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히메네스는 초반 맹활약으로 LG 타선을 이끌고 있다.(사진=LG 트윈스) |
LG 트윈스 역사에서 최고의 외국인 타자를 꼽으라면 2008-2009년에 활약했던 로베르토 페타지니를 꼽을 수 있다.
페타지니는 2008년 대체 선수로 LG 유니폼을 입었다. 그는 이미 일본 무대에서 잔뼈가 굵은 선수로 한국 팬들에게도 많이 알려졌던 인물이었다. 리그 첫 해 68경기를 소화한 페타지니는 0.347의 타율 7홈런 35타점을 기록하며 녹슬지 않은 기량을 과시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장타력에 있어서 일본시절과 비교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그러나 이듬해 재계약에 성공한 페타지니는 전성기에 버금가는 장타력과 시즌 중반까지 꿈의 타율인 4할 행진을 이어가면서 LG 팬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다.
비록 시즌 중반 이후 부상과 집중 견제로 부진하기도 했지만 2009년 115경기를 뛰며 0.322 타율 26홈런 100타점을 올렸다. 홈런과 타점 기록은 순수 LG 출신으로는 최초로 20홈런 이상 100타점을 달성한 외국인 타자가 됐다. 고령의 나이와 고질적인 무릎 부상이 아쉽기는 했지만 LG 역사상 최고의 외국인 타자였다.
그런데 어쩌면 올 시즌 또 다른 선수가 LG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할 것으로 기대가 된다. 그 주인공이 바로 현재 중심 타자로 타선을 이끄는 루이스 히메네스다.
히메네스 역시 지난 시즌 대체 선수로 LG 유니폼을 입었다. 지난 시즌 70경기를 뛰며 타율 0.312 홈런 11개 46타점을 기록했다. 단순 수치로 나쁘지 않은 성적을 올렸지만 외국인 타자에게 기대치가 높은 상황에서 우려되는 부분도 있었다.
하지만 시즌 초반 활약만 놓고 보면 우려는 기우에 불과했다. 11경기를 소화한 현재 히메네스는 0.395의 타율로 리그에서 이 부문 선두를 달리고 있다. 뿐만 아니라 5홈런으로 리그 단독 선두를 달리고 있다. 단순 수치로는 지난 시즌과 비교했을 때 매우 빠른 페이스를 보여주고 있다.
지금의 페이스라면 LG 트윈스 역사상 가장 많은 홈런을 기록한 선수로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 이 밖에 장타율도 0.814로 2위 김주형과 무려 1할 이상이 차이가 날 정도로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시즌이 개막된 지 2주 가량 밖에 흐르지 않았지만 현재 리그 최고의 타자임에 틀림없다.
무엇보다도 지난 시즌 기록과 단순 비교를 했을 때, 선구안에서도 분명 향상됐다. 현재까지 49타석을 소화한 히메네스는 삼진을 4개 밖에 당하지 않았다. 반면 볼넷은 5개를 골라냈다. 지난 해 삼진 48개, 볼넷 12개와 비교하면 180도 다른 모습이다. 물론 130경기 이상이 남아 있는 만큼 성적을 예측하거나 지금의 페이스가 유지될 것이라는 보장은 없지만 시즌 초반 LG가 좋은 활약을 하는데 중심에 서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 동안 LG는 외국인 제도 원년부터 3루수 자원을 찾아 해매고 있었다. 하지만 단 한 번도 성공을 하지 못했다. 그러나 이 번에는 다를 것 같다. 페타지니를 뛰어넘는 활약과 LG의 3루 용병의 한을 풀어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