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사상 첫 챔프전 진출 실패… 변화가 필요하다

입력 2016-03-15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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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화재는 PO2차전에서도 패배, V리그 출범이래 첫 챔프전 진출이 좌절 됐다.(사진=삼성화재)

또 다른 공격수가 있었더라도 결과는 같았을까?

14일 대전에서 펼쳐진 2015-2016프로배구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삼성화재가 OK저축은행에 1-3(18-25, 25-20, 19-25, 20-25)으로 패하며, V리그 출범 후 사상 처음으로 챔프전 진출이 좌절됐다.

2차전 삼성화재의 에이스 그로저는 26득점(서브1, 블로킹2)을 올리며 맹활약했다. 팀내 공격 점유율은 56.52%로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했다. 그러나 경기 도중에도 몸 상태가 좋지 않은 모습을 보여줬던 그로저는 공격 성공률 44.23%에 그치며 팀을 승리로 이끌지 못했다. 류윤식이 9득점, 중앙에서 지태환이 7득점을 올렸으나 시몬과 송명근의 쌍포로 맞선 OK저축은행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한 때 봄 배구 진출 좌절이 예상되기도 했던 삼성화재였으나 시즌 후반 대한항공의 끝없는 추락으로 힘겹게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했다. 그러나 1인 공격수 체제의 한계를 드러내며 올 시즌 삼성의 배구는 플레이오프에서 멈추게 됐다. 분명 결과론이기는 하지만 만약 그로저 외에 또 다른 공격수가 있었다고 해도 삼성화재의 배구가 플레이오프에서 멈췄을까? 결과는 장담할 수는 없지만 무기력한 탈락을 없었을 것이다.

삼성화재는 2007-2008시즌을 시작으로 V리그에서 확실한 배구 스타일을 구축했다. 일각에서는 ‘몰빵 배구’를 한다고 비판의 소리도 있었다. 하지만 7시즌 연속 우승을 하는 동안 대부분의 팀들이 삼성화재의 스타일을 따라 하기에 이르렀다. 또한 주변 평가가 어떻든지 삼성화재는 무너지지 않았기 때문에 배구 스타일을 바꿀 필요가 전혀 없었다.

하지만 지난 시즌 OK저축은행에게 챔프전에서 패하면서 변화의 필요성이 제기 됐다. 또한 신치용 감독이 일선에서 물러나고 임도헌 감독이 새롭게 부임을 하면서 변화가 기대됐다. 그러나 이전의 삼성화재 배구와 차이가 없었다. 결국 올 시즌도 그로저 혼자 배구를 했다고 할 수 있다.

당장 챔프전 진출 실패보다 앞으로가 더 문제다.

내년 시즌부터 외국인 선수 선발 방식이 트라이아웃으로 시행된다. 따라서 국내 선수들의 활약이 중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눈에 띄는 국내 공격수 자원이 없다는 것이다. 오랜 기간 외국인 선수에 의존하는 배구를 하면서 얻은 결과물은 국내 공격수 자원들의 발전이 없다는 것이다. 공격수로 임무보다 윙 리시버의 임무가 절대적이었기 때문이다. 더욱 문제는 수비에서도 성장하지 못했다.

V리그 출범 후 7번의 챔프전 우승의 성과는 결코 폄하할 수 없다. 그래서도 안 된다. 하지만 기존의 배구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삼성화재에게 변화는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올 시즌 현대캐피탈이 내세웠던 ‘스피드 배구’를 따라할 필요는 없다. 어떤 스타일이든 삼성화재에게 맞는 배구, 삼성화재가 할 수 있는 배구를 하면 된다. 다만 더 이상 일명 ‘몰빵 배구’로는 힘들다는 것이다.

또한 임도헌 감독도 전임 신치용 감독의 배구에서 탈피해야 한다. 감독으로 첫 시즌, 과연 자신이 추구하던 배구를 했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을까? 어쨌든 시즌은 끝났지만 여러 가지로 변화가 필요한 삼성화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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