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가, 매매가 추월…깡통전세 현실화

고영욱 기자

입력 2016-03-18 18:26   수정 2016-03-18 18:28

<앵커>

최근 3년간 아파트 전세가가 계속 상승했습니다.

이런 흐름이 올해도 계속 이어지자 이제는 ‘깡통전세’라는 말까지 등장했습니다.

아파트 전세시장과 깡통전세에 대해서 고영욱 기자와 이야기 해보겠습니다.

고 기자 먼저 최근 전세시장에 대해서 설명해주시죠

<기자>

네 아파트 전세가 오름세가 지칠 줄 모릅니다.

전국 아파트 전세가는 지난주 0.04% 올랐는데 이번 주 들어서는 0.05%로 상승폭이 더 커졌습니다.

서울은 지난 2012년 7월부터 44개월 연속으로 전세가가 상승하고 있습니다.

서울 아파트 평균 전세가율은 2012년 7월 기준 49.6%였는데 2013년 7월 60.2%를 기록해 처음 60%대에 들어서더니 지난해 10월에는 70%까지 돌파했습니다.

이런 상승세에 올해 2월 기준 서울 아파트 평균 전세가율은 74.2%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일부 자치구는 80%를 넘어선 곳 까지 나타났는데요.

성북구는 83.7%, 성동구는 80.7%이고 구로구(79.9%)와 동작구(79.8%), 강서구(79.5%)도 80%대에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이에 비해 아파트 값은 지난주까지 10주 연속 보합세를 기록하면서 전세가와 매매가의 차이가 점점 좁아지고 있습니다.

이른바 ‘깡통전세’의 위험이 현실화 되고 있는 겁니다.

<앵커>

깡통전세라는 단어만 들으면 어떤 의미인지 쉽게 와 닿지 않는데요,

먼저 깡통전세가 무엇인지 설명부탁드립니다.

<기자>


깡통전세란 쉽게 말해 집을 팔아도 대출금을 갚지 못하는 주택에 들어사는 전세를 말합니다.

집주인이 대출금을 갚지 못해 주택을 경매에 넘기게 되면 집값이 일반적으로 시세의 80%이하로 떨어집니다.

이때 은행 빚과 전세금을 합쳐 집값의 80%가 넘어가게 되면 은행 빚을 갚느라 세입자의 전세금 일부나 혹은 전체를 떼이게 되는 겁니다.

일반적으로 아파트 값에 대한 전세가의 비율이 70%를 넘어설 때 위험수준으로 분류하는데 수도권 일부단지는 전세가가 집값을 넘어선 곳도 나타났습니다.

실제로 전세가가 매매가를 넘어선 곳입니다.

서울 성북구 하월곡동에 있는 월곡두산위브 아파트 전용면적 59㎡의 경우 지난달 전세 거래가 3억 6000만 원에 체결됐는데, 같은 달 같은 면적의 아파트 매매거래는 3억 5500만 원에 이뤄졌습니다.

또 경기도 의왕시 내손동에 있는 삼성래미안 아파트 전용면적 55㎡형의 경우도 지난달 전세가가 3억 3000만 원이었는데 같은 달, 동일 면적의 아파트가 3억 2000만 원에 팔렸습니다.

전세가가 아직 매매가를 추월하진 않았지만 턱 밑까지 쫓아온 단지들도 있습니다.

지난해 4월에 입주한 서울 마포구 아현동의 공덕 자이아파트는 전용면적 84㎡형의 전세가율이 99.4%에 이릅니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래미안 대치팰리스도 마찬가집니다. 지난해 9월 입주한 이 아파트는 전용면적 84㎡형의 전세가율이 96.3%입니다.


<앵커>


전세가가 오르다 이제는 아파트값을 넘어서는 단지까지 나타나고 있군요. 왜 이런 현상이 벌어지는 거죠?

<기자>


앞선 사례들은 모두 수도권에서 발생한 사례입니다. 가장 큰 이유는 지난달부터 수도권을 대상으로 시작된 대출심사 강화 때문입니다.

‘이럴 바에야 집을 산다’고 생각했던 사람들이 대출규제 강화로 돈을 마련하기가 까다로워지면서 전세수요가 매매수요로 전환되지 못하고 있는 겁니다.

전문가 이야기 들어보겠습니다.

<인터뷰> 신정섭 신한은행 부동산팀장
“대출규제로 집값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전세수요가 매매수요로 넘어가지 못하고 있다. 이는 수요초과 현상이 극심한 전세시장의 수급불안을 가중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여기에 지난해 하반기부터 제기돼온 아파트 공급과잉 논란과 금리인상 가능성 등 주택시장의 악재 요소들도 한 몫을 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일부 무리하게 집을 마련한 사람들이 이런 악재들과 대출금 상환 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시세보다 싼 가격에 집을 내놓기 시작한 겁니다.

지난 14일 기준 전국 아파트 값은 0.01% 떨어지면서 5주 연속 하락세를 기록했는데요.

수요자들 입장에선 현 시점에서 집을 덜컥 샀다가 오히려 가격이 떨어질까 걱정 때문에 내 집 마련 보다 전세를 선호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집 주인들은 저금리 영향으로 전세보다 월세로 집을 내놓고 있습니다.

전세물량이 귀해지면서 전세가는 계속 오르는데 전셋값이 매매가에 근접하면 전세수요가 매매로 돌아선다는 통념이 깨진 겁니다.

정리하면 수요자 입장에서는 집을 샀을 때 집값이 하락하는 것에 대한 위험과 깡통전세에 대한 위험 사이에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집주인 입장에서는 전세가가 매매가를 추월하면서 돈 안들이고 집을 산 셈입니다.

<앵커>


집값이 떨어지지 않는다는 보장만 있다면 집을 살 텐데 불확실하다보니 애꿎은 전세가만 올라가고 있군요. 앞으로는 어떻게 될까요?

<기자>


전문가들은 대세적 하락이라기 보단 조정기라고 보고 있습니다 각각의 위험요인으로 살펴보면 공급과잉 문제는 과거 공급이 부족했던 것을 감안하면 현재까지 우려할 만한 상황은 아니고, 금리도 현재 대내외 경제상황을 고려했을때 당분간 저금리 추세를 유지할 것이라는 관측입니다. 마지막 남은 요인은 가계대출 규제같은 정부 정책의 흐름인데요. 장기적으로 정부가 주택경기활성화 정책을 취한다면 시장이 다시 회복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앵커>


네 지금까지 부동산팀 고영욱 기자와 함께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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