의젓한 인사를 건넸다. 승리는 구수한 사투리 억양으로 “다들 잘 지냈나. 내 안보고싶드나. 오늘 죽을 준비 됐지”라는 재치있는 맨트로 웃음을 자아냈다.
탑은 목소리만큼이나 진지하고 젠틀했다. 탑은 “어제 비가 왔는데 오늘은 화창하다. 메이드 월드투어 파이널 콘서트에 오신 것을 환영한다. 재밌게 노시길 바란다”고 정중하게 인사했다. 대성은 “오랜만이다. 대성이다. 오늘 정말 파이널, 마지막 콘서트다. 즐겁게 야무지게 재밌게 놉시다”라고 발랄하게 말했다. 마지막으로 태양은 “여러분 사랑합니다”라는 다정한 말과 함께 “오늘 마지막 날 미칠 준비, 다같이 즐길 준비 됐나”라고 물으며 팬들의 함성을 이끌어냈다. 곧바로 빅뱅 멤버들의 감미로운 목소리가 담긴 ‘하루하루’가 장내에 울려퍼졌다.
무대 규모도 남달랐다. 실내공연장에서는 처음으로 ‘스틸트러스’를 활용한 누드스테이지가 설치됐다. 콘서트 관객의 시야를 방해하지 않으면서, 역동적이고 자유로운 무대를 표현해냈다. 음향 역시 ‘에이덤슨에너지아시스템’을 도입해 최상의 사운드를 구현했다.
눈길을 사로잡는 조명 속에서 ‘블루(BLUE)’, 거울 퍼포먼스와 더불어 ‘루저(LOSER)’의 무대를 마치고 승리는 다시 한 번 한국 팬들을 향한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멤버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승리는 “이 모든 것은 한국 팬분들이 없었다면 가능하지 않았을 거다. 가슴 깊은 곳부터 감사하고 생각한다”며 감사 인사를 했다. 태양은 “작년 다른 도시를 다니며 투어를 했다. 고향이고 집인 한국 콘서트, 한국 VIP 팬 여러분들이 너무나도 보고싶었다”고 팬들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대성 역시 “잘 다녀왔다. 한국 팬분들의 떼창에 감동받는다. 가사 뿐 아니라 음까지 따라해주신다. 그때 ‘아, 이곳이 집이로구나. 마음의 참된 안식처를 찾았구나’를 느낀다”고 재치있게 말했다.
탑은 “빅뱅 첫 콘서트도 이곳에서 했다. 그때 중고등학생이던 팬들이 다들 숙녀가 됐다. 1년 월드투어동안 낯선 해외 호텔이서 보냈다. 외로운 시간도 많았지만, 새롭게 발견하고 느낀 것도 많다”고 진지하게 월드투어 소감을 전했다. 지드래곤은 “1년동안 많은 투어를 다니며 잊고 있었는데, 와보니 역시 한국 여자가 제일 예쁘다. 설레고 잘 보이고 싶고 그렇다. 한국분들은 일반적으로 노래를 굉장히 잘하신다. 그 중 우리 VIP는 더 잘하는 것 같다”고 말하며 다음 곡을 함께 부르자고 제안했다.
노래를 잘하는 한국 VIP 팬들과 함께 부르는 ‘배드보이(BAD BOY)’의 무대가 펼쳐졌다. 라이브 밴드와 어우러진 ‘이프 유(IF YOU)’ 무대도 완벽했다. 멤버들 각자의 개성을 담은 솔로 무대는 승리 ‘스트롱 베이비(STRONG BABY)’, 대성 ‘날개’, 탑 ‘둠다다(DOOM DADA)’, 태양 ‘눈, 코, 입’, GD&TOP ‘쩔어’, GD X TAEYANG ‘굿 보이(GOOD BOY)’, 지드래곤 ‘삐딱하게’의 순서로 이어졌다.
잠시 쉴 틈도 없었다. 공백 없이 웅장한 드럼사운드가 공연장을 울렸다. 드럼 스틱을 손에 쥔 대성이었다. 대성의 드럼연주를 시작으로 ‘맨정신’의 무대가 시작됐다. 연달아 ‘베베(BAE BAE)’의 무대까지 정신없이 휘몰아쳤다.
