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탐방금지’에 증권사 센터장 집단 반발

입력 2016-04-08 09:00  


    <앵커>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이 도를 넘은 상장사 IR담당자의 간섭에 들고 일어났습니다.

    비판적인 보고서를 낸 증권사 애널리스트에 기업탐방을 금지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자 집단적으로 반발하고 나선 것입니다.

    신선미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해 ‘매도’ 의견을 담은 증권사 리포트 비중은 0%.

    `사라`는 의견 일색인 증권사의 기업 분석 관행을 개선하기 위해 투자의견 비율을 공시하도록 강제한 지 반년이 지났지만 `팔라`는 의견은 여전히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인터뷰> 前 증권사 센터장
    "증권사는 기업자금조달, 운용, 평가 등 기업과 여러가지 거래를 합니다. 그러나 증권사도 회사다보니 비수익 부서인 리서치센터는 수익부서의 압박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매도 리포트가 쉽지 않은 것입니다. 매도리포트 쓰지 않고 가만히 있으면 되는 거 아니냐라고 하니"

    애널리스트 각자의 소신이 담긴 보고서 하나 내는 것조차 어려운 셈입니다.

    이런 가운데 지난달 교보증권 애널리스트가 하나투어에 대해 부정적 의견을 내며, 목표주가를 20만원에서 11만원으로 낮추자 갈등은 불거졌습니다.

    이 보고서를 본 하나투어 IR담당자는 분석 내용에 오류가 있다며 강하게 항의했고, 기업 탐방을 못하도록 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은 것입니다.

    앞서 지난해 6월에도 현대백화점은 자사에 불리한 보고서를 작성한 증권사에 삭제요구를 해 논란을 빚은 바 있습니다.

    현대백화점부터 이번 하나투어까지 상장사의 간섭이 도를 넘자 국내 32개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이 첫 공동성명을 냈습니다.

    애널리스트들이 상장사의 실적과 사업 전망에 대해 합리적 비판을 할 수 있어야 건전한 투자문화가 정착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인터뷰> 김준호 금투협 자율규제위원장
    "증권사 리포트에 대해 반론과 비판을 제기할 수 있지만 업체가 해당 증권사의 탐방을 막는 방식 등은 투자자나 시장으로 봐도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생각합니다."

    그간 소위 ‘갑’의 위치에 있는 상장사들의 눈치를 봤던 증권사 리서치센터.

    매도 리포트 역시 찾아보기 힘들었던 상황에서 공동성명서 형태로까지 나온 증권사 애널리스트의 반발은 이례적이라는 평가입니다.

    한국경제 TV 신선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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