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돌 vs 알파고, 세기의 대결 담은 '78' 출간

입력 2016-04-11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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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패배가 완벽한 승리보다 위대했고 최선이 최고보다 빛났던 세계를 감동시킨 다섯 판의 바둑"

지난 3월, 지구촌은 거대한 바둑판이 돼 뜨겁게 달아올랐다.

동양문화의 정수, 인간이 만들어낸 가장 복잡한 게임으로 불리던 바둑. 그 19로의 링에서 벌인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대결은 세계인의 눈과 귀를 단숨에 사로잡았다. 포연이 자욱한 바둑판을 바라보며 세계인이 하나가 돼 단 한 명의 `인간`을 성원했다.

`78`은 바둑판 위에서 벌어진, 그 뜨거웠던 7일간의 전쟁을 내용으로 하고 있다. 기보를 담고 있지만 바둑 해설서는 아니다.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로 명명된 다섯 판의 바둑을 따라가며 이세돌과 알파고는 물론 바둑과 인공지능, 승부의 뒷이야기, 상처입은 한 인간의 투혼이 세계인의 마음을 움직이게 되기까지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3국이 시작되기 20분 전, 이세돌이 대기실에서 산삼 한 뿌리를 먹은 이야기 등 언론에 소개되지 않은 숨은 일화들을 읽는 재미도 쏠쏠하다.

이 책은 신이 창조한 최고의 인간과 인류가 만들어낸 최고의 기계가 벌인 대결의 현장 속으로 뛰어 들어간 다큐멘터리이자 승부의 여행기 나아가 교양과 인문의 냄새까지 풍기는 묘한 책이다. 무엇보다 이세돌과 알파고가 벌인 세기의 대결을 다룬 국내외 최초의 책이라는 점에도 의의가 있다.

`78`은 세 판을 내리 지며 벼랑 끝에 몰린 이세돌이 4국에서 1202개의 CPU와 176개의 GPU를 장착한, 인간이 창조해낸 괴물 알파고를 무너뜨린 `신의 한 수`이자 `인간의 한 수`인 백78수에서 따왔다. 이 수는 완벽하지 않았으나 결국 최초로 인공지능을 무너뜨린 한 수가 됐다. `계산`의 영역이 닿지 않는 미지의 공간에서 한 줄기 희망처럼 빛을 냈던 수. 백78은 기계는 결코 둘 수 없는, 오직 인간만이 둘 수 있는 ‘인간의 수`였다.

한편, `78`의 저자 양형모는 월간바둑 기자와 한국기원 홍보팀장을 지냈으며 현재 스포츠동아 생활경제부 부장으로 재직 중이다. 이 책에 실린 다섯 판의 바둑은 방송 해설자로 바둑 팬들에게 친숙한 김영삼 9단이 해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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