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①] 래퍼 진돗개 “‘쇼미더머니5’ 재출연? 이틀 전까지 고민했죠”에서 계속
진돗개는 새 앨범 준비로 가득한 자신의 일상을 털어놓기도 했다. “지금은 앨범 막바지 작업에 집중하고 있어요. 어제도 새벽까지 4천 번씩 들은 것 같아요. 웬만하면 이렇게 자랑 안하는데 이번 앨범 진짜 괜찮아요”
래퍼 진돗개는 13일 0시 EP앨범 ‘광견병’을 발매했다. 인터뷰 당시 앨범 발매를 앞두고 있던 그는 연신 행복해했다. “예전 회사에서 낸 EP가 중구난방이었어요. 수록곡들의 분위기가 너무 달랐던 거죠. 이번엔 그런 점들을 보완해서 전체적인 통일성에 신경을 많이 썼고, 결과적으로 수록곡 흐름 콘셉트에 굉장히 만족합니다”
이번에 발표한 ‘광견병’은 그의 자전적인 이야기로 채운 앨범이다. “모든 사람들에겐 살면서 생긴 병이 있다고 생각해요.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이죠. 광견병은 개에게 물려서 생긴 병이잖아요. 진돗개라는 랩 네임을 쓰는 제가 슬프게 된 이유를 담았어요. 지난해 슬럼프 때 썼던 곡들이 대부분이라 전반적으로 우울하지만 누군가 듣고 힘을 낼 수 있었으면 해요”
특히 타이틀곡 ‘다이빙’에는 ‘장난감 가게에서 내가 바라던 레고보다는 가격표를 먼저 봤고, 늘 중간 걸 샀어’라는 가사가 등장한다. 유쾌하지만 속 깊은 그의 성격이 고스란히 드러난 가사다. “장남이라 일찍 철 든 것도 있고, 원래 선비스타일이기도 해요. 어릴 때 사자왕 레고를 사고 싶었는데 10만원이 넘더라고요. ‘아 이건 사면 안 되겠다’ 싶어서 더 저렴한 걸 사고, 핸드폰도 늘 구식으로 골랐던 기억을 떠올리면서 쓴 가사죠. 그땐 부모님께 떼쓰기 싫고, 배려하고 싶었던 것 같아요”
그가 지나온 1년 간의 슬럼프는 이번 앨범의 탄생 배경이 됐다. ‘쇼미1’ 탈락 충격의 여파가 슬럼프로 이어진 것일 거라 생각했지만 진짜 이유는 따로 있었다. “인간관계에 대한 회의감 때문이었죠. 그땐 크루도 없었고 서울에 친한 사람도 몇 없는 때였는데, 좋아했던 지인들이 많이 떠났거든요. 부정적인 기운으로 가득 차서 모든 일에 의욕이 없었어요”
이같은 극심한 슬럼프를 이겨낼 수 있었던 건 역시 음악 덕분이었다고 했다. “고민들을 앨범에 쏟아 붓고 나니까 좀 괜찮아졌어요. 요즘은 특별히 큰 걱정은 없는데 굳이 하나 꼽자면 돈이 안 되는 음악을 좋아하는 것에 대한 고민?(웃음)”
실제로 진돗개처럼 무대가 고픈 래퍼들은 넘쳐 나지만, 오히려 소극장 공연들은 점차 사라져가는 추세다. 그로 인한 타격은 고스란히 인디펜던트, 언더그라운드에서 활동하는 래퍼들의 몫이 됐다. 하지만 진돗개는 많은 돈, 유명세보다 오래 음악 하는 것이 진짜 목표라고 전했다. “처음 음악을 시작했을 땐 ‘내가 힙합신에 한 획을 긋겠다’ 같은 생각으로 가득했는데, 이젠 그런 건 없어요. 대신 개인공연장을 만석으로 채우고 싶은 꿈은 있어요. 당장은 500명인데 더 큰 목표는 체육관이죠”
마지막으로 그는 꾸준히 자신의 음악을 찾아주는 팬들에게 고마움을 표하기도 했다. “소영이, 예은이 등등 시즌 1 때부터 좋아해주시는 팬 분들이 있어요. 저는 음악을 시작할 때부터 응원을 받아본 적이 없어서 그 분들이 너무 신기하고 고마워요. 앨범이 나오면 제일 먼저 팬카페에 스포일러를 띄우는 것으로 마음을 대신하곤 하죠(웃음) 팬들은 다를 수도 있지만 사실 전 제가 꼭 유명해지지 않아도 괜찮아요. 그냥 나중에 세월이 흘렀을 때 저를 좋아해주신 분들이 ‘응원한 게 헛되진 않았네’ 하실 수 있게 조금이라도 좋은 음악 오래오래 보여드리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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