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구조조정이 본격화하면서, 은행들이 쌓아야 할 충당금이 10조원을 넘을 것이란 전망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감독당국이 적극적인 리스크 관리를 주문하고 나섰지만, 때 늦은 것이 아니냐는 비판도 나오고 있습니다.
김민수 기자입니다.
<기자>
은행들이 대우조선해양과 한진중공업, 현대상선, 한진해운, 창명해운 등 5개 조선·해운사에 빌려준 돈 때문에 쌓아야 할 추가 충당금이 최대 8조원에 육박한다는 전망이 나왔습니다.
지난해 말을 기준으로 대부분 `정상`으로 분류된 이들 부실기업에 대한 대출을 부실 등급으로 바꿀 결우, 최소 3조원에서 최대 7조9천억원의 충당금을 더 쌓아야한다는 계산입니다.
이들 5개 회사 외에 나머지 조선과 해운업에 대한 대출까지 합치면, 추가로 쌓아야 하는 충당금 규모는 최대 11조5천억원에 달합 것으로 추산됩니다.
조선과 해운업을 중심으로 악성 기업 부채가 급증하면서 국내 은행권의 부실채권 규모는 15년 만에 최대치인 30조 원에 육박했습니다.
부실기업 구조조정을 미뤄둔 채 정부와 은행, 기업들 간에 ‘부실 폭탄 돌리기’를 이어온 결과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당장 건전성 관리에 비상이 걸린 은행들은 가지고 있는 주식과 부동산을 내다팔며 현금확보에 나서고 있습니다.
기업 구조조정이 본격화하면서 앞으로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에 대비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상황이 긴박해지자 감독당국은 스트레스 테스트를 감독수단으로 활용하겠다며 적극적인 리스크 관리를 주문하고 나섰습니다.
<현장음> 진웅섭 금융감독원장
"(스트레스 테스트를 통해) 익스포져 부문별로 취약점을 진단하여 평상시 이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감독당국에서도 향후 스트레스 테스트를 직접적 감독수단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강구해 나갈 계획입니다."
하지만 이미 선제적 구조조정의 기회를 놓쳤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어, 이를 감독했어야 할 감독당국의 주문이 사후약방문 격이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김민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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