2006년 싱글 앨범 ‘BIGBANG’으로 데뷔해 10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멤버들은 지난 10년의 공을 모두 팬들에게 돌렸다.
태양 “데뷔 후 10년이 지나도 여전히 빛날 수 있다는 걸 여러분이 증명해주셨다. 요즘들어 빅뱅 다섯명 모두, 축복받은 사내들이라는 생각이 든다. 주시는 놀라운 사랑을 하루하루 소중히 생각하며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아가겠다. 오랫동안 빅뱅은 멋진 음악, 멋진 무대로 보답할 수 있게 최선을 다하겠다. 사랑한다.”
대성 “10년동안 가요계 젊은 피의 러쉬에도 불구하고 아랑곳하지 않고 경주마처럼 10년동안 곁을 지켜주신 것 정말 감사드린다. 눈은 항상 새로운걸 쫓고, 귀와 가슴은 결국 익숙한 것으로 돌아선다는 말이 있다. 앞으로 눈과 귀와 가슴을 충족시켜드리며 결국엔 귀와 가슴 속에 남는 빅뱅, 여러분의 남자가 되겠다.”
탑 “열아홉살에 처음 여러분 앞에 섰다. 10년이 지나 나이가 들어서 이제 서른이 됐다. 10년동안 해온 음악, 표현들보다 여러분의 웃는 얼굴이 빅뱅에게는 죽을때까지 평생 기억에 남을 것 같다. 빅뱅도 10년동안 보고 느끼고 배운 것이 많다. 앞으로 20년, 30년이 됐을 때 빅뱅이 얼마나 더 발전할 수 있을까 기대도 된다. 항상 조금씩 성장하고 발전하는 빅뱅이 되도록 노력하겠다. 감사하다.”
지드래곤 “한국 팬분들을 만날 때 언제부턴가 가장 가까이 살고 있지만, 왠지 모르게 멀어진 기분이 들어서 마음이 무겁기도 했다. 그런데 역시, 이렇게 만나서 같이 시간을 보내니까 행복하고 기분이 좋다. 멤버들 이야기처럼 10년동안 좋지 않은 날들에도 그 자리, 그 곳에서 기다려주시고 계속해서 사랑을 보내주셨다. 사실 이제 10년이 된거지 앞으로 만날 날들이 더 많다고 생각한다. 함께 나이가 드는 순간에도 웃으면서 노래부를 수 있었으면 좋겠다.”
승리 “공연 전 YG 직원분들과 미팅을 가졌다. 올해 여름 이곳 대한민국에서 빅뱅 10주년 기념 콘서트가 열린다. 1년동안 사랑에 보답하고자 10주년 콘서트를 기가막히게, 재밌게, 하루 종일 페스티벌로 만들 예정이다. 친구들 다 데려와도 된다. 더 넓고 크고 바람도 부는데서 많은 분들과 많은 시간 공연할 수 있도록 할테니 많은 기대 해주시길 바란다.”
빅뱅과 관객 모두에게 놀란 공연이었다. 지치지 않는 체력, 뜨거운 열정이 3시간을 꽉 채웠다. 마지막 곡 ‘판타스틱 베이비(FANTASTIC BABY)’와 앵콜곡 ‘위 라이크 투 파티(WE LIKE 2 PARTY)’까지. ‘과연 빅뱅’이라는 감탄이 저절로 나오게 만드는 시간이었다.
가요계의 역사를 새로 쓴다. ‘빅뱅’은 늘 앞서 달렸다. 빅뱅의 10년이 당연하게 느껴지는 것은 20년, 30년도 이어갈 수 있을 거라는 믿음 때문일까. 빅뱅이 VIP를 만들고, VIP가 빅뱅을 만든다. 빅뱅과 VIP가 함께 써내려갈 미래의 새로운 그림들에 벌써부터 기대가 모인다.
한편, 빅뱅은 약 10개월에 걸친 ‘MADE’ 월드투어를 통해 중국, 일본, 태국, 싱가폴 등 아시아 국가와 미국, 멕시코, 캐나다 등 북미, 오세아니아 투어 등 13개국 32개도시 66회 공연으로 약 150만 명의 해외 팬들과 만났다.
(사진=YG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