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계, 중국 하청으로 전락 ‘우려’

입력 2016-03-16 21:16  

    <앵커>

    해외시장에서 국내 건설사들의 입지가 갈수록 좁아지고 있습니다.

    이제는 국내 건설사들이 중국 건설사들의 하청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위기감마저 나오고 있는데요.

    이를 극복하기 위해선 초대형 해외 프로젝트 수주가 가능하도록 정부와 금융권이 제 역할을 다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김덕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우리나라 해외건설 수주 실적은 말 그대로 비상입니다.

    600억 달러대를 기록했던 해외건설 수주 금액이 지난해에는 30% 급감했고 올해는 더욱 하락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유가 뭘까?

    글로벌 경기가 위축되면서 시행사로부터 하청을 받는 즉 단순 도급 사업의 수주가 급감했기 때문입니다.

    단순 도급 사업 해외시장에 진출하는 게 한계에 봉착했다는 의미입니다.

    현재 글로벌 건설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금융을 등에 업어야 합니다.

    시장이 다시 열리는 이란을 포함해 중동, 아프리카, 아시아 발주처 대부분이 금융과 시공, 운영까지 모두 책임져 주는 투자개발형 사업을 원하고 있습니다

    중국과 일본은 빠르게 치고 나가고 있습니다.

    중국과 일본의 정책금융 규모는 우리와는 비교가 되지 않습니다.

    중국은 무려 우리의 45배에 이르고 일본도 3배 이상 자산이 많습니다.

    특히 이들 국가들은 공기업들이 전면에 나서서 수주활동을 벌이고 있습니다.

    국가가 보증을 한다는 의미입니다. .

    이로 인해 지난해 중국은 56억 달러의 인도네시아 고속철도, 120억 달러의 나이지리아 철도 공사 등을 수주했고 일본은 150억달 러의 인도 고속철을 수주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중국. 일본과 경쟁을 하려면 국가 대항전으로 가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선 우리 정부가 직접 나서야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인터뷰> 업계 관계자
    "우리 공기업 보다 좋은 신용도 좋은 민간 기업 있는가? 공기업은 국가 신용도 인데..정부가 한쪽 뒷다리를 잡고 있으면서..이중잣대를 대면서 어떻게 중국과 일본을 이기겠는가?"

    이런 와중에 강호인 국토교통부 장관은 오늘 건설, 엔지니어링 업계 간담회에서 "우리 기업의 해외수주를 위해 고위급 회담, 수주지원단 파견 등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그동안 해왔던 일만 열심히 하겠다고 강조한 것일 뿐 대형 해외 프로젝트 수주를 위한 근본적인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했다는 게 업계의 평가입니다.

    현재 철도시설공단은 120억 달러의 말레이시아 싱가폴 고속철 수주를 위해 컨소시엄을 구성했지만 아직까지 성과는 없습니다.

    LH 역시 2014년 200억 달러 규모의 쿠웨이트 신도시 개발 의뢰를 받았지만 서류만 만지작거리고 있습니다.

    우리 정부가 지금처럼 소극적인 해외수주 전략을 고수하는 한 국내 건설사들이 중국 기업들의 하청업체로 전락할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의미입니다.

    한국경제TV 김덕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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