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라인11] - 김동환의 시선 <저유가 시대, 사우디의 생각>

입력 2016-04-04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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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증시라인 11]


    김동환의 시선
    출연 : 김동환 앵커


    시장을 향한 신선한 시각……
    오늘 김동환 의 시선이 머무는 곳은 `사우디`입니다..


    지난 주말 국제유가가 4% 이상 떨어지면서 36달러 선까지 내려왔습니다. 사우디 최고실세로 꼽히는 모하마드 빈 살만 왕자가 던진 한마디 때문이었습니다.


    "모든 나라가 산유량 동결에 합의 한다면 우리도 그럴 준비가 되어있다. 하지만 누군가 생산을 늘린다면 우리에게 찾아온 어떤 기회도 거부하지 않을 것이다."


    러시아가 됐든 이란이 됐든 한나라라도 증산에 나선다면 사우디도 어쩔 수 없이 공격적인 증산에 나설 것임을 공언한 것이라 국제 유가는 한 동안 기대했던 동결에 이은 감산의 기대가 사라지는 분위기 입니다.


    그런데 이 사우디 왕자의 말이 그냥 하는 말이 아닌 것 같습니다. 자신이 경영을 맡고 있는 세계 최대 석유회사인 국영 아람코를 상장시킬 계획을 밝혔기 때문입니다. 이르면 내년에 상장될 이 아람코의 기업가치, 보수적으로 잡아도 2조 5,000억 달러, 우리 돈으로 무려 2,900조 원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세계 최대기업인 애플의 기업가치가 6,000억 달러 수준이니까 무려 4배가 넘는 천문학적인 숫자입니다.
    그도 그럴 것이 전세계 원유 생산량의 12.5%인 하루 평균 천만 배럴을 생산하며 매장량만 2,600억 배럴에 달합니다. 바로 여기서 나오는 돈으로 사우디 정부 재정의 70% 이상이 충당되고 있는 정도입니다.


    이렇게 중요한 핵심 국가자산을 기업 공개한다는 건 사우디 로서도 매우 어려운 결정일 것입니다. 그 동안 베일에 쌓여있던 매출액이나 영업이익이 기업 공개와 더불어 투명하게 공개되어야 한다는 건 절대왕정을 통치기반으로 하는 사우디 정부에게는 상당한 부담이 될 수 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그럼 사우디는 왜 아람코를 공개하려는 걸까요? 현재 벌어지고 있는 저유가 상태를 구조적으로 해결하려면 앞으로 미국의 셰일오일, 이란, 러시아와 저유가를 감수하는 치킨 게임이 계속 될 수도 있고 그 때문에 구멍이 날 재정 적자를 메울 밑돈이 필요하기 때문이겠지요. 또 상대국들로 하여금 사우디의 주도권을 인정하라는 시위로도 읽힙니다.


    1980년대 북해 유전이 개발됐을 때 나홀로 감산을 하고 그 후유증으로 10년 넘게 재정적자에 시달렸던 사우디는 감산에 대한 일종의 트라우마가 있습니다. 결코 나홀로 동결하지는 않을 거라는 모하마드 왕자의 단호한 발언은 이런 역사에 기인합니다.
    공은 이제 4월 17일 산유국 회의로 넘어갔습니다. 전망은 그리 밝아 보이지 않습니다. 지구촌 반대편에서는 테슬라의 반값 전기차가 이틀 만에 25만 대나 예약됐습니다. 1년도 더 기다려야 하고 계약금으로 1,000달러를 벌어야 하는 데도 말입니다. 어쩌면 저유가 증산과 감산의 문제가 아닌 것 같습니다. 셰일 혁명이 계속되는 한, 그리고 환경 문제를 해결하려는 인간의 노력이 계속 되는 한, 한동안 저유가는 구조의 문제로 남을 것 같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동영상을 참고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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