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총선 끝나자 '눈치보던' 수수료 줄인상 가시화

김정필 부장

입력 2016-04-19 09:25  



은행권이 총선 이슈가 마무리 국면에 접어드는 것과 동시에 줄줄이 각종 수수료 인상에 나서고 있습니다.

KEB하나은행이 다음달부터 ATM기 수수료 일부를 인상하고 신한은행은 이달 25일 외화 송금 수수료 일부 구간을 인상할 방침입니다.

19일 은행권에 따르면 KEB하나은행은 다음달 13일부터 ATM기 수수료 일부 인상에 나섭니다.

KEB하나은행 ATM을 사용할 때 타행으로 이체하는 경우 영업시간을 기준으로 기존 800원 받던 수수료를 1,000원으로 200원 인상합니다.

은행 지점 영업이 끝나는 시간 이외의 시간에 받던 수수료는 기존 900원에서 100원오른 1,000원으로 정했습니다.

신한은행은 이달 25일 외화 송금 수수료 체계를 변경을 통해 외화송금 관련 수수료를 인상할 방침입니다.

그동안은 5천달러 이상을 송금할 경우 2만원을 부과했던 수수료를 구간에 따라 달리 받습니다.

5천달러에서 2만달러 사이는 2만원으로 이전 수수료와 같지만 2만 달러를 넘는 경우에는 5천원을 인상해 2만5천원을 받을 예정입니다.

국민은행과 우리은행, IBK기업은행 등 여타 시중은행 역시 수수료 개편작업을 진행중으로 여타 은행들의 움직임과 여론 추이 등을 예의주시하고 있습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내부적으로는 수수료 현실화 차원에서의 인상을 검토를 마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언제, 어느 수준으로 인상을 할 것인 지 저울질 중”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은행들이 저금리, 저성장, 순이자마진 하락, 기업구조조정 이슈 등으로 수익성 악화 우려가 커지고 대외여건에 따른 충격에 취약한 상황에서 수수료 인상 등을 고려 중이지만 그동안 총선과 계좌이동제 등으로 시점과 방식 등을 타진중이었습니다.

계좌이동제 등 은행간 고객 유치 경쟁이 한창인 상황에서 수수료 인상을 할 경우 고객 쟁탈전에서 밀릴 수 있는 데다, 총선 이슈로 수수료 인상을 서두를 경우 정치권의 질타와 공세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조심스러워한 셈입니다.

계좌이동제가 어느정도 진행된데다 총선 이슈가 어느정도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면서 국내은행들은 KEB하나은행, 신한은행, 외국계은행 등을 필두로 연이어 수수료 인상이 이어질 전망입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이전에도 금융수장이 밝힌 바 데로 수수료 체계나 은행권의 가격 관련 부분은 당국이 개입 하지 않겠다고 한 부분에는 변화가 없다”는 기존의 입장을 재확인했습니다.

저금리 기조, 대외여건 등 수익성 악화 우려에 따른 비이자 수익 확대의 필요성에 따라 은행권이 수수료 현실화라는 이름으로 수수료 인상에 나설 채비를 마친 가운데 개별 은행권의 수수료 인상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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