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라인 11]
- 김학주의 마켓분석
- 출연 : 김학주 한동대학교 교수
1. 옐런 Fed의장이 금리인상 속도 조절 언급을 하면서 다시 증시에 화색이 돌았는데, 이런 립서비스 말고 구조조정을 해서 부실을 정리해야 하지 않을까?
세계적으로 신용등급 CCC 미만의 불량채권이 사상 최고를 갱신(2015년 2090억불)했다. 그 규모가 일시적으로 처리하기는 너무 크기 때문에 초저금리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크레딧 스위스(Credit Swiss)는 은행 고유계정의 위험 파생상품을 제거하고, 스위스 금융그룹 UBS처럼 소매금융(Private Banking)에 집중하려 하고 있다(저성장에서 탐욕보다는 안전이 우선). 그런데 복잡하게 엮여있는 파생상품을 푸는데 많은 비용을 소모하고 있다(즉 숨겨진 부실이 많음을 시사? 도이치뱅크처럼 작은 충격에도 휘청거릴 수 있는 금융기관).
이런 부실이 자연스럽게 해소되려면 소비(spending)이 증가해야 한다. 돈을 풀어도 소비가 늘지 않고 저축을 하는 이유는 불안하기 때문이다. 사람들을 가장 불안하게 하는 것은 직업(job)인데 첫째는 은퇴인구가 많아지고 있고, 둘째는 패러다임이 바뀌면서 마찰적 실업이 구조화되는 경향을 보이기 때문이다.
문제의 해결방안은 첫째 창업이다. 글로벌 기관투자가 118곳 중 59%가 향후 사모펀드(PEF) 등 장기적으로 절대수익을 추구할 수 있는 펀드를 늘릴 계획이다. (기존 자산은 이미 수익률(yield)이 낮아진 상태 = 저금리 = 방향성 없이 요동(oscillation) = 비상장 기업& 스타트업(Start-up)에 관심 = 투자자문사 접고 모험 자본(Venture Capital) 전환).
둘째 저성장 국면에서 경쟁보다는 사회보장을 통해 소비심리를 안정시키려 한다. 글로벌 IT기업들의 실효세율이 두 배로 상승했다. 사실상 저금리도 부의 재분배 수단이다. 즉 소비 심리 회복을 위해 기업들 및 금융기관들의 부가 희생을 하고 있고, 그 결과 기업실적에 부담이 되고 있다.
2. 달러당 원화는 1200원을 훌쩍 넘겼다가 1150원대까지 안정된 상태이다. 앞으로 어떻게 될까?
환율의 커다란 흐름은 달러가 결정한다. 일본이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펴도 엔화가 절상되는 이유는 미국이 금리 인상 속도를 늦췄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신흥국 통화도 안도 랠리를 보인 것이다. 그런데 이런 달러변동 요인을 제거하고 환율관련 한국 고유 요인을 봤을 때 달러당 1150원은 여전히 절하추세인 상태다.
한국의 채권 수익률 곡선(yield curve)가 역전된 상태이다. 국고채 3년물 수익률이 국고채 1년물보다 하회하고 있다. 이는 시장에서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낮출 것을 선반영한 것이다. 이는 한국이 점차 양적완화를 할 것임을 시사한다. 최근 뉴질랜드가 기준금리를 내렸고, 아직 양적완화를 하지 않은 나라들(한국, 호주 등)은 디플레 압력을 이기지 못하고 기준금리를 내려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즉 양적완화에 따른 통화가치 하락 효과가 남은 것이다. 당장 기준금리를 내리면 정책실패로 이해될 수 있으므로 총선 후 한국은행이 금리를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원화약세를 수출기업이 가격경쟁력으로 연결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한국의 수출은 계속 감소 중이다. 물론 원자재 가격 하락도 부분적 요인이지만 그것보다 효과적이지 못한 산업구조(중국의 총수입이 2012년 2000억불로 정점에서 2015년 1000억불대로 반토막/ 같은 같은 중국의 산업생산 증가율이 20%대에서 4%로 하락), 잠에서 깬 중국의 추격 때문에 경쟁력이 약화된 것이다. 사실 작년부터 재고가 계속 쌓였는데 이는 해외 판매 부진을 의미했고 그 후 수출선적이 감소하는 것이다.
