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욱씨남정기’ 윤상현, 버릴거 하나 없는 어록 남겨..시청자자들도 귀 기울인다

입력 2016-05-04 16:24  




두 달여 동안 시청자들을 울리고 웃긴 ‘욱씨남정기’의 주인공 남정기(윤상현 분). 윤상현이기에 가능했던 소심하지만 따뜻한 남정기는 드라마가 끝날 시점이 되니 한 뼘 더 성장해 있었다. 매회 등장한 내레이션이 그의 성장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다.


웃픈 현실을 유쾌한 웃음과 공감으로 풀어내며 큰 사랑을 받고 있는 JTBC 금토드라마 `욱씨남정기`가 종영까지 단 2회만을 남겨두고 있다. 그 가운데 ‘욱씨남정기’ 측은 종영을 앞두고 시청자들의 공감을 저격한 윤상현의 주옥같은 내레이션을 짚어봤다.


윤상현은 극중 착하고 소심한 ‘고구마’ 캐릭터 남정기로 열연하며 시청자들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있다. 특히 윤상현은 제 옷을 입은 듯 자연스러운 연기도 연기지만 현실적이면서도 씁쓸한 내레이션으로 시청자들과 소통해오고 있어 눈길을 끈다.


남정기는 “책임이 많은 자리는 수명을 단축시킨다. 나는 늘 책임없는 적당한 자리에 만족하는 인간이었다. 자리 보존하는 대신 자부심 따윈 포기했던 놈이었다. 그걸 욱본(옥다정)이 알아본 거다. 쪽팔린다”는 자아성찰형 내레이션처럼 러블리코스메틱에서 과장이란 타이틀을 달고 있지만 일에 대한 자부심이 없었던 인물로 등장했다.


그런 남정기가 ‘쎈 언니’ 캐릭터 ‘욱본’ 옥다정(이요원 분)을 만나면서 차츰 성장 나가기 시작했다. 그 과정에는 몇 번이나 힘든 고비를 넘겨야 했던 성장통이 있었다.


남정기는 6회에서 “을에서 벗어나고자 했던 우리들은 다시 을이 되기 위해 처절하게 굴복하거나 자신과 타협해야 하는 기로에 섰다. 난 방어적 비관주의자다. 언제나 최악의 사태를 대비하지. 우리가 직면한 최악의 사태는 먹고 사는 것에 급급해 중요한 무언가를 저버리는게 아닐까”라고 말해 시청자들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만들었다.


9회에서 등장한 “우리는 지금 누굴 위해, 무엇을 위해 일하고 있는 걸까? 아이가 필요할 때 옆에 있어주지 못하는 엄마가 되고, 아픈 어머니 곁에 있어주지 못하는 딸이 되고, 자신조차 지키지 못하는 나약한 존재가 되면서까지 우리는 무엇을 위해 이 시간을 견뎌내고 있는걸까?”라는 내레이션은 가슴을 먹먹하게 하기도.


남정기의 반전 리더십이 폭발했던 10회에서는 “남들이 인정해주지 않아도 내가 날 인정해주다보면 언젠가는 알아주는 이들도 생기는 거겠지”라는 내레이션으로 자부심이 형성되는 과정을 보여줬다.


11회에선 내레이션으로 뇌물의 세계를 접하게 된 자신을 되돌아봤다. “난 그런 사람이 아니라고, 그렇게 살지 않겠다고 마음을 다잡을수록 이 정도쯤은 괜찮은 거 아니냐고, 어차피 세상은 그런 거 아니냐고, 스멀스멀 올라오는 양심을 적당히 누르며 우리는 어느새 제 안의 욕망과 타협하기 시작했다”는 내레이션은 수많은 직장인들의 공감을 이끌어내기 충분했다.


12회에선 고구마를 탈피한 듯한 남정기의 모습과 그만의 소신이 빛을 발했다. 남정기는 내레이션을 통해 “모두들 절박하다. 그들의 절박함을 평가할 자격이 나에게는 없다. 아니, 이 세상 그 누구도 다른 사람의 가치를 평가할 수는 없는거다. 난 몇 점짜리 인간일까. 내 삶의 가치가 바닥으로 떨어지지 않도록 두렵지만 용기를 내고싶다”! 며 구조조정 대상자로 과감하게 자신의 이름을 써냈다.


이번엔 인수합병 위기 앞에서 러블리 식구들이 불안하게 흔들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남정기는 굳건했다. 이제 더 이상 남정기는 고구마가 아니었고 물질적인 욕심을 탐하지도 않았다. 대신 자부심을 택했다. 남정기는 “그래 이렇게 사는 게 어때서. 난 이미 가진 게 많고 행복하다. 오늘 난 욕심 앞에서 자부심을 지켰다. 잘했다. 남정기”라며 스스로를 토닥거렸다. 이 장면은 시청자들을 감동시키며 남정기의 멋진 매력을 완성시켰다.


이처럼 ‘욱씨남정기’ 내레이션 담당 남정기의 대사를 듣다보면 그의 성장도 자연스레 볼 수 있다. 승진에 대한 욕심도, 용기도, 일에 대한 자부심도 없이 답답한 ‘을’로 살아가던 남정기는 후반부로 갈수록 숱한 어려움과 싸우고, 그러면서 여러 가지 교훈들을 깨달았다. 이전의 그라면 상상할 수 없을 만큼 회사를 살리기 위해 빨간 띠까지 두른 남정기는 이제 러블리에 없어선 안될, 옥다정에게도 꼭 필요한 존재가 돼 시청자들을 흐뭇하게 했다. 그 누구보다 빛나는 보석같은 존재가 되어버린 남정기. 그래서 마지막 엔딩에 더욱 궁금증이 더한다.


윤상현 역시 재조명받고 있다. 시청자 울리고 웃긴 윤상현의 변화무쌍한 감정연기는 방송내내 ‘윤상현이기에 가능한 캐릭터’라는 찬사와 함께 시청자들의 호평을 이끌어 냈다. 내레이션도 연기의 일부라 했던가. 남정기표 내레이션을 보면 윤상현이 얼마나 극에 몰입해 잘 표현해냈는지를 느 수 있다. 송곳같이 날카로웠다가 가슴 먹먹하게 만들었다가 감동까지 줄 수 있었던 건 명품배우 윤상현의 풍부한 감정 연기와 강약 조절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반응이 대부분이다.


한편 지난 14회 방송에서는 사표를 내던졌던 ‘욱본’ 옥다정(이요원 분)이 다시 러블리 코스메틱으로 돌아오는 모습이 그려졌다. 그리고 옥다정은 러블리를 집어삼키려는 기업사냥꾼 이지상(연정훈 분), ‘황금화학’ 김상무(손종학 분)과의 전투 준비를 마치며 통쾌한 사이다 전개를 예고하고 있다. 이제 옥다정을 만나 고구마 같았던 ‘절대 을’에서 사이다로 성장한 남정기와 러블리 식구들의 활약을 지켜볼 일만 남았다.


15회는 오는 6일 저녁 8시 30분 JTBC에서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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