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글] 엔고의 덫 … 日 수출기업 비상

입력 2016-05-04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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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원 / 외신캐스터
엔화 가치가 1년 반 만에 최고치로 오르면서 1달러에 105엔대에 진입했습니다. 일본 정부에서는 이 엔고 현상을 저지하기 위해 계속해서 구두개입에 나서고 있지만 좀처럼 꺾이지 않는 모습인데요.

엔화 가치가 오른다는 것은 엔·달러 환율이 떨어진다는 것과 같은 말이죠. 3일 도쿄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장중 한 때 105.91엔까지 하락하면서, 2014년 10월 이후 약 18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올 들어 엔화 가치는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달러 대비 약 13.5%나 오른 모습입니다.
이렇게 엔고 현상이 지속되면서 일본 기업들, 특히 수출기업들은 타격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이는데요.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자동차 제조업체 토요타, 중장비업체 코마츠를 비롯해 일본 주요 수출업체 25곳의 올해 회계연도, 즉 올해 4월부터 내년 3월까지의 영업이익 감소 전망을 내놨습니다. 엔달러 기준이 110엔일 경우 기업들의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조 1400억엔 줄어들 것으로 보이구요. 현 수준이 이어진다면 손실액은 더 커질 수밖에 없겠는데요. 엔달러가 106엔일 경우 1조 6300억엔, 105엔일 경우에는 무려 1조 7500억엔의 영업이익 감소가 발생할 전망입니다.
다이와증권에서도 엔화가치가 달러당 105엔까지 떨어지면 주요 기업 200개사의 경상이익은 2% 감소한다는 추정치를 내놨습니다. 자동차와 전자 등 제조업체가 전체 상장기업 이익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일본 경제가 가파른 엔화 강세에 심각한 내상을 입을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는데요.
특히 직격탄을 맞게 될 분야는 자동차 업계로, 상위 7개사의 올 영업이익이 엔고현상 때문에 8,000억엔 감소할 것으로 보이구요. 1위 도요타그룹은 달러당 105엔대가 지속되면 전년 대비 6,000억엔의 영업익 감소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고, 수출이 주력인 마쓰다도 엔고로 810억엔의 영업 손실이 예상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이 엔화 강세를 뒤집을 정책 수단이 별로 없다는 점인데요. `아세안·한중일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 참석을 위해 독일 프랑크푸르트를 방문한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는 현지시간 2일, "지금과 같은 엔고는 경제에 바람직하지 않다"고만 말했을 뿐 뚜렷한 대책을 내놓지는 못했습니다.
크레디트스위스의 히로미치 시라카와 일본 수석이코노미스트는 Fed가 금리 인상 속도를 늦출 것이라는 신호를 주는 한 달러 약세, 엔화 강세를 피할 수 없다면서, 엔화가치는 1달러에 90엔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말했구요.
다이와 증권의 가메 오카 유우지 수석 환율 애널리스트는 심리적 고비인 105엔대에 진입하면서 당장은 엔화가치가 더 오르지는 않겠지만, 그렇다고 110엔대로 돌아올 가능성도 낮다고 내다봤습니다.지금까지 엔달러 환율 하락, 즉 엔화가치 초강세 현상이 미칠 영향과 전망들 함께 짚어봤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영상을 참조하세요]
[한국경제TV 5시30분 생방송 글로벌증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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