미국의 입장은 계속 왔다 갔다하고 있다(Oscillating). 지금은 신흥국을 생각해서 달러약세를 용인하고 있지만 방향을 바꿀 가능성이 있고, 달러는 장기적 강세를 보일 것으로 보인다. 미국 자산을 매입하는 것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
3. 정유, 화학업체들의 주가가 3년내 최고를 갱신했다. 이익 개선 때문인가?
유가 급락으로 인해 원료(feedstock)가격 하락으로 수익성(spread)이 상승했다. 유가가 반등했지만 상승에 한계가 있다면 의미있는 수익성을 계속 즐길 수 있다는 기대를 갖게 된다.
정유의 경우 국내 석유가격의 경우 원유가격 하락만큼 내리지 않았다. 나중에 어떻게 오를지 모른다는 핑계를 내세우고 있다. 정부도 세수부족으로 인해 방관하고 있다. 석유화학도 비슷한 논리를 키우고 있다. 그러나 유가가 하락했다는 것은 정유, 화학 제품의 수요가 감소하는 것이므로 이런 수익성 개선이 지속될 수 없음을 시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고공행진을 벌이는 이유는 첫째 이익의 질이 떨어지는 시장(이익이 개선되는 산업을 거의 찾아볼 수 없음. 과거처럼 많은 선택이 없으므로 상대적으로 매력적)이라는 점이고, 둘째 당장 공급과잉은 사라지기 때문이다(석유화학의 경우 2013년경 북미 셰일 가스 기반의 설비(ethane cracker)들이 대거 착공. 이 모습을 보며 증설을 준비했던 아시아 경쟁자 (naphtha cracker) 포기. 특히 도산한 정유, 화학 업체들을 사모펀드(PEF)들이 인수했는데 이들은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해 증설을 지양했다.) 셋째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 때문이다. 2017년경부터 북미 셰일 가스 기반의 설비들이 완공되며 공급과잉 우려된다. 그런데 과거 공급과잉을 우려했을 때 실제 시장여건을 고려해 설비증설이 지연되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현재의 시황을 즐기려는 경험 많은 투자자가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것이다.
4. 최근 재벌의 지배구조 관련해서 종목별 희비가 교차하고 있다.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최근 개정된 상법을 보면 기업이 환경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편하도록 기업의 사업부문을 쉽게 떼었다 붙였다 할 수 있게 했다. 창의적으로 기업조직을 신속히 바꾸는 작업이 시급하지만 대주주들이 이를 악용할 가능성이 있다.
예전에 한 농작물 종자회사의 대주주가 사망해서 그 회사가 즉시 매각된 경우가 있었다. 대주주 상속세 (과표 30%할증, 상속세율은 50% x 지방세 10% 추가) 납부시 지배력 상실하게 되는데, 이런 부담 때문에 세대가 넘어갈수록 지주회사로 변하고 소유와 경영이 분리될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최근 대주주들의 분위기를 보면 지배력을 포기할 의사가 없어 보인다. 개정 상법을 보면 그들이 편법을 쓸 용기를 얻겠다는 생각이 보인다. 예를 들어 후계자 지분율이 높은 비상장사를 만들고, 이익을 늘리기에 편한 상장기업 주가를 떨어뜨린 후 둘을 합병시킨 후 기업가치를 극대화시킨다는 시나리오인 것이다.
결국 투자자들은 대주주가 지분을 더 사야 할 회사를 버리고, 대주주 지분률이 높은 종목을 찾아 다녀야 한다. 이런 조작이 있을지는 불확실하다. 그러나 그 불확실이 주가에는 가장 큰 악재이다. 때문에 앞으로 유망한 회사지만 대주주가 지분을 더 얻기 위해 주가를 누를 수 있다는 불안감이 경제기초(fundamental)를 왜곡시킬 수 있다. 이런 지배구조 위험의 지속은 가치주 회복의 장애물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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