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라인 11]
김동환의 시선
출연 : 김동환 앵커
시장을 향한 신선한 시각……
목요일 김 동환 의 시선이 머무는 곳은 `복원력`입니다.
혹 진수식에 가보셨습니까? 갓 만들어진 배를 처음 바다에 띄우는 것을 보면 참 신기합니다. 바다에 첨벙하고 밀어 넣는 순간, 배는 옆으로 거의 침몰할 것처럼 누워버립니다. 그러나 곧 기우뚱거리며 바로 섭니다. 이렇게 배는 원래의 상태로 돌아가게 하도록 하는 복원력을 기초로 설계됩니다. 당연히 이 복원력이 없는 배는 조그만 파도에도 바로 침몰해 버릴 것입니다.
무려 5조 5,000억 원이나 손실을 낸 대우조선해양이 2조 5,000억 원의 손실을 지난 2013년과 2014년에 수정해서 반영키로 했습니다. 작년에 새로온 CEO가 이른바 빅배스를 통해 손실을 털고가겠다고 하다보니 무려 5조 5,000억 원이나 적자를 본 것입니다. 13조 원이 채 안 되는 매출을 한 회사가 손실을 5조 5,000억 원을 봤다. 여러분은 이해가 되십니까?
그것도 경쟁사가 조 단위의 적자를 보던 해 4,000억 원 넘게 흑자를 내던 회사가 말입니다. 당시 회계 감사를 맡았던 회계법인이 이번엔 그때 재무제표 잘 못 됐으니 손실을 반영한 수정 재무제표를 만들라고 했다는 건데, 그러면 그 재무제표를 보고 투자한 우리 투자자들은 뭐가 되고 또 돈을 빌려준 은행들, 회사채를 산 기관투자자들은 어떻게 되는 것입니까?
회계는 보수주의를 가장 중요한 원칙으로 합니다. 물론 정확한 것이 최선입니다만, 확실치 않은 항목이 있다면 손실은 가능한 크게 이익은 가능한 작게 잡아 이 재무제표를 보는 이로 하여금 나중에라도 속았다는 생각이 들지 않도록 해야 하는 것입니다.
희대의 회계 부정을 저지른 엔론의 CEO는 징역 400년이란 형을 받았고, 회계조작을 도운 회계 법인 아더앤더슨은 그 일로 몰락했습니다. 역사 속으로 사라진 이 엔론이란 단어, 미국에서는 파산이란 말과 동의어로 쓰이기도 합니다. `I don`t want to enron the American people` 전임 조지 부시 대통령의 적자 예산 편성을 반대하는 당시 민주당 원내총무가 미국인들을 파산시키기 원치 않는다는 의미로 한 말입니다. 한 회사의 회계 부정이 그 기업은 물론이고 나라를 흔들어 버릴 수도 있습니다.
우리 조선산업의 역사 어떻게 만들어 온 겁니까? 500원짜리 지폐에 그려진 거북선을 보이며 "우리는벌써 1,500년대에 철갑선을 만든 나라다. 조선소도 없고 돈도 없고 물론 주문도 없다. 배를 주문해 주면 그 돈으로 조선소도 짓고 배도 만들어 주겠다"는 고 정주영 회장의 무모한 도전정신이 세계 제 1의 조선 강국을 만들어 낸 것입니다.
이 조선 산업이 중국의 추격과 일본의 역공에 고전하고 있습니다. 올해 들어 수주는 작년의 5%에 불과하고 조선 3사가 작년에만 낸 적자가 8조 5,000억 원입니다.
집채만한 파도에도 버틸 수 있는 힘이 바로 복원력입니다. 그리고 이 복원력은 배의 원래 무게에서 가장 커집니다. 큰 파도가 왔을 때 필요 없는 짐을 버리는 이유입니다. 우리 조선사들이 잘못된 회계 관행, 내 임기 중엔 결과보다 수주가 더 중요하다는 보신주의, 그리고 타성에 젖은 노사관계. 이런 것들을 과감히 버려야 다시 설 수 있습니다.
흔들리는 우리 조선산업 꼭 다시 일으켜 세워야겠습니다.
지금까지 김동환의 시선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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