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이달부터 은행과 증권사 등 금융기관에서 투자 위험성을 보다 명확하게 알리는 새 `부적합 금융투자상품 거래 확인서(이하 부적합 확인서)` 양식이 쓰이고 있다는 것.
부적합 확인서는 고객이 자기에게 맞지 않는 높은 위험 등급의 금융 상품을 자기 책임으로 산다는 내용을 확인하는 내용의 서류로 기존 부적합 확인서는 "본인의 투자 성향이 ○등급임을 고지받았으며, 본인 투자 성향보다 위험도가 높은 금융투자상품임에도 본인 판단에 따라 투자를 하고자 함을 확인합니다"라는 비교적 단순한 문구로 투자 위험을 알리는데 그쳤다.
그러나 새 확인서는 고객의 투자 성향과 투자 대상 상품의 위험 등급을 눈에 잘 띄게 나란히 표로 정리하고, 고객의 투자 성향에 맞는 금융 상품을 별도로 설명하고 있는데다 특히 "투자자 성향보다 고위험 상품에 투자하면 예상보다 큰 폭의 손실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라는 긴장감을 불러일으키는 문구를 추가한 것이 특징이다.
금융당국은 고객이 부적합 확인서에 스스로 서명을 했어도 금융사 직원이 반드시 거래에 따르는 위험을 별도로 설명하도록 하는 의무를 부과했다.
자본시장법에 따르면 금융 기관은 설문 등을 통해 고객의 투자 성향을 먼저 분류하고 그 결과에 걸맞은 상품만 팔아야 하기 때문이다.
`안정형`이나 `안정추구형`으로 고객이 분류되면 원칙적으로 ELS나 주식형 펀드 같은 원금 손실형 상품을 판매할 수 없는 것이 대표적인 예다.
그럼에도 대다수 금융사들은 그간 부적합 확인서를 `면죄부`처럼 남용, 금융 지식이 부족한 고객에게 초고위험 상품을 판매해 왔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실제로 금감원이 진행한 검사 결과에 따르면 KB국민, 신한, KEB하나, 우리 등 4개 시중은행이 작년 상반기 19조1천억원어치의 파생결합증권을 파는 과정에서 부적합 확인서를 받고 판 비중이 52.4%에 달했다는 것.
금융당국은 부적합 확인서를 개정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이를 남용하지 못하도록 금융투자업계의 영업 환경 자체를 혁신하는 방안을 모색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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