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성과주의 도입이 논의를 시작하기도 전부터 극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사측은 불가피한 경우 노동조합과 합의 없이 성과연봉제를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며, 금융노조는 이미 교섭결렬과 총파업 시기까지 계획해 두었습니다.
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는 30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제4차 대표자회의를 열고 산업은행과 기업은행 등 7개 금융공기업이 사용자협의회를 탈퇴해 성과연봉제 도입을 위한 개별 협상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2003년 사용자협의회가 결성된 이후 회원사 탈퇴는 처음 있는 일입니다.
하영구 사용자협의회 회장은 "산별교섭의 형태를 띄면 시간이 오래 걸리고, 금융공기업의 경우 인센티브 부여 등이 걸려 있어 4~5월 중으로 빨리 타결하고 싶어 한다"며 금융공기업들의 탈퇴 배경을 설명했습니다.
이날 회의에서 사용자 측은 노조와의 합의 없이 성과주의 도입할 수 있는 방안도 함께 검토했습니다.
공기업의 경우 성과연봉제 도입이 조속히 이뤄져야 하는 만큼 노동조합과의 합의대신 `사회통념상 합리성`이란 개념을 대입해 강행하겠다는 방침입니다.
사용자협의회는 "현재 고용노동부와 함께 판례를 검토하고 있으며, 근로기준법과 단체협약 위반의 문제는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을 내렸습니다.
성과연봉제만큼 뜨거운 감자인 신입직원 초임 삭감 역시 당초안대로 추진됩니다.
사용자협의회는 "앞서 경총에서 과도한 신입직원 연봉을 조정해 청년채용을 확대한다는 지침을 발표한 상태"로, "임금제도를 변경할 때 노사합의로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신입직원 초임 조정을 판례와 행정해석 등에 의거 노동조합 동의 없이 추진하겠다"고 논의했습니다.
회의록에는 "노조와의 합의를 위해 최선을 다했다는 명분을 얻을 수 있다"는 문구까지 들어있습니다.
저성과자를 해고할 수 있는 공정인사 지침 신설 역시 사측의 주요 안건으로 임금단체협상에 올라갈 예정입니다.
반면 금융노조 측은 "모든 교섭과 체결권은 금융노조위원장에게 있어, 사측의 일방적인 탈퇴는 의미가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앞서 금융노조는 지난 2월 각 지부에 `성과연봉제 합의 금지`를 통보하고 위반시 징계처분을 경고한 바 있습니다.
노조 측은 임단협 주요 요구안으로 성과연봉제 금지, 신입직원 차별 금지, 비정규직 운영 금지, 탄력근무제 도입 금지 등 사측의 안건과 정반대되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또 요구안 전면에는 관치금융 철폐, 낙하산 인사 금지, 노조의 경영참여 보장 등이 배치되어 있어, 사실상 성과연봉제 도입을 최대한 늦춰 도입을 저지하려는 전략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나아가 한국노동의 노동법 저지투쟁 일정에 맞춰 6월 교섭결렬과 9월 총파업까지 일정 계획을 마쳐, 사측과 노조 모두 협상 테이블에 앉을 의사는 없어 보입니다.
건설적인 경쟁 유도와 성과 보상제도의 정비를 통해 성과주의 문화를 정착시키겠다는 취지는 없어지고, 성과연봉제를 둘러싼 노사간의 갈등만의 격화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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