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자의 마켓노트> "대우조선, 과거 손실축소"…후폭풍 우려

김종학 기자

입력 2016-03-24 10:03  

● <김기자의 마켓노트> "대우조선, 과거 손실축소"…후폭풍 우려

<앵커>
우리 조선업 위상이 예전같지 않다는 건 어제오늘 일이 아닙니다만 불투명한 회계로 인해 또 한 번 실적 기대감이나 신뢰도에 타격을 입게 됐습니다.

먼저 어제 주식시장 상황입니다. 감사보고서를 기한내에 제출하지 못한 상장사들의 주가가 줄줄이 하락했습니다.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서 각각 8개 기업이 정기 주주총회 일주일을 남겨두고 감사보고서를 제출하지 못했습니다.

외부감사인의 감사의견으로 비적정을 받으면 주식시장에서 퇴출되기 때문에 이같은 우려를 반영해 유가증권시장에서는 대우조선해양이 4.26%, 현대페인트, 핫텍도 동반 급락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분식회의 의혹을 받아온 대우조선해양이 2013년과 2014년 2년간 2조원대의 손실을 재무제표에 반영하지 않았던 걸로 나타났습니다.

회계업계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 외부감사인인 딜로이트안진회계법인이 감사 과정에서 2013년, 2014년의 재무제표에 오류가 있다고 보고 이를 정정해줄 것을 요구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대우조선해양의 2013년, 2014년 재무제표에 장기매출채권 충당금과 노르웨이 송가프로젝트 손실 등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라는 이유 때문입니다.

지난해 추정 영업손실 5조 5천억원 가운데 약 2조원을 2013년과 2014년에 나눠 반영해야 하는 건데 이에 따라 흑자였던 과거 실적도 적자로 돌아설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이미 대우조선해양은 2013년에 4천242억원, 2014년에 4천543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고 밝혀왔습니다.

문제는 금융당국이 대우조선과 회계법인에 대해 회계감리에 착수하고, 검찰도 분식회계 의혹을 수사 중이라는 겁니다.

회사측이나 회계법인에서는 분식회계로 보기 어렵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설명하자면, 선박 하나를 건조하는데 장기간에 걸쳐 이뤄지기 때문에 미리 받을 돈을 실적에 반영해온 건데, 경제상황이나 업황이 급격히 악화되면서 이걸 받지 못했다라는 겁니다.

대우조선해양의 재무제표 정정공시는 주주총회를 앞둔 다음주초에 공개될 걸로 보입니다.

다만 이번 재무제표 정정 시점부터 투자해온 개인투자자들의 반발은 피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정부 지원으로 구사일생한 대우조선해양.

그러나 조선업황 악화와 더불어 투명하지 못한 회계로 인해 수주는 물론 경영정상화까지 험난한 행보를 예고하고 있습니다.

마켓노트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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