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컷 북극곰, 쉬지 않고 9일 동안 400㎞ 홀로 헤엄친 까닭은?

입력 2016-04-23 00:00  




지난 2009년 9월, 북극곰 한 마리가 알래스카 북쪽 보퍼트 해로 뛰어들어 수영을 시작했다. 하지만 이 북극곰은 무려 9일에 걸쳐 400㎞를 헤엄친 뒤에야 겨우 수영을 멈출 수 있었다.


배를 채우거나 쉴 수 있을 정도로 큰 얼음판을 찾을 수 없었기 때문.


2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이 암컷 북극곰은 캐나다 앨버타대학교의 생물학자 앤드루 디로쉐가 알래스카와 캐나다 연안의 북극해에서 6년 동안 추적한 100여 마리의 북극곰 중 한 마리였다.


디로쉐는 해당 지역의 얼음이 깨지고 녹으면서 망망대해를 건너는 북극곰의 험난한 여정이 점점 더 길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과학 저널 `에코그래피` 최근호에 발표한 보고서에서 의지할 수 있는 얼음을 찾아 망망대해를 건너는 북극곰의 수가 크게 늘어났다고 밝혔다.


디로쉐가 추적하는 북극곰 중 50㎞ 이상의 장거리 이동을 한 곰의 비중은 2004년에는 25% 정도였지만 2012년에는 69%로 늘었다.


장거리 이동을 한 북극곰이 늘어났다는 것은 그만큼 바다의 얼음이 줄었다는 뜻이라고 디로쉐는 설명했다.


북극곰은 한 시간에 2㎞ 정도를 헤엄으로 이동할 수 있으므로 새로운 얼음을 찾아 50㎞를 이동한다는 것은 거의 온종일 먹지도, 쉬지도 못하고 헤엄을 쳐야 한다는 뜻이다.


디로쉐는 "북극곰의 체지방과 새끼 수는 줄고 있고 사냥 행태도 달라지고 있다"며 30년 뒤면 보퍼트 해에서 북극곰이 사라질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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