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국회에 대한 한국경제TV의 3대 제언, 그 마지막 순서는 선거 때 마다 판을 치는 포퓰리즘입니다.
이번 4.13 총선에서 각 당이 쏟다낸 공약을 다 합하면 288조원의 재원이 투입돼야 합니다.
20대 국회는 재원 마련 없이는 지출 할 수 없게 하는 `페이고` 법안부터 처리해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보도에 김민수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주 막을 내린 20대 국회의원 총선에서 여야 3당은 모두 기초연금 인상을 약속했습니다.
노인층의 표심을 잡기 위해 앞다퉈 내놓긴 했지만 재원 마련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은 없었습니다.
공공임대주택 확대는 이번 총선 야당의 핵심공약입니다.
모두 국민의 미래를 지켜야 하는 국민연금을 재원으로 쓰기로 했습니다. 사실상 사회적 합의에 이르기는 어렵습니다.
<인터뷰> 김정호 연세대학교 경제대학원 교수
"정치인들 누구 하나라도 국민들한테 얘기해야 한다. 이것은 무책임한 상황이다. 복지를 요구할 거면 세금을 내세요. 그런 요구를 정치인이 할 수 있어야 한다. 젊은 세대를 위해서 20대 국회가 악역을 맡아야 한다. 하기 싫은 소리도 해야 한다."
평소에는 다른 정책 목표를 내놓고 싸우던 여야가 선거철만 되면 의기투합해 선심성 공약을 내놓는 상황은 계속 되풀이되고 있습니다.
이번 4.13 총선에서 각 당이 내놓은 주요 공약을 지키는데 들어가는 돈은 4년간 288조원으로 추산됩니다. 올해 우리나라 예산의 3/4에 달하는 막대한 금액입니다.
지역에서도 도심 경전철 도입, GTX 노선 변경, 해저터널 건설, 영남권 신공항 유치 등 실현이 어려운 개발 공약들이 마구잡이로 쏟아졌습니다.
20대 총선 후보자 442명 중 419명이 내놓은 공약을 실천하는 데 필요한 돈은 무려 1,017조원에 달합니다.
선거를 앞두고 표를 사기 위해 내놓은 약속들. 말 그대로 `묻지마` 공약들이었습니다.
<인터뷰> 이광재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 사무총장
"각 당이 내놓은 일자리 공약들을 더하면 1100만개 정도가 된다. 우리나라에 4년동안 필요한 양질의 일자리가 100만개 정도로 추정되는데 1100만개 과연 창출되겠나도 의문이지만 창출되면 외국에서 노동자들을 모셔와야 하는 산술적으로도 말이 되지 않는 얘기들을 하고 있다."
때문에 선거에서 이기려는 정치인들의 계산이 실제 행동으로 이어지지 못하도록 이를 제도적으로 막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지출 계획을 짤 때 재원조달 계획을 의무화하는 `페이고` 법안부터 통과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설득력을 얻고 있습니다.
현재 페이고 법안은 국회에 계류된 상태로 논의조차 되지 않고 있습니다. 국회의원들에게 껄끄러운 법안이기 때문입니다.
새누리당이 공약으로 20대 국회에서 조기처리하겠다고 밝혔지만, 실제로 성사될지는 미지수입니다.
<인터뷰> 이정희 서울시립대 행정학과 교수
"페이고 제도는 입법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의무지출 프로그램과 의무지출에 대해서 적절한 평가를 하고 과거에 가지고 있는 의무지출에 대해서도 정기적으로 종합적인 평가를 해서 더 나은것에 한해서 도입할 수 있도록 강제하는 법안이기 때문에 포퓰리즘을 효과적으로 제어할 수 있다."
이제 잔치는 끝나고 날아들 청구서가 걱정입니다. 288조원 어치 공약을 다 지키다간 나라 살림이 거덜 날 수도 있습니다.
포퓰리즘을 차단하고 공약 다운 공약을 만들기 위해서는 20대 국회는 가장 먼저 페이고 법안부터 처리해야 합니다.
한국경제TV 김민수입니다.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