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보신 것처럼 아우디가 소비자를 속인 건 1차적으로 보상 책임을 피하기 위한 건데요, 그런데 최근 사례들을 보면 아우디코리아가 보상 책임 회피를 넘어 중대 결함을 고의로 숨기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일고 있습니다.
이어서 신인규 기자입니다.
<기자>
이찬규 씨는 아우디 A4를 운전하던 중 갑자기 핸들이 움직이지 않아 사고를 냈습니다.
속도가 조금만 더 높았다면 생명까지 잃을 수 있는 아찔한 상황,
이 씨는 아우디코리아 서비스센터에 차를 맡기고 정비기록과 자체 진단기록을 요구했습니다.
언제 또 운전 중 핸들이 문제가 생길 지 몰라 원인을 확실하게 규명하지 않으면 차를 고치더라도 섣불리 탈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주행 중 핸들 잠김`은 아우디 A4처럼 전자식 핸들을 쓰고 있는 자동차에서 종종 보고되는 결함으로, 일부 메이커에서는 리콜까지 했던 현상입니다.
그러나 정비를 맡긴 아우디 서비스센터는 내부 규정상 기록을 줄 수 없다는 말만 반복했습니다.
정비기록 대신 돌아온 것은 “운전자의 잘못은 아니지만 사고 원인을 알 수 없다”는 확인서 한 장이었습니다.
<인터뷰> 박병일 카123텍 대표(산업인력공단 공인 명장)
이건(작업내용 확인서는) 서비스센터쪽에서 그냥 임의로 쓴 거잖아요. 실제 차량 진단 장비에서 나온 기록이 아니란 얘기죠. 진짜로 깨끗하면, 장비에서 나온 기록을 확인서에다가 첨부를 했어야 하는 것이 맞다고 보는 거죠. (기자 : 진단 기록을 첨부받으신 적은? 제보자 : 없습니다.)
제조사에서 내부 규정을 이유로 내 차의 정비/진단 기록을 알려주지 않는다는 게 이치에 맞는 일일까.
<인터뷰> 박병일 카123텍 대표(산업인력공단 공인 명장)
“당연히 보여줘야죠. 우리는 정비를 하면 내용을 소비자에게 알려줘야 하고, 어떤 조치를 했는지, 무슨 부품을 갈았다는 것을 A,B,C로 국토교통부에서 말하는 대로 맞춰서 설명을 하게 되어 있어요.”
정비/진단기록 공개 거부의 또다른 사례도 찾을 수 있습니다.
엔진룸이 새까맣게 탄 이 차(아우디 TT)는 정차 중에 갑자기 불이 났습니다.
아우디 측은 이 차의 정비기록과 진단기록 공개 여부에 대해 역시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인터뷰>아우디TT 화재 피해자 / 서울시 강남구
“왜 불이 났는지, 원인이 뭔지, 책임자가 누가 검사를 한 건지 알려달라고 했는데, 전혀 그건 회사 방침 상 가르쳐 줄 수가 없다...”
아우디코리아는 취재가 시작되자 뒤늦게 정비기록 공개 거부가 아우디 서비스센터 책임자 개인의 잘못이라고 해명했습니다.
<녹취>아우디코리아 관계자
"(그러면 그동안 해당 지점에서는 취재가 들어가기 전까지는 고객들이 정비진단 기록을 요청을 해도 내규상 안된다는 얘기만 했었겠네요.) 그렇...겠죠."
현행 자동차관리법에는 사업자가 정비견적서와 명세서를 발급하고 소비자에게 사후관리 내용을 고지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스탠딩>
이처럼 아우디코리아가 정비 기록을 공개하지 않는 것은 국내 소비자들을 우습게 여기는 것 뿐만 아니라, 자동차 결함과 같은 더 큰 문제를 숨기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낳게 합니다.
한국경제TV 신인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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