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전북 현대 모터스 |
오심이라는 명백한 근거 없이 주심에게 승부의 책임을 묻는다는 것은 프로 팀에게 군색한 변명일 뿐이다. 플레이어가 규정을 어기고 잘못을 저지른 것에 먼저 초첨을 맞춰야 한다. 골목 축구도 아니고 경고가 이미 하나 있으니 애교로 봐 달라고 할 수도 없지 않은가? 수원 블루윙즈 수비수 신세계는 경솔했다.
봉동이장 최강희 감독이 이끌고 있는 전북 현대가 8일 오후 5시 수원 빅 버드(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2016 K리그 클래식 9라운드 수원 블루윙즈와의 원정 경기에서 3-2 펠레 스코어로 역전승을 거뒀다.
축구 명가 수원 블루윙즈에게 운명의 3연전이 펼쳐지고 있다. 그 중간에 열린 AFC(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G조 마지막 라운드에서 이겼지만 16강에 오르지 못하는 결과를 받아들어 더 마음이 흔들리고 있을 것이다.
수원 블루윙즈의 첫 번째 고비는 지난 4월 30일 열린 FC 서울과의 슈퍼 매치였다. 현재 리그 1위 팀 FC 서울과 1-1로 비겼기 때문에 형편 없는 경기력은 아니라고 위안을 삼을 수 있지만 그 다음에 열린 전북 현대와의 맞대결도 걱정이었다.
그래도 경기 시작 후 15분만에 코너킥 세트 피스 상황에서 선취골을 뽑아내 1만8031명 홈팬들을 기쁘게 해 주었다. 전북 센터백 임종은의 머리에 맞고 방향이 바뀐 공을 수원 블루윙즈 수비수 구자룡이 발리슛으로 마무리했다.
하지만 전반전이 끝나기 전에 수원 블루윙즈에게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40분에 오른쪽 풀백 신세계가 경고 누적으로 퇴장당하는 사건이 발생한 것이다.
신세계는 37분에 이미 경고 1장을 받았지만 135초만에 두 번째 경고장을 받아들고 말았다. 선수 개인의 집중력에 문제점이 있다고 지적받아도 할 말이 없는 장면이었다. 일반적인 반칙도 아니라서 수원 벤치에서는 격렬하게 항의했지만 소용없었다. 신세계가 두 번째 경고 카드를 받은 이유는 스로 인 동작을 여러 차례 반복하며 전진하면서 시간을 끌었다는 것이었다. 김종혁 주심은 `스로인 또는 프리킥 실시를 지나치게 지연하기` 규정을 적용하여 어김없이 경고 카드를 꺼내들었다.
이에 수원 블루윙즈 벤치에서는 격렬하게 항의하다가 신범철 GK 코치가 퇴장당했다. 후반전에 디펜딩 챔피언 전북의 뒤집기는 시간 문제였다.
예상보다는 빠르게 48분에 전북의 동점골이 터져나왔다. `이동국-김보경-한교원`으로 이어진 연결이 아름다웠고 완벽했다. 요즘 물오른 득점 감각을 뽐내고 있는 한교원은 관중석에서 지켜보고 있는 울리 슈틸리케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 앞에서 김보경의 논스톱 크로스를 받아 몸을 날리는 헤더로 멋진 동점골을 만들어냈다. 다시 국가대표팀 명단에 포함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는 순간이기도 했다.
그리고 전북의 최강희 감독은 52분에 `루이스, 서상민` 두 선수를 한꺼번에 교체로 들여보내며 10명이 뛰면서 중원을 쉽게 내주고 있는 수원 블루윙즈를 주저앉히기 위해 보다 공격적인 주문을 넣었다.
거짓말처럼 딱 4분만에 역전골이 터졌다. 이재성의 빠른 드리블에 이은 김보경의 섬세한 패스 새로 들어온 루이스의 오른발 슛을 빛냈다.
수원 블루윙즈는 89분에 수비 지역에서 어설프게 공을 돌리다가 전북의 간판 골잡이 이동국에게 쐐기골까지 얻어맞았다. 후반전 교체 선수 곽광선이 불필요하게 공을 끄는 바람에 루이스에게 밀리고 말았다.
후반전 추가 시간 3분만에 김건희의 도움을 받은 염기훈이 수원 블루윙즈의 만회골을 터뜨렸지만 추가 시간을 더 기대할 수는 없었다.
4월 말부터 약 9일 간격을 두고 중요한 3경기를 뛴 수원 블루윙즈는 지칠 수밖에 없었다. 그 중에 AFC 챔피언스리그는 16강 탈락이라는 초라한 결과를 받아들었고 슈퍼매치 1-1 무승부에 이어 전북 현대에게 2-3으로 역전패를 당한 것이다.
이로써 전북 현대는 승점 19점으로 1위 FC 서울과 같은 승점으로 어깨를 나란히 하며 2위까지 올라섰다. 반면에 축구 명가라고 자처하던 수원 블루윙즈는 9위까지 내려앉았다.
이제 수원 블루윙즈는 슈퍼매치보다 더 신경 쓰이는 맞대결을 준비해야 한다. 하위 리그에 머물러 있던 수원 FC가 지난 해 돌풍을 일으키며 당당히 K리그 클래식에 올라왔기에 피할 수 없는 `수원 더비`다. 오는 14일 오후 2시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수원 블루윙즈의 세 번째 고비가 기다리고 있다.
2016 K리그 클래식 9라운드 결과(8일 오후 5시, 수원 빅 버드)
★ 수원 블루윙즈 2-3 전북 현대 [득점 : 구자룡(15분), 염기훈(90+3분,도움-김건희) / 한교원(48분,도움-김보경), 루이스(56분,도움-김보경), 이동국(89분,도움-루이스)]
◎ 수원 블루윙즈 선수들
FW : 김건희
AMF : 염기훈, 산토스, 권창훈(71분↔백지훈), 이상호(61분↔고승범)
DMF : 조원희
DF : 양상민(61분↔곽광선), 이정수, 구자룡, 신세계(40분-경고 누적 퇴장)
GK : 노동건
◎ 전북 선수들
FW : 이동국
AMF : 로페즈(52분↔서상민), 이재성, 한교원(63분↔레오나르도)
DMF : 장윤호(52분↔루이스), 김보경
DF : 최재수, 임종은, 최규백, 최철순
GK : 권순태
◇ 2016 K리그 클래식 9라운드 순위표
1 FC 서울 19점 6승 1무 2패 18득점 9실점 +9
2 전북 현대 19점 5승 4무 16득점 10실점 +6
3 성남 FC 18점 5승 3무 1패 16득점 8실점 +8
4 제주 유나이티드 14점 4승 2무 3패 18득점 13실점 +5
5 포항 스틸러스 12점 3승 3무 3패 11득점 10실점 +1
6 상주 상무 11점 3승 2무 4패 14득점 17실점 -3
7 광주 FC 11점 3승 2무 4패 10득점 13실점 -3
8 울산 현대 11점 3승 2무 4패 7득점 10실점 -3
9 수원 블루윙즈 9점 1승 6무 2패 12득점 14실점 -2
10 수원 FC 8점 1승 5무 3패 8득점 15실점 -7
11 전남 드래곤즈 7점 1승 4무 4패 9득점 12실점 -3
12 인천 유나이티드 FC 4점 4무 5패 6득점 14실점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