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業'의 변화‥생존의 조건 ③] 보험산업 새 키워드 '무한경쟁'

김민수 기자

입력 2016-04-05 17:31  

<앵커>
그동안 금융산업 가운데 무풍지대로 통했던 보험산업에 거센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정부의 규제 완화가 본격화하면서, 그동안 틀에 갇혀있었던 보험산업이 바야흐로 적자생존의 시대를 맞고 있습니다.

김민수 기자입니다.


<기자>
베테랑 보험설계사 전찬우씨는 최근 몸담고 있던 보험사를 떠나 독립보험설계사가 됐습니다.

한 회사가 내놓는 보험상품으로만 영업하기엔 소비자들의 요구가 너무 다양해졌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 보험판매의 한 축으로 자리잡은 온라인 보험의 등장으로 경쟁이 치열해졌습니다.

<인터뷰 >전찬우 보험설계사
"고객 상담에 한계를 느꼈다. 소속된 회사의 상품만을 판매하고 추천하다 보니 고객이 원하는 요구에 맞지도 않고. 고객도 요즘은 현명한 금융소비자다. 알아서 다른 곳과 비교를 한다. 그러다 보니 놓치는 고객도 많았다."

규제 일변도였던 보험산업의 빗장이 풀리면서 본격적인 무한경쟁시대가 시작됐습니다.

그동안 정부가 통제했던 보험상품 개발과 보험료 결정이 자율화되면서 보험사들 간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현장음> 도규상 금융위원회 금융서비스국장 (2015.10.16)
" 22년만에 실질적인 보험 자유화 조치를 통해 국제 정합성있는 규율체계 마련하고, 판매채널 위주의 양적 경쟁에서 상품·서비스 위주의 질적 경쟁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보험상품 개발이 자유로워지면서, 보험사들은 자신의 대표상품을 만들기에 여념이 없습니다.

비슷비슷한 보험이 아닌, 자신만이 가진 상품경쟁력으로 승부해야 하는 때가 온 겁니다.

보험사들 간의 경쟁은 치열해지고 있지만 이미 보험시장은 포화 상태입니다.

지난 2006년 85%였던 보험가입률은 지난해 81%로 떨어졌습니다. 보험에 가입할 여력이 있는 가구가 줄어들었기 때문입니다.

반면 계약을 해지할 때 고객에게 돌려주는 해지환급금은 지난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습니다.

<전화 인터뷰> 보험연구원 관계자
"시장 자체가 포화 상태이기 때문에 경쟁이 이전보다 더 치열해질 수밖에 없으며 인수합병(M&A)이나 특정 고객군에게 집중한 보험사가 출현하는 식으로 보험산업 재편이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경쟁이 치열해지는 만큼 자본력과 인력을 갖춘 대형사들의 독주가 이어질 것이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오는 2020년 국제회계기준 2단계 도입으로 대규모 자본 확충이 필요해, 몇년 안에 중소형 보험사 5~6곳이 매물로 나올 것이란 관측도 나옵니다.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가격 자율화가 `보험료 인상`으로 악용될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도 나옵니다.

<인터뷰>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대표
"현재 보험산업의 어려운 상황을 생각한다면, 보험규제 완화가 필연적으로 보험료 인상으로 반드시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금융당국은 적극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소비자 보호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그동안 큰 변화 없이 `고인 물`로 여겨졌던 보험산업이 이제 성장과 도태의 기로에 섰습니다.

이제 앞으로 몇년 간 지속될 위기와 기회에 소용돌이 속에 자신만의 생존과 성장의 해법을 찾아내야 합니다.

한국경제TV 김민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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