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라인11] - 김동환의 시선 <회계법인·신용평가사·증권회사의 워치독 역할>

입력 2016-05-11 16:50  



    [증시라인 11]

    김동환의 시선
    출연 : 김동환 앵커

    시장을 향한 신선한 시각……
    오늘 김동환의 시선이 머무는 곳은 `워치독`(Watch Dog)입니다.

    어떤 시스템이 고장 나서 중단 상태가 되거나 프로그램의 오류로 시스템이 오작동하는 것을 막기 위해 감시하는 장치가 오늘 김동환의 시선을 끄는 `워치독`입니다.

    대우 조선 해양의 전 경영진이 출국 금지가 됐더군요. 2조 원 이상의 분식 회계 혐의가 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작년에 5조 5,000억 원의 영업손실을 낸 이 회사 재무제표가 잘못 됐으니 2013년, 2014년에 소급해서 손실을 반영하라는 권고를 낸 건 그 해에 회계 감사를 했던 바로 그 회계 법인입니다.
    어리둥절합니다. 그 큰 회계 법인이 그 큰 회사를 감사하면서 그 큰 금액의 오류를, 그것도 근 2년이나 지난 시점에서 잘못됐으니 정정하라는 건데 그 시점이 참 묘합니다. 대우조선 해양의 신임 CEO가 손실을 한꺼번에 반영해야겠다고 이른바 커밍아웃을 한 뒤에 어쩔 수 없이 나온 거라는 거죠.

    "기업으로서 존속 할 수 있다." 또 다른 국내 굴지의 회계 법인이 현대 상선에 대해 낸 감사 보고서의 결론입니다. 이 보고서가 나온 지 8일 만에 현대상선은 이대로는 못 버티겠다, 경영권이라도 내놓을 테니 은행에서 좀 살려달라고 자율협약을 신청 했습니다.

    이 뿐만이 아닙니다. 존속이 가능하다던 한진 해운이 지난 4월 22일 자율 협약을 신청한 이후에야 신용평가 회사는 투기 등급으로 신용등급을 강등했습니다. 또 작년 1월 이후 지금까지 현대상선과 한진해운에 대한 증권사 리포트 107개 중에 매도하라는 보고서는 한 건도 없었고 전부 매수와 보유를 추천하는 리포트였습니다. 더구나 대우조선 해양의 목표가 하향 보고서는 어떤 이유인지 인터넷 상에서 사라지기까지 했습니다.

    회계 법인, 신용평가사, 증권사는 기업의 시스템이 오작동 하고 있는지 혹 망하는 길로 가고 있는 지 지켜 보다가 뭔가 어두운 그림자를 발견하면 짖어대야 할 `워치독`들 입니다. 그런데 이 `워치독`들이 졸고 있었던지 아니면 아예 잠들어 있었던 것입니다.
    회계법인, 신용평가사, 증권회사에게 어쩌면 이들 대기업들은 각자의 입장에서 가장 중요한 고객들입니다. 즉 그들이 주는 수수료로 조직을 꾸려야 하는 입장입니다. `Watch`(감시)가 잘 될 턱이 없습니다. 크게 짖어 대기에는 주어진 먹잇감이 너무 크고 달콤했던 걸까요.

    조선, 해운의 구조조정 논의는 어떤 돈으로 충당할 것인가에 그쳐서는 안되겠습니다. 우리 기업들을 둘러싼 이들 이해 관계자들과의 온당하고 합리적인 관계의 설정이 함께 수반 되어야 하겠습니다.

    2008년 금융위기를 그린 영화 빅 쇼트의 한 장면이 기억납니다. 모기지 증권의 신용평가가 잘 못 된 거 아니냐는 투자자의 추궁에 책임자는 이렇게 얘기 합니다.
    "우리가 해주지 않으면 길 건너 회사로 갈 겁니다."
    혹 2016년 우리 나라에서도 이런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 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지금까지 김동환의 시선이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동영상을 참고